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김일경 기자] 새벽의 찬 기운이 아직은 낮게 깔린 이른 아침이었다. 게다가 한가롭고 평온한 일요일이었다. 출근하는 사람도 없고 학교 갈 사람도 없으니 그야말로 해가 중천에 도착할 때쯤이나 일어나도 된다. 누룽지를 한소끔 끓여서 멸치 볶음과 함께 늦은 아점을 먹고 잠시 멍을 때릴 것이다. 밀려 있는 빨래들은 세탁기를 두어 번 돌리면 될 것이고 새내기 MT를 떠난 아들이 돌아 올 때를 기다리며 간단한 청소를 하고 저녁을 준비하면 그럭저럭 보람찬 일요일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 하루를 위해서 치열한 평일을 보내지 않았던가.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 또한 마스크 해제를 서두르며 일상회복을 논의하고 있다. 방대본은 지난해 봄 코로나19 5차 대유행을 정점으로 6차 대유행과 7차 대유행을 지나 최근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가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청소년들에게 영화에 대해 쉽게 알려줄 책이 나왔다. '10대와 통하는 영화 이야기'는 영화의 정의, 영화의 역사, 장르, 시나리오, 영화감독, 영화배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은 물론 장차 영화감독이나 배우 등 영화와 관련된 진로를 선택하려는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이야기를 담았다.영화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영화와 극장은 어떤 관계인지, 영화감독은 무슨 일을 하는지, 시나리오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몽타주와 미장센이 무엇인지 등 청소년들이 궁금해하거나 꼭 알아야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변함없는 일상 속에서 나의 근본 없는 패션과 질서 없는 옷 생활을 개선하고 정리하려고 애쓴 지가 꽤 되었다. 나름의 변화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개선 속도가 느려서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입었을 때 활동하기 편하고 내 몸이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옷’이라는 조건에 나의 심미적 기준을 만족시키는 색상과 핏을 적용한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정말 쉽지 않았다. ‘옷 입기’라고 말로 하면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옷’이라는 것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된다.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몇 달 전부터 지인들과 독서 모임을 함께 하고 있다. 함께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통상적인 독서 모임처럼 직접 만나거나 온라인상에서 시간을 잡아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그저 선정된 책을 한 달에 한 권 읽고 한 줄 짜리 코멘트 혹은 카피를 쓴다. 랜덤으로 정한 순서대로 한 달에 한 번, 그 달마다 읽을 책을 정한다. 다른 기준은 없다. 단지, 너무 두껍지는 않은 책으로. 최소한 400페이지는 넘기지 않도록. 한 사람이 정하면 그냥 읽는 것. 덕분에 평소라면 모르거나 읽지 않았을 책을 읽고 있어서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흑해 수영진은 수영을 좋아했다.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고 싶어 했고, 바닷가에 가면 해수욕장을 먼저 찾았다. 그가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진은 분명히 수영을 잘했고 또 해수욕장에 어울리는 적절하게 탄 얼굴과 탄탄한 근육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지중해에 면한 터키 남부의 도시 안탈리아의 해수욕장에서 그와 함께 홍합에 밥을 채운 터키 음식을 먹었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레드불에서 협찬 받은 시뻘건 파라솔 아래에 누워 나는 생각을 하는 척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는 바다로 뛰어들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발생한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적으로 좀비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학교 내에서 최초 발생하였고, 매우 강력한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대부분 좀비가 되었고 이제 학교 내에 살아남은 이들은 몇 안 된다. 이제 이들은 목숨을
[위클리서울=온라인뉴스팀] 이 책은 새, 포유류, 어류, 양서·파충류, 갑각류, 곤충, 식물, 버섯, 지의류, 유전자 등 열 가지 분야의 생물학자들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생물학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야외 생물학에 대해 쉽게 알려주고 있다.야외 생물학자들이 생물학자가 된 이유와 과정, 구체적인 연구 과정 및 연구 장비, 10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등이 담겨 있어 생물학자에 대한 이해를 넓혀 주고, 생물학자가 되려는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야외 생물학자 도감’이다.야외 생물학자는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관점에서 생물 분
[위클리서울=김양미 기자] 주말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 동네 산책이나 해볼까 싶어 나선 길이었다. 아파트 재활용하는 곳을 지나려는데 멀쩡한 1인용 소파가 거기 놓여있었다. 아마도 누군가 이사 가며 버리고 간 모양이었다. 어디 하나 뜯어진 데도 없는 멀쩡한 걸 왜 버리고 갔나 싶어 한참을 요리조리 살펴보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재활용 하는 데 있지, 거기로 지금 빨리 나와.”잠시 뒤, 왜? 뭔데? 하는 표정으로 나타난 남편이 재활용 딱지가 붙은 소파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그만해라, 안 된다.”“왜? 멀쩡한데 아깝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조지아, 그루지야누군가에게 조지아를 다녀왔다고 말하면, 열에 아홉은 거기 커피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커피 많이 먹고 왔냐고 말했다. 아마 대부분 미국의 조지아 주를 떠올렸을 것이다. 편의점에서도 만나게 되는 조지아 커피가 아닌가. 몇 해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나도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거기, 커피 진짜 맛있어? 사실 여행 전에 내가 조지아에 대해 알고 있던 건 아무것도 없었고, 언젠가 그 나라에 가보리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어렴풋한 나라였다. 조지아의 예전 이름은 그루지야다. 그루지야라면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치료제가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또 나타났다. 지난 2월 서아프리카 적도 기니에서는 마버그(Marburg) 바이러스로 9명이 사망하고 수백여 명이 격리 수용됐다. 이 바이러스는 고열과 구토, 설사, 출혈 등의 증세를 보이며 사망에 이르게 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인
[위클리서울=김은진 기자] 내가 작은 꼬마였을 때 우리 집에는 오래된 책 전집이 하나 있었다. 아마 어머니가 결혼 전에 구입하신 책이었을 것이다. 백과사전처럼 키가 좀 컸던 그 책들은 권마다 주제가 달랐는데, 요리와 테이블 매너, 뜨개질과 바느질 같은 내용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결혼한 여성에게 필요한 지식들이라고 당시에 생각했던 것을 모아놓은 전집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본 책을 번역한 책이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내 기억이 분명하지가 않은 것은 나는 그중에서 요리책만 보았기 때문이다. 그 요리책이 어린 내게 특별했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그렇게 H와 L과 J와 나는 횟집으로 들어갔고…우리는 그 밤에 횟집 앞에 서서 수조를 바라보고 있었다. 물고기들이 계속 뻐끔거렸다. 크고 작은 광어들이 배를 깔고 누워 있고, 어느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와는 조금 다른 기묘한 얼굴로 떠 있었다. 등 뒤의 가게에서 사람들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더니. 우리 집 바로 앞에 있는 싸구려 횟집 같던 가게는 사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양 많은 코스를 내어주는 인심 좋은 가게였다. 이럴 거면 왜 ‘포장 전문’이라고 붙여 놓은 거야? 친구들에게 말했고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이 책은 빙하, 산불, 음식, 핸드폰, 옷, 종이, 쓰레기 등의 다양한 주제를 통해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한 실천 방안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탄소 중립이 무엇인지,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우리가 먹는 것이 기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브라질의 가뭄과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이 어떤 상관이 있는지, 밥상과 온실가스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옷장에서 어떻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지,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가 무엇인지 등
[위클리서울=김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과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고, 지금의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현재에 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는 개봉 42일 만에 국내 천만 영화의 흥행 신화를 만들었다. 전작 ‘아바타’는 외계행성 판도라에 지구인이 나비족 원주민의 모습으로 분신(아바타)을 만들어 잠입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아바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 그들의 소식그리운 사람들의 소식을 이런 방식으로 듣고 싶지는 않았는데. 인터넷을 무심코 두리번거리다 만난 무서운 뉴스를 보며 당신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나는 정말 실감이 나지 않는다. 터키 남동부에서 큰 지진이 났다는 소식에 나는 당신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남동부, 남동부 어디에서 지진이 났다는 거지. 황급히 찾아본 뉴스 기사에는 지진이 가지안테프라는 도시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했다.거의 100년 만에 발생한 이 지역의 대규모 지진이었다. 이 지역이 대륙의 판이 만나는, 지진지대라는
[위클리서울=김양미 기자] 책 한 권을 이렇게 오래 읽어보긴 처음이다.일단 잡았다 하면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삼 일정도면 책 한 권을 읽는다. 재미있는 책일수록 읽는 시간이 짧게 걸린다. 읽다가 재미없으면 나중에 읽어야지.. 하다가 잊어버린다. 그런 내가, 반수연 작가의 에세이 를 2주일에 걸쳐 읽었다. 그녀가 2021년에 쓴 이라는 소설을 누구보다 재미있게 읽었던 나였기에 이번 책 또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왜 책 한 권 읽는데 2주일이나 걸렸냐고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이렇다.“책을 읽을 시간이 도
[위클리서울=정민기 기자]아직 닿지 않은 나의 목소리튀르키예 동부 끝을 함께 여행했던 중국인 여자애 단은 재빠르게 국경으로 떠났다. 튀르키예에 머물 수 있는 비자가 딱 하루 남았기 때문에 서둘러 다른 국가로 빠져 나가야 한다는 이유였다. 비자 기간을 초과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몰랐지만, 단은 서둘러 떠났던 것 같다. 추정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녀와 나누었던 마지막 인사가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단을 처음 봤을 때의 인상과, 함께 걸으며 했던 이야기는 또렷이 생각나는데, 마지막이 기억나지 않는다. 숙소에서 헤어졌었나,
[위클리서울=김혜영 기자] 빗속에서 노래하는 그 시절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영화사에 길이 남은 무수한 영화들이 몽타주로 삽입된다. 일일이 나열하기엔 너무 많으니,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영화 1001편 목록을 검색해서 보는 편이 낫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길게 삽입된 영화는 다. 희대의 스타 진 켈리가 감독과 주연으로 활약한 불후의 명작이다. 잭 콘래드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가 우비를 입고 노래하는 패러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한 마디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최고의
[위클리서울=김일경 기자] 중학생 때였는지, 고등학생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영어교과서에서 처음 접한 이 글귀는 미국 속담이다. 학창시절이 아득하고도 먼 옛날이라 영어로 된 문장은 잊어버려서 번역기를 돌렸더니 이렇게 나온다. ‘Don’t look a gift horse in the mouth.’비록 영어 문장은 잊어버렸지만 아직도 이 글귀가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이유는 동물의 입속을 들추어서 그 속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굉장히 해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동물을 선물로 주고받는다는 것도 낯선 이야기였다. 간혹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