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 늦잠을 자고 일어나 천천히 세면을 하고 거실로 나와 TV를 튼 에이든. 하지만 TV를 켜자마자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재난방송이 흘러나온다. “비상 상황, 훈련이 아니라 실제 상황입니다”이라는 자막과 함께.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코로나19가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2층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남자들방에서 쉬다가 밖으로 나가려 걸을 때마다 바닥의 나무가 약간씩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페인트칠이 약간 벗겨진 창틀 사이로 빛이 있었고, 그 너머를 보면 초록색 산 풍경이 보였다. 작은 풀들이 길가 옆으로 나 있는 흙 오솔길, 언덕이 많지만 트여 있는 마을, 그 너머에는 더 거대한 산, 또 더 거대한 산, 그리고 끝에 보이는 만년설. 우리가 잡은 카즈베기의 숙소는 정말 헐렁하고 편했다. 사람도 별로 없었고, 별다른 서비스도 없었고, 그저 누군가 잠깐 쉬어가라고 만들어 놓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경기의 후반전이 시작됐다태섭의 과거와 주연들이 하나둘 등장하는 오프닝씬이 끝나고 영화는 본론으로 들어섰다. 주인공들이 속한 북산고등학교가 우승 후보인 산왕고와 겨루는 시합의 후반전이었다. 태섭이 성장한 이후의 첫 장면이니 농구의 룰이나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 정도는 나와야 할 것 같은데, 그 모든 것을 시원하게 생략했다. 이미 진행 중인 고교체육대회 마지막 경기의 한복판에서 선수들은 이미 지친 상태로 등장한다. 원작 만화의 주인공 강백호와 이번 영화의 주인공 송태섭 말고도 같은 팀에는 채치수, 정대만,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카즈베기 가는 길카즈베기는 산맥으로 둘러쌓인 마을이라고 했는데, 조지아에서 산맥은 사실 흔한 풍경이니 그렇게 특이한 풍경은 아니었겠지만 조지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꼭 들리는 곳인 모양이었다. 산맥이 병풍처럼 바로 앞에, 아니 벽처럼 바로 앞에 놓여 있는 카즈베기의 사진을 보며 그 앞에 서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했다. 일렬로 늘어선 산맥이 있고, 그 앞에 약간 높은 언덕이 있다. 그 언덕의 꼭대기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성당이 있다. 산맥이라는 벽을 마주한 성당. 트빌리시에는 카즈베기를 다녀온 이후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이 책은 감정노동, 돌봄노동, 야간노동, 플랫폼 노동, 필수노동, 불안정 노동 등을 주제로 모두가 존중받으며 안전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준다.아프고 위험해도 일을 해야 하는지, 과학 기술이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이 따로 정해져 있는지, 노동자에게 일을 중지할 권리가 있는지 등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일과 삶’의 관계를 34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살펴본다.어떻게 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지, 노동을 즐겁게 하기 위한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코로나19 발병 후 지난 3년. 사람들의 인적이 끊긴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에는 곰이 나타났다. 웨일스에는 염소가 떼를 지어 다녔다. 이스라엘 주택 근처에서는 야생 자칼이 활보하기도 했다. 바다에서, 산에 살던 동물들이 지상으로 나왔다. 마치 그들의 이 땅과 바다의 주인이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삶을 살면서 ‘물건을 산다’는 행위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에게 피해 갈 수 없는 필수적인 것이다. 아무리 무소유의 삶을 산다고 해도 최소한의 식재료와 옷과 같은 필수품은 사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자주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주부들은 나름의 쇼핑 전략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전통시장에서 능숙하게 물건값을 깎는 협상을 하는 분들도 여러 마트를 돌며 가격을 비교하는 품을 파는 분들도 자기만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나는 쇼핑을 잘하지 못했다. 그나마 내게 가장 능숙한 쇼핑 품목은 책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지금은 앱 개발과 디자인을 공부하는 내 중학교 친구 S는 원래 조경학을 전공했다. 중학교 때부터 계곡의 도룡뇽을 왜 지켜야 하는지 말하고 했던 그가 조경학을 선택한 것은 내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졌는데, 그를 떠올리면 함께 자전거를 탔을 때 불어오던 바람과 그가 처음 들려주었던 락 음악이 들려오는 것 같다. 졸업을 한 이후 예전만큼 자주 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나는 S가 들려주는 그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너무나 흥미로웠고, 그건 여전히 그렇다.그가 한참 조경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을 때, 그는 모든 가로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지난 5월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1천 명 중 독감 의심 환자는 25.7명이었다. 평년 이 시기의 7배 이상으로, 2001년 이후 최고치였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줄던 독감 환자가, 방역수칙 완화 시점부터 다시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호흡기 전문의들은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습기 없는 물의 도시그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게 아쉽다. 당장 구글지도를 켜서 확인해 보면 알 수야 있겠지만 그토록 좋은 기억을 남기고 온 곳이 곧바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특별한 일이 있었냐고 한다면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단지 몇몇 사람들을 만났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고, 돌아 왔을 때도 그 모습 그대로였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게스트하우스를 떠올린다. 물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만 있는 것
[위클리서울=김양미 기자] 지난 달, 책을 내고 많은 일이 있었다.태어나 생전 처음, 사인이라는 것을 해보았고 내 책을 읽은 독자가 올려주신 리뷰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별점과 리뷰에 큰 의미를 두지 말라고. 물론, 맞는 말이다. 좋은 말도 나쁜 평가도 세상에 책을 내어놓는 순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맞다. 하지만 몸에 좋은 쓴 말과 몸에 나쁜 쓴 말은 같지 않아서 때론 상처가 되기도 한다.많은 분들이 정성스럽게 올려주신 리뷰를 읽었다. 그 중에 한 사람, 얼마 전 에세이집(‘이보다 더 좋을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이 책은 친일파의 탄생 과정, 일제 강점기 친일파의 행적, 해방 이후 친일파의 득세 과정 등을 주제로 친일파와 친일파의 잔재를 왜 청산해야 하는지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주고 이다.친일파가 왜 문제인지, 왜 ‘한일 합방’이 아니라 ‘한국 병탄’인지, 반민 특위는 왜 해체되었는지, 일본은 왜 강제 징용 피해 등에 대해 배상을 안 하는지, 국립묘지에 친일파가 묻혀 있다는데 정말인지 등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친일파와 관련된 이야기를 26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살펴볼수 있다.또한 해방 후에 친일파가 청산
[위클리서울=김일경 기자] 며칠 전 미용실을 다녀왔다. 줄곧 짧은 커트 머리를 유지하다가 한동안 내버려 두었더니 덥수룩하고 어정쩡한 길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미용실을 갈까 말까의 고민과 머리를 길러 볼까 말까의 고민사이에 봉착하는 동안 머리카락은 자유분방하게 제 멋대로 삐쳐나가고 있었다. 소싯적에는 허리까지 기른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나름 멋을 부리고 다녔다. 가끔은 어느 연예인이 유행시킨 사자머리 펌을 하기도 하고 와인칼라의 코팅을 해 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짧은 머리가 그리워질 때면 긴 머리를 이리저리 돌려서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당신에게 폐허의 의미는진과 나는 숙소에 조용히 쿠타이시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별다른 소리도 나지 않는 조용한 밤이었는데, 진은 무엇을 찾아보았는지 내게 폐허에 대해 말했다. 쿠타이시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버려진 폐허가 있다고, 한번 가보지 않겠냐고 진이 이야기했을 때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내일 가보자고 말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별 다른 할 일이 없는 쿠타이시에서 조용한 일상을 하루 더 보내도 나쁠 것 없을 것 같았지만, 그다지 먼 거리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폐허라는 말이 마음이 동했다.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미래 세대를 위한 키워드 기후 위기 이야기』는 환경, 생태, 에너지, 과학, 도시, 문화, 정치, 경제, 농업, 미래 세대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기후 위기를 키워드로 살펴본다.온실가스, 탄소 발자국, 생태 발자국, 화석 연료, 기후 소송 등 30가지 키워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기후 위기가 이들 영역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해야 할지 청소년 눈높이에서 짚어 본다.이 책은 지금처럼 온실가스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여기에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종식 선언을 했다. 정부는 모든 실내외 공간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코로나에 확진되더라도 격리 기간은 단 5일뿐이다. 이 기간 또한 강제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이다. 과거에 확진자들에게 감염병 예방법 제41조 및 제43조 등에 따라 발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슬램덩크가 만들어낸 신화“농구… 좋아하세요?”이 한마디에 농구를 시작한 사람이 있다. 농구를 하면 부자가 된다거나 행복해진다는 주문은 걸지 않았다. 그저 좋아하냐는 순수한 물음 하나에 세계가 뒤흔들리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말도 안 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슬램덩크’의 강백호다. 연달아 실패하며 좌절했던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본 한 소녀의 질문에 삶의 의미와 원동력을 찾는다. 그 소녀가 너무 아름답고, 또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농구를 시작한 소년의 이야기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패션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목걸이 같은 장신구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무렵에는 옷과 소품들을 좀 구입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돈이 없던 시절이라 주얼리류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당시 을지로 지하상가에서 구입했던 저렴한 목걸이 두 개는 잃어버렸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에 귀를 뚫고 나서 한동안 열심히 귀걸이를 했었다. 하지만 30대로 넘어가면서 그것도 귀찮아져 안 하게 되자 귀에 뚫은 구멍이 막혀버렸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귀걸이들은 결국 주변에 나눠주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독서 모임에서 읽은, 미국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누아르 소설이다. 누아르에 큰 관심이 없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 독서 모임 특유의 장점 때문이다. 우리는 따로 모임을 갖지도 않고, 거저 선정된 책을 한 달에 한 권 읽고 단 한 줄의 코멘트만 달면 된다. 어떤 강제력도 없다. 랜덤으로 순서를 고르고, 그 순서대로 읽을 책을 정한다. 다른 기준은 없다. 한 사람이 정하면 그저 읽는 것. 덕분에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책을 접하게 된다. 별다른 강제력도 없는데 사람들이 꾸준히 참여하는 걸 보면, 이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뤘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돈이 다는 아니다. 그런데 불편한 진실은 대부분은 돈으로 해결된다는 점이다. 돈으로 살 수 없다는 행복조차 “돈이 적어서 그런 것”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 유행가처럼 퍼지고 있는 ‘물질만능의 시대’다. 전염병에 걸린 이들에게도 돈은 곧 생명과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