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엔 죽은 나무들 시체, 돈잘버는 관리공단은 뭐하나

요금은 어른이 1600원이다. 하루 평균 1만5천여명 꼴로 등산을 한다니 돈 엄청 버는 것이다. 계산이 힘들 정도로…. 1만5천여명이란 것도 이전 해에 공식 집계된 것일 뿐이다. 북한산에 한 번 올라가본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지….

그런데 꼴을 보라. 등산객들이 얼굴을 붉힐만한 장면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죽어나가 자빠진 나무들. 물론 나이가 들고 생명이 다해서 죽은 나무들은 어찌할 수 없겠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다. 눈으로 봐도 이건 아니다 하는 장면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지지대 하나만 받쳐 놨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었을 나무들이 그 거대한 몸뚱아리를 등산로 한 가운데 떠억하니 뉘어놓고 있다. 집채만한 뿌리엔 살아온 세월이 그대로 묻어난다. 치울 생각도 안한다. 몇날 며칠, 아니 몇 개월이 지나야 나무 가운데를 톱으로 잘라놓아 간신히 사람 하나 지나갈 길을 터놓는 걸 기대할 수 있을까.

평소 등산객들이 북한산관리공단 직원들을 산속에서 만나는 건 힘들다. 어쩌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깨끗한 유니폼에 폼나는 모자까지 걸쳐 쓴 모습들을 간혹 발견할 수 있을 뿐…. 그저 그럴싸하게 지어놓고 돈이나 받아 챙기는 매표소에서나 그 모습들을 볼 수 있을까.

거기다 은평구 불광동쪽에서 족두리봉 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극악무도한 일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느날 갑자기 등산로를 막아버린 철조망들. 그 철책들의 위용은 비무장지대의 그것보다 못하지 않다. 관리공단에서 밝힌 이유는 자연보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철조망 한 가운데에 입구가 뚫려 있다. 그리고 그곳엔 여지없이 매표소가 자리하고 있다. 매표소가 없는 곳으로 가는 등산객들을 한곳으로 몰아 돈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환경전문가들은 그 철조망이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얘기한다. 동물들의 이동경로를 막아버린 다는 얘기다.
어찌됐건 등산로 곳곳에는 `국립공원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소중한 산입니다`는 플래카드가 도처에 깔려 있다. 이 역시 자연 파괴의 현장일 터…. 제발 남들에게 지키라 하지 말고 돈잘버는 그들이 좀 적극 나서서 지켜주었으면 하는 게 등산객들의 바램일 것이다. 정서룡 기자<sljung9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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