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대권 꿈 담은 청량리 로터리

구슬프게 내리는 비다. 청량리 로터리. 강촌으로 춘천으로, 정동진으로 여행을 떠나는 그 추억의 발원 장소 청량리가 요즘 `확` 달라지고 있다. 물론 인근에 위치한 윤락가(속칭 588)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참고로 588도 조만간 사라질 예정이다. 추억속으로…. 대신 그 자리엔 실버타운이 들어선다.)
청량리 로터리는 지금 `공사중`이다. 대야망을 꿈꾸는 이명박 서울시장님께서 지시해 이뤄지는 중앙차선제가 이곳에도 조만간 적용된다. 그래서 `공사중`이다. 헌데 공사중인 공사장소에 볼만한 꺼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버스정류장이다. 도처에 깔려 있는 버스정류장이 무슨 볼 거리냐고? 아니다. 이명박 시장의 원대하고 대단한 꿈의 일단을 그대로 보여주듯 `빅 사이즈` 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택시를 타고 그곳을 지나가다 현장을 목격한 기자가 택시 운전사에게 화두를 던졌다.
"참, 버스정류장이 크네요."
"그럼요, 우리나라에서 아마 제일 크고 길걸요??"
"대단한 이 시장님이시네요…."
"그럼요, 얼마나 대단합니까. 복원한답시고 청계천 다 뜯어놓고 차들은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들어놓았으니까요."
청량리 로터리도 마찬가지다. 한번 선 차량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가뜩이나 청계천 때문에 막히는 길인데, 중앙차선제 때문에 도로를 전부다 뜯어 놓아 아예 먹통 지경이다. 버스나, 택시, 승용차 타고 청량리에서 제기동, 신설동, 동대문을 지나 종로로 나오려는 사람들은 포기하는 게 빠르다. 콩나물 시루같은 전철을 타던지, 그도 아니면 걸어나오는 게 오히려 편할 것이다.
비오는 청량리 로터리, 많은 이들의 추억을 간직한 그 곳은 지금 자신의 심장부에 비수처럼 꽂히는 또 하나의 `욕정`을 그냥 그렇게 받아들일 뿐이다. 정명은 기자 sljung9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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