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은 생명체입니다. 필요에 따라 태어나고, 쓰이는 과정에서 변화·성장하고, 더러는 세월 속에 사라지기도 합니다. ‘아빠’라는 말을 보면 그러한 ‘말의 생명성’을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우리말에서 ‘아빠’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이고, 표준어로 대접받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의 일입니다. ‘아빠’는 표준어가 된 후에도 ‘아이들이나 쓰는 말로, 성인이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우리말 표준화법의 원칙이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처음으로 ‘표준 언어 예절’을 정하면서 어른들도 ‘아빠’를 쓸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형’
오는 9월 16일 개막하는 제2회 DMC 단편영화페스티벌이 7월 31일까지 경쟁부문 출품작을 공모한다고 공동 주최 및 주관사인 (재)서울산업진흥원과 ㈜키노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올해 2회를 맞이한 DMC 단편영화페스티벌은 ‘나는 단편, Flying Short’를 슬로건으로 내걸어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모든 영화인들을 격려하고, 관객들에게는 다채로운 단편영화를 선보인다. 출품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편영화들은 수상 이력의 유무에 따라 경쟁부문인 매직 섹션이나 컬러 섹션에 구분되어 상영될 예정이다. 본선 진출작 중 심사위원단
준오의 몸이 꼼지락거렸다.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모양이었다.그리고 또 잠시 후 이번엔 정말 주체할 수 없는 긴장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하얀 천이 치워지고 거뭇거뭇한 잔 나무들로 채워진 숲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남순이 그 천까지 치워버린 것이고 채 다 자라지 않은 숲의 나무들은 윤기를 띈 채 아주 싱싱한 자태를 준오의 눈앞에서 노골적으로 자랑하고 있었다. 코스모스 꽃잎파리를 통과한 햇볕 몇 줄기가 그 나무들을 어루고 있었다."만져 봐."'뭘?'준오는 대답 대신 손을 내밀었다. 순간 그는 도대체 이게 뭘 하는 것이지?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장님 소녀 마리로르와 고아 소년 베르너가 2차 세계 대전 전후로 겪는 10여 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아름다운 문체와 감동적인 플롯,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실감 나는 묘사로 언론과 평단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수많은 미국 독자의 심금을 울렸다. 2014년 봄 출간 이후 2015년 여름 현재까지 1년 넘게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지키며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10권에 선정
현재 표준어로 쓰이는 말 중에는 더러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가치담배’도 그중 하나입니다. “담배 한 갑을 살 돈은 없고, 담배는 피우고 싶어 까치담배를 샀다”라는 말 속의 ‘가치담배’ 말입니다.‘한 가치, 두 가치’ 할 때의 ‘가치’는 모든 사전이 “개비의 잘못”이라고 밝혀 놓은 말입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 국어사전에서는 ‘가치’와 결합한 낱말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가치담배’만 빼고요.그런데요. 이 ‘가치담배’를 사람들은 대부분 ‘까치담배’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가치담배’보다는 차라리 ‘까치담배’를 표준어로 삼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다. 애정 혹은 진저리. 애정은, 드넓은 대지 위에 우뚝 솟은 수많은 문화유산, 그 속에서 맥을 잇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경의다. 반면 가난, 더러움, 무질서와 끊임없는 골탕, 치근거림은 인도를 몸서리치게 만드는 이유다. 필자는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 인도에 두 번이나 가면서 때마다 다시는 안 오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도 순간순간 용솟음치는 감동과 환희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인도는 그래서 애증의 또 다른 이름이다. 멀리 떠나 있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기억을 곱씹는 것만으
이 책은 밀양에서 할매와 할배들이 어떤 이유로 10년 동안 송전탑 반대투쟁을 해 왔는지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기획됐다. 송전탑의 환경 파괴, 핵 발전의 위험성, 전기 생산 지역과 전기 소비 지역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에게 알려주는 인문, 환경 그림책이다.대도시의 풍요를 포기 할 수 없기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는 주장 때문에 전기를 생산하고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밀양과 같은 지방 주민들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국가는 부족한 전기 생산을 위해 핵 발전의 불가피성과 유익함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대도시로의 전력
문화재청은 '아리랑'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이번에 중요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된 '아리랑'은 ‘향토민요 또는 통속 민요로 불리는 모든 아리랑 계통의 악곡’을 지칭한다. 아리랑은 한민족의 희로애락과 염원을 담아 여러 세대에 걸쳐 생명력을 더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우리 민족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이렇듯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요인 아리랑에 대해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체계적인 지원과 전승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2012년에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 '서커스 예술놀이터'를 오는 7월 31일(금)부터 8월 1일(토)까지 양일간 실시한다. 서울시 소재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서커스 예술놀이터'는 서커스 각 분야의 기예를 배우고 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되는 교육과정은 저글링, 줄타기(슬랙라인), 죽마타기 등 특별히 제작된 서커스 도구를 이용해 각 두 시간씩 운영된다. 어린이들에게 예술을 통해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베스트창작뮤지컬상/연출상, 제5회 뮤지컬어워즈 소극장 창작뮤지컬상, 2005 PAF연출상 등을 휩쓴 '왕세자실종사건'이 작품 10주년을 맞이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의 초청으로 오는 8월 7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2005년 35대 1의 서류심사와 실연심사를 거쳐 예술의전당 자유젊은연극 시리즈로 선택받은 '왕세자실종사건'은 자유로운 시,공간의 전환과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추리형식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 미천한 자들이 나눈 위대한 사랑 이야기로 평단
오는 8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 D2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일러스트 전문 페어인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2015(THE SIF 2015)’가 개최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문화재단, 산그림이 후원하고, 나일론, 디자인매거진 , 디자인레이스, 월간 그래픽노블, 월간 일러스트가 미디어파트너로 참여한다.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디자인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작가 또는 개인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약 300여 명의 작가와 관련 기업이 참여하여 참가자와 참관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인용하며 유명해진 문구입니다.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문화유적의 참맛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방화로 소실됐던 국보 1호 남대문은 두고두고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은 서울 인근의 유적지를 직접 찾아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소개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도심 속에 자리잡은 전사청과 충정각을 찾았습니다. 서울 삼청동 길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의
코스모스코스모스 꽃이 흔들렸다. 파랑, 하양, 빨강의 총천연색 코스모스 꽃들 사이에선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온통 꽃들만이 지천이었을 뿐 거기에 다른 세상은 없었다. 준오는 그 안에 파묻혀 있다. 준오가 꽃이었고 꽃이 준오였다.그리고 거기 또 다른 꽃이 한 송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하얀색 블라우스는 멜빵 달린 파란색 치마 속에서 살포시 나풀거렸다. 어깨 위까지 짧게 친 머리엔 하얀색 나비 모양의 머리핀이 꼽혀 있다. 남순이다. 그녀는 혼자서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 코스모스 꽃의 이파리를 따는 모양이었다.준오는 그녀에게 엉금
세월에 따라 강산도 변한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은 굳이 세월이라고 할 것도 없이 빨리 빨리 변하고 있는 게 서울의 모습이에요. 자고 일어나면 생겨나는 아파트, 그리고 새로운 빌딩들…. 아주 정신을 못차릴 정도지요? 여러분도 그런 경험 많이 있을 거에요. 그런데도 사방에선 고공크레인이 하늘을 찌르고, 포크레인이 땅을 파내고 있는 모습들 뿐이에요. 이러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집도 찾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렇게 변화속도가 빨라졌을까요? 그건 근대화 이후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부터에
당신이 나의 전부입니다. 더 이상 다른 것이 내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도달함이 내 삶의 이유입니다. 날마다 걷기 위해 다시 일어섭니다. 멈추고 자빠짐은 내 삶의 죽음입니다. 그때는 살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당신과 하나 됨이 노래를 부르는 목적입니다. 사랑으로 나의 영혼을 불사릅니다. 더 이상 세상의 욕망에 남아있고 싶지 않습니다. 더 이상 구차한 숨을 멈추고 싶습니다. 당신의 숨을 받아들이고 더러워진 숨을 내뱉으며 이렇게 영원을 향하여 오늘을 살아갑니다. 날마다 하늘의 진리 안에 있으면서 우리를 그것을 잊어버리고 다시 또
팝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가 경남 하동군 청학동 GiGA 창조마을 선포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쳤다. KT는 청정 농촌마을을 소득증대는 물론 생활도 편리하게 만드는 GiGA 창조마을로 변모시켰다. 화상회의를 통한 전통문화 GiGA 서당, 차세대 스마트폰 기술을 접목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 관광, 교육, 경제, 안전 등에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KT는 2014년 10월부터 기가 인프라를 통해 생활을 변화시키는 기가 스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는데, 2014년 10월, 첫
징글징글한 고향사랑. 시인 박남준은 그의 유별난 벽(癖)을 이렇게 가름한 적이 있다.그의 징글징글한 고향사랑이나 부모님을 향한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크고 거창한 증거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 다만 ‘흙 한 톨’이면 족하다. ‘흙 한 톨’과 ‘참깨 한 알’‘흙’이란 시다. 요즘 세상에 드물게도 그는 ‘흙 한 톨’이 아깝고 귀하
‘인생사 새옹지마(人生事 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는 ‘인생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어 변화가 많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한 해 한 해 더 살아가면서 이 말이 가슴에 깊숙이 와 닿는다. 최근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 주변에서 연달아 발생했다. 아줌마 A씨. 나와 동갑인데다 성격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 친하게 지내고 있는 동네 친구다. 어느 날 잔뜩 울상을 지으며 “내 인생이 왜 이래”를 외친다. 아흔 살이 넘은 A씨의 외할머니가 근처에 홀로 사는데 치매가 왔단다.
섬과 바다가 부르는 계절이다. 도심의 더위를 피해 어디 바다가 보이는 그늘진 곳에서 푹 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위도는 휴가철을 맞아 어디로 갈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에게 적당한 곳이 아닐까 한다. 자, 그럼 부안 앞바다에 덩그렇게 떠 있는 위도로 가본다. 예사롭지 않은 섬의 역사부안 격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40분이면 갈 수 있는 섬이다. 격포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자동차 선적 가능)은 무인도인 돛단여와 임수도 앞바다를 지나쳐 위도 파장금항에 닿는다. 배가 임수도 앞바다에 다다르자 물살이 갑자기 거세졌다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여지없이 포획하고 마는 ‘믿고 읽는 작가’ 미우라 시온! 이번에는 걸핏하면 아옹다옹 자그락대는 두 할배의 이야기 '마사&겐'으로 찾아왔다.전통비녀 직인 겐지로와 그의 죽마고우 구니마사 콤비가 반세기가 넘게 티격태격, 아웅다웅, 우정의 역사를 쌓아가는 모습을 담은 ‘브로맨스그레이(Brother+Romance+Grey)’ 소설이다.전통 속에서 소명을 다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주목해온 작가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전통비녀 직인이라는 낯선 직업세계는 더없이 매력적이며, 가족보다 더 가까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