[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해산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화학물질에 더 노출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원들은 안전한 해산물 섭취를 위해 섭취량을 설정하는 엄격한 보건 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12일(현지시간) 미국 과학 전문지 SD(Science Daily)에 따르면 잦은 해산물 섭취가 오히려 PFAS(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는 영원한 화학 물질)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건강에 적신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PFAS는 1946년 인간이 만든 화학 물질로, 저렴한 가격은 물론 열과 오염에 강해 조리기구, 휴대폰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결혼의 상징하면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결혼반지일 것이다. 그래서 남자친구와 나는 결혼 준비를 반지 맞추기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문제는 우리는 한 번도 커플링을 한 적이 없고 평소 액세서리로 반지를 끼지 않는 사람들이라 반지라는 물건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단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처음에는 ‘결혼반지’로 검색을 했는데 보석으로 화려하게 반짝이는 온갖 반지들이 나왔다. 나는 결혼반지는 오래 껴도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변인들의 조언에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에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받고 승낙했을 때만 해도 그냥 막연히 ‘나 이제 결혼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양쪽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려고 보니 적어도 결혼식을 언제쯤 할지 정도는 결정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는 일단 그냥 적당히 올해 안에 결혼하기로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가족들에게 결혼을 발표한 이후로는 모든 것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폭풍에 휩쓸린 것 같이 말이다. 일단 결혼을 올해 안에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으니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코너에서 그런 말이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 대부분이 데이트할 때 가는 코스는 대체로 뻔하다고. 식당 가서 밥 먹고 영화관에서 영화 보고 자동차로 드라이브하기. 만약 차가 없는 커플이 있는데 그 둘 중 하나가 최근 개봉한 재미있는 영화를 다른 사람과 보았다면, 데이트할 때 그냥 먹기만 하게 되는 거라고 말이다. 생각해 보니 그건 내가 남자친구와 하는 전형적인 데이트였다. 우리는 둘 다 서울에 산다. 나는 차를 타면 좀 멀미를 하는 체질이라 교외 드라이브를 싫어한다. 둘 다 영화에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것, 우리가 아시아인이라는 것- 김혜순, 여자짐승아시아하기, 문학과지성사, 2019시작하는 것이 어려울까 끝내는 것이 어려울까? 혹은 시작하는 것이 더 쉬울까 끝내는 것이 더 어려울까? 온통 시작과 끝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에서 적어도 오늘의 나는 끝내는 쪽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어떻게 눈 딱 감고 해버리면 그만이지만, 끝은 도대체 언제 눈을 딱 감아야 할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눈을 딱 감아 버리기에는 이미 해버린 것과 봐버린 것이 너무 많은걸…. 여행도 그렇고 글도 그렇다.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단어란 원체 힘이 세서, 서로 다른 단어가 붙을 때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이를 테면 가족과 여행이라는 단어를 붙여보자. 가족여행. 가족과 여행 이미 참으로 복잡미묘한 단어인데, 끝까지 힘들 수도 있고, 끝모르고 좋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두 단어가 합쳐진 ‘가족여행’은 그 상반된 마음이 두 배가 된다.어렸을 때는 자주 다니지는 못했던 가족여행을 어느 순간 연례 행사처럼 가게 되었던 것은, 이제라도 다른 가족들처럼 해외여행도 함께 다니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 때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 2022년 하반기부터 지역 체육센터가 문을 열면서 나는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몸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한 번 집에 들어오면 밖에 잘나가지 않는 성격인 나는 체육센터의 프로그램에 등록해야만 겨우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요가를 시작으로 매달 꼬박꼬박 체육 수업에 등록하기 시작했다. 참석하지 못하는 날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그리하여 지금은 1년 5개월째 중단 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의 목표는 이 상태를 1년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탕후루를 한 입 베어 물은 그때요즘 유행한다는 탕후루를 친구의 등쌀에 떠밀려 결국 한 입 먹었을 때, 혀가 아플 정도로 달았던 설탕의 맛을 느끼는 동시에 나는 오래전에 내가 있었던 어떤 밤을 떠올렸다. 핥아 먹는 게 좋을걸, 깨물어 먹으면 입에 달라 붙어, 친구는 말했다, 요새는 어딜가든 탕후루 가게가 있다고 설탕을 얇게 입히는 곳이 있고 두껍게 입히는 곳도 있고 다 제각각이라고 자기는 얇게 입히는 곳이 더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찐득하게 떨어지는 설탕물이 꼬치 아래에 끼워둔 작은 종이컵으로 떨어졌다. 쓰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한국이라는 섬긴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마다 한국은 정말 이제 섬과 같은 나라구나, 비행기가 아니고서는 돌아올 방법이 없구나 생각하며 왜인지 늘 밤 풍경으로 기억되는 비행기 창밖을 바라보며 피곤한 얼굴을 비추어 본다. 이 나라에서는 직접 북쪽으로 올라갈 수 없게 된지 거의 70년, 북쪽으로 올라가 망원경으로 비추어 본 풍경은 황량하고 거대한 유사 사회주의 선전문구들. 한국이 점점 더 섬나라 특유의 특징을 갖추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데, 그 특징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떠오르지 않는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많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내게도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는 곧 ‘선물 받는 날’이었다. 그때는 선물 받는 것 자체가 한 해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나였다. 물론 어린 나라도 줄곧 받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가족과 친구들의 생일마다 어떤 선물을 사야 할지 늘 고민이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만나는 친구의 수가 확연히 줄면서 선물할 일도 적어졌다. 가족들도 각자 바쁘다 보니 서로의 생일에 그냥 필요한 것을 사라고 봉투에 돈을 넣어 건네거나 받는 것이 익숙해졌다. 성인이 되면서 내게 그렇게 선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너의 조국은 팔레스타인몇 번의 여행 중에 나는 딱 한 번 팔레스타인 사람을 마주쳤는데, 그는 수염이 복슬복슬하고 곰돌이 푸 같은 체형에 환한 웃음이 아름다운 남자였다. 처음 마주친 여행객들이 처음 말문을 열기 위해 시작하듯이 그와 나는 서로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다. 한국? 서울? 좋은 곳이라고 들었어. 그는 몇몇 외국인들이 그렇듯이 진지하게 혹은 장난 섞인 채로 북한이냐 남한이냐 묻지 않았다. 언젠가 한국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가벼운 말만을 남겼다. 나는 팔레스타인에서 왔어. 팔레스타인? 내가 한 번
[위클리서울=김양미 기자] 우리 집에는 개 두 마리, 고양이 네 마리가 함께 살고있다.진돗개와 리트리버, 그리고 페르시안과 길고양이, 종류도 다양하다. 사람보다 개 고양이가 더 많은 셈이다. 애들이 많다 보니 탈이 나거나 피부병이 생겨 한 번씩은 병원 신세를 지곤 하는데 이번에 리트리버 종인 코난이가 큰 사고를 쳤다.저녁밥을 먹고 거실에서 공을 던지며 기분 좋게 놀던 코난이가 갑자기 우웩 우웩~~ 큰소리로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저녁에 삶아 먹인 닭에 혹시 뼈다귀라도 섞여 있었나 싶어 등을 두드려주었지만 코난이의 상태는 점점 더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사랑해요 연예가중계거대한 한증막인 것 같아 이곳은, 이런 날씨를 경험한 적이 없을 몇몇은 이렇게 말했고, 가나에서 온 청년 몰은 그렇게 덥지는 않다는 듯이 늘 긴 청바지를 엉덩이까지 내려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돌아다녔다. 한여름 우즈베키스탄의 온도는 40도가 넘게 올랐는데, 습기가 전혀 없어서 그늘에 있으면 그래도 버틸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날씨였다. 그래도 낮시간에 어딘가로 움직이려면 태양 아래에 들어가야 했다. 아직 그늘과 에어컨 켜진 방에서 늘어져 있는, 전날에 술을 먹고 자고 있는 여러 나라의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나는 지난 몇 년 간 많은 양의 옷과 모자, 가방 등의 패션 소품들을 샀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많은 쇼핑을 단기간에 고심하며 한 적은 없었다.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했고 예상보다 스트레스가 큰 과정이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얻었다. 남자친구에게 이제 옷 입는 수준이 한 단계를 뛰어넘은 것 같다는 칭찬을 들었다. 또 물건 보는 눈이 좋아져 선물도 더 센스 있게 잘 사게 되었다. 이렇게 실제적인 것뿐만 아니다. 예상외의 것들도 배웠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쇼핑하며 옷 입기에 신경 쓰기 전까지 나는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오밤중의 수박 파티, 웨스트 코리안수많은 수박으로 둘러쌓인 오밤중의 파티에, 그것도 외국인으로 둘러싸인 파티에 갑작스럽게 초대되었을 때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막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 도착한 서늘한 여름밤 지친 몸으로 게스트하우스의 문을 열었을 때 풍겨 오는 수박 냄새를 나는 금방 맡을 수 있었다. 비릿한 단 냄새와 모르는 사람들의 체취가 섞여 있었다. 나를 반기는 대머리 아제르바이잔 주인 아저씨의 넉넉하고 단단한 미소가 나를 반기고, 향락에 취한 히피들 과는 다른 적당하게 나른한 배낭여행
[위클리서울=김일경 기자] 베란다 창을 통해 스미는 아침 햇살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나른한 일요일 아침, 멍하니 넋을 내려놓은 채 창 너머 보이는 아파트 외벽사이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하늘을 찾아내었다. 주말 아침은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고서야 일어나는데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일찍 깨었다. 아마도 전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덕분일 것이다. 내가 잠드는 시간은 한창 밤이 깊은 두 세시 정도이다. 집안일을 마무리 하고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어느새 시간은 한밤중으로 치닫고 있었다. 매번 그러다보니 평일에는 눈뜨는 일이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노량진수산시장에서 타슈켄트를 말하기에어컨 때문에 얼음처럼 차가웠던 우즈베키스탄의 게스트하우스 방바닥에서 유아나의 이름을 처음 물어보았던 순간, 나는 그를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당연히 모르고 있었다. 다른 나라 이곳저곳을 거의 여름에만 돌아다니며 이제 더위에는 익숙해졌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45도를 웃도는 우즈베키스탄의 폭염은 어쩔 수 없이 낯설었다. 건조하고 마른 햇빛이었다. 큰 빌딩 없이 수평으로 이어진 도시가 그 자체로 익어가는 한증막 같았다. 게스트하우스의 사람들은 그늘에 앉아 있거나 에어컨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나는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딱히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카페에 가면 커피보다는 허브티 같은 음료를 마시고, 그저 나 마시려고 커피를 사러 홀로 카페에 간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우유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아메리카노의 맛을 도통 모르겠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게다가 내 몸은 카페인의 효과를 본 적이 없어서 각성제로서 커피를 이용할 이유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한국에 커피전문점 붐이 불어 스타벅스를 비롯한 다양한 프랜차이즈 커피집들이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바쿠, 라는 도시일본 영화 는 똑 닮은 두 남자를 만나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매력적인 첫 번째 남자친구가 어느 순간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여자는 첫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자유로운 더벅머리였던 첫 남자친구와는 다르게 단정한 직장인이지만 얼굴만큼은 똑같은 그 남자를 여자는 두 번째 남자친구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다 다시 첫 번째 남자친구가 다시 나타나게 되고 여자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첫 번째 사랑과 두 번째 사랑은 어떻게 다른가? 영화는 사랑에 대해 묻고 있다. 이
[위클리서울=김일경 기자] 방충망 사이를 뚫고 들어 온 빗소리는 이른 새벽, 희뿌연 내 의식을 두드려 깨운다. 땀구멍마다 내리 꽂히던 한 여름 날카로운 더위 대신 소름이 돋아 오른다. 발치에 휘감긴 이불 끝자락을 끌어 왔다. 회색빛 허공 어딘가에서 부터 날라 댕기다가 지상으로 처박히는 투명한 화살들은 나의 관절 관절마다 도사리고 있는 통증들을 건드린다.이곳저곳 몸땡이가 아파오기 시작한 건 십 수년 전 부터이다. 시작은 어깨였다.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이 버겁고 욱신거리던 어느 날,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으로 몸을 가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