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아아악~ 엄마얏! 나 몰라. 아아악~ 어떡해~~~꺄악꺄악.”놀란 가슴을 끌어안고 집으로 뛰어 들어오자 남편이 묻는다. “무슨 일이기에 동네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 겨울이라 창문을 닫고 생활하는 데도 집에서 5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지른 내 비명이 생생히 다 들렸단다. “개 때문에…. 갑자기 달려들잖아.”주말 아침, 밥을 하려고 보니 쌀이 똑 떨어졌다. 전날 마트에 갔어야 했는데 까먹고 못 갔다. 급한 대로 즉석밥을 사기 위해 눈꼽만 떼고 편의점으로 총총총. 집을 나서자마자 중년 부인과 산책하는 개 한 마리가 보인다
이 책은 중국 고대 전국시대가 열리는 기원전 400년경부터 당나라시대까지, 일천 년 중국 와당들 가운데 특별히 아름다운 것만을 추려 엮은 것이다. 달리 접할 기회가 없던 와당 문양들이 신비롭기도 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각 문양마다 풀어놓은 저자 정민 교수의 단상은 와당의 숨은 의미를 돋워준다. 와당(瓦當)은 수키와의 끝을 마감하는 장식을 이른다. 그저 기능적인 막음새에 불과하던 와당은 중국의 전국시대에 이르러 문양과 글자를 새겨넣은 예술작품으로 본격화되었다. 모든 예술 작품이 그러하듯 와당 역시 한 시대의 시대정신이나 미의식에
5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내내, 전에 없는 난센스와 블랙 유머가 작렬하는 작품들로 ‘쓰쓰이스트’라고 일컬어지는 열광적인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SF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의 장편소설 '모나드의 영역'이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쓰쓰이 야스타카는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끈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 등의 원작자로 유명하지만, 실은 SF를 중심으로 추리소설, 실험소설, 희곡 등 다방면에 걸쳐 풍자, 상상력,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오
뉴욕 링컨센터 전석 매진 기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2017 션윈(神韻, Shen Yun) 월드투어’ 내한 공연 티켓 발매가 1월 6일부터 시작됐다.고양, 춘천, 부산 등 3개 도시에서 2월 4일부터 12일까지 예정된 션윈 내한 공연은 미국 뉴욕 링컨센터 오리지널 작품 그대로다.수백 년 전 황궁, 천상의 선녀들, 삼장법사를 구하는 손오공처럼 소설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중국 5천년 역사의 신화와 전설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펼쳐낸 션윈은 고전과 현대, 전통과 첨단 기술이 절묘하게 결합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까다롭기로 소문난
붉은 닭의 날갯짓처럼 활짝 열린 정유년(丁酉年) 새해. 대지를 덮은 하얀 눈이 아름답고 눈부시다. 신년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이곳저곳을 떠올리다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은 고장, 바로 경북 청도다. 청도는 경북 내륙의 자그마한 고을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고장이지만 교통망이 잘 뚫려 있어 연중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눈길을 끄는 볼거리 못지않게 특산물이 유난히 많은 고장이기도 하다. ‘맑을 청(淸), 길 도(道)-맑은 길이 있는 고장’에서 보듯 발 딛는 곳 어디나 맑은 기운이 넘쳐난다. 사랑이 찾아오는 프로방스모처럼 청도를 찾은
1962년 '자유문학' 신인상에 '이 봄의 미아(迷兒)'가 당선되면서 시단에 등장한 이후 사회참여와 현실비판의 강력한 저항의 목소리로 1960~1970년대 한국 시단을 풍미했던 황명걸 시인의 시선집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가 출간되었다.시인의 오랜 벗 신경림 시인과 구중서 문학평론가가 첫 시집 '한국의 아이'(창작과비평사 1976), 두번째 시집 '내 마음의 솔밭'(창작과비평사 1996), 세번째 시집 '흰 저고리 검정 치마'(민음사 2004)에
영국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월드 랭킹 1위,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이하RCO)의 공식 챔버 앙상블인 카메라타 로열 콘세프트허바우(Camerata RCO)가 한국을 찾는다.본 오케스트라의 수석 및 핵심단원으로 이루어진 카메라타 콘세르트허바우는 여느 실내악에선 보여줄 수 없는 현과 관이 어우러진 8중주의 작은 오케스트라 구성으로 실내악의 정교함과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사운드를완벽하게 재현하는데 정평이 나있다.특별히 이번 내한에는 ‘황금의 관’으로 유명한
정유라…가 아니고 정유년이 밝았다. 썰렁했나? 어느 개그 프로에서 하기에 똑같이 따라 해봤다. 올해는 좀 웃고 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해서.어쨌든 새해가 시작되었고 저마다 한 해의 계획을 세운다. 나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해서 이만큼의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되겠다고 다짐을 한다.물론 27년 째 빠지지 않는 계획은 다이어트다. 중학교 1학년부터 41살에 접어든 지금까지 매번 다이어트는 그 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다짐이었다. 슬픈 사실은 단 한 번도 계획이 제대로 지켜지
사는 건 따분하고, 모아둔 돈은 없으며, 피로에 찌든 채 마흔이 되어 버린 벤과 다이나. 가족여행 가이드북을 써보라는 제안을 덜컥 수락해버린 그들에게 친구들은 경고했다. “너희 둘 중 한 사람은 토막시체가 되어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갈 거야.” 두 아이와 엄마, 아빠. 어마어마한 짐 가방을 싣고 시작된 그들은 무사히 여행에서 돌아올 수 있을까?차 안에 갇힌 아이들을 달래는 법, 조식 뷔페를 뻔뻔하게 훔치는 법. 독사와 박쥐 공격을 벗어나는 법, 갑작스런 자동차 사고와 아이를 찾아온 질병을 무사히 극복하는 법. 그들의 여행은 화려한 공
16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비바챔버앙상블의 첫 정기연주회가 2월 10일(금) 세라믹 팔레스 홀에서 개최된다.2015년 5월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와 삼성화재가 음악에 재능을 있는 장애학생의 역량 향상을 위해 공동으로 창단한 비바챔버앙상블은 이번 연주회를 통해 지금까지 받은 사랑과 관심을 특별한 하모니로 보답할 예정이다.이번 연주는 남국의 장미, 왕궁의 불꽃놀이, 성악협연(소프라노 최은실)-울게 하소서, 꽃구름 속에 등 다양한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비바챔버앙상블은 창단 이후 다양한 외부초청공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가능성을 모색하는 공간 ‘서촌공간 서로가 1월 3일부터 21일까지 ‘2016 신진국악 실험무대 별★난 소리판’을 개최한다.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깊은 것을 유쾌하게… 장서윤의 판소리 ‘동물농장’ 공연‘2016 신진국악 실험무대 별난 소리판’은 장서윤의 판소리로 그 시작을 알린다.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 창극배우 연기자로 활발히 활동 중인 젊은 소리꾼 장서윤은 ‘2016 신진국악실험무대 별난 소리판’의 참여 아티스트로 선정되면서 그녀가 예전부터 창작하고 싶었던 작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들판이 온통 갈색으로 물들어버린 칙칙한 계절이면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신파조가 되어 있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자던 당신’ 어쩌고 하는 유행가 한 소절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는 나 자신을 내가 본다기보다 느끼는 순간의 기분은 참으로 묘하다. 아무도 모르게 눈물이라도 한 바가지 왈칵 쏟아내 버리고 싶기도 하고, 어디인지 알 수도 없는 곳으로 그냥 마구 내달려 보고 싶기도 하지만, 하지만 내 몸은 아무 짓도 못하고 마치 낯선 곳에 뚝 떨어져 나온 것처럼 우두커니 서서 눈이나 깜빡거리며 바람소리에나 귀를 기
2017한옥박람회와 창덕궁앞열하나동네 주민협의회는 ‘창덕궁 앞 열하나 동네 한옥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오는 2017년 1월 20일까지 사진 응모를 받는다. 수상작들은 한옥박람회가 열리는 일산 킨텍스에서 2017년 2월 9일~12일, 총 나흘간 전시된다. 콘테스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응모 가능하며 참여 방법은 아래와 같다.@2017hanexpo계정을 팔로우 한 뒤 한옥 사진과 함께 @hanexpo계정을 태그, 본문에 @hanexpo를 적고 #창덕궁앞열하나동네 #열하나사진전 #2017한옥박람회 #동네이름 등의 해시태그를 달면 자동으로
‘풍년○○’‘농사가 잘 된 해.’국어사전에 적힌 풍년(豊年)이란 말뜻은 간명하다. 하지만 그 짧은 풀이는 만백성이 해마다 품는 간절한 꿈, 땀 흘려 일하는 농심 속에 펄럭이는 기치와도 같다.한 해 농사의 풍흉이 사회에 미치는 여파를 생각할 때 ‘풍년’이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갈망이었다. 상품의 이름이나 가게의 간판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끌 수밖에. 전국의 건강원들이 앞다퉈 ‘장수(長壽)’라는 간판을 내거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작물이든 풍년이란 최고의 기쁨이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간절한 건 쌀농사에서다. 쌀과 관련한 수많은 간판들이
경북 김천시 구성면 월계리. 속명 ‘골마’라는 곳에서, 전원생활에 푹 빠져 사는 나. 시골댁~~. 언덕위에 위치한 농가의 해발높이가 300m이니 마을지대가 꽤나 높은 편이다. 필자가 사는 농가에 가기 위해서는, 김천에서 25km정도를 거창 쪽으로 가다가, 충북 영동 쪽으로 조금 들어가다 보면 맑은 냇가를 만난다. 올갱이가 살고 있는, 아직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 개울을 건너 산중턱으로 오르다 보면 빨간 지붕이 보인다. 1987년도에 대구에서 이곳 월계리로 이사 온 울 아버지. 지금처럼 귀농개념도 없었던 시기에, 젖소 목장을 하시겠다고
칼데콧 상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매년 가장 뛰어난 그림책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린다. 레인 스미스는 1993년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로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이후 2012년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로 두 번째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기발한 상상력과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 감각 있는 일러스트와 화면 연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그가 이번에는 인생의 시작점에 선 아이들의 여정을 응원하는 꿈 같은 모험 이야기로 찾아왔다.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나는 한 달에 두어 번 산을 찾는다. 산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 고독해지기 위해서다. 나의 산 찾기는 또 다른 ‘나’를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산이 품고 있는 넉넉함과 너그러움은 축 늘어진 내 몸과 마음에 활력이라는 선물을 듬뿍 안겨주곤 한다. 산 부근을 우연히 지나치다 그 절승(絶勝)에 반해 양복 차림으로 산에 오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산길은 마음에 들지 않아 되도록 인적이 드문 길을 찾아 헤매고 다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산은 내 삶에서 멀리 떠나 있었다. 세파
(詩)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늬 산골짜기에서 소를 잡어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아래 고래 같은 기와집에는 언제나 니차떡에 청밀에 은금보화가 그득하다는 외발 가진 조마구 뒷산 어늬메도 조마구네 나라가 있어서 오줌 누러 깨는 재밤 머리맡의 문살에 대인 유리창으로 조마구 군병의 새까만 대가리 새까만 눈알이 들여다보는 때 나는 이불 속에 자즈러붙어 숨도 쉬
흔히 곡식 담는 자루를 가리키는 ‘가마니’는 순우리말이 아니다. 가마니는 일본어 ‘카마스(叺)’에서 유래한 말로, 실제로도 1876년 강화도조약 이래 일본이 조선에서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해 조선에 일본식 자루를 들여오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1차대전 이후 일본경제가 호황을 맞이하여 일본 본토의 쌀 수요량이 급증하자 가마니 수요도 더불어 증가했고, 가마니는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가마니 이전 조선에는 곡식 담는 포대로 ‘섬’이 있었는데, 가마니는 섬보다 부피가 작아 한 사람이 운반하기에 적당했으며 두께가 두껍고 사
이랑은, 참 여러 가지를 하며 사는 사람이다. 영화를 찍고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그림을 그린다. 이것 전부 그의 직업이다. 열일곱 살에 출가해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영화연출과에 입학해 영화를 찍었으며, 취미로는 노래를 만들며 다방면에서 줄곧 예술가로 살아왔다.그래서 사람들에게 "한 가지만 하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렇지만 한 가지만 할 수는 없다. 이랑은 어쩔 수 없이 그 모든 것들을 선택했고, 예술가로서 자신의 영역에서 그것들을 잘 지켜내고 있다. 이랑에게 있어서 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기쁨을 느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