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 소나타' 천정 내려앉는 결함 '쉬쉬'…소비자 집단 소송 조짐

현대자동차의 야심작 NF소나타의 엔진 결함 진위를 둘러싸고 사측과 소비자간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이번엔 다른 문제로 집단 소송 조짐이 일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위클리서울은 최근 NF소나타를 구입했다는 소비자들로부터 차량 천정에 틈이 벌어지면서 뒷좌석쪽 천정이 내려앉는 결함이 발생했다는 제보를 연이어 받았다.

아울러 전문가들에 의뢰한 결과 그런 결함이 드러나는게 사실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위클리서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차량 결함은 천정을 고정시키는 접착제의 강도가 약한 것을 사용한 것이 화근이 됐다.

특히 문제인 것은 이 같은 결함이 발생한 차량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에도 수출이 됐으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접착제를 바꾼 것이 결함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 특히 전문가들은 현대차측은 차량에 이같은 결함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은폐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클리서울은 지난 22일 현대차 협력업체인 (주)대한솔루션측에 NF소나타의 천정 결함 원인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대한솔루션측은 이런 결함을 인정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 사후 해결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1주일 전에 현장으로 보낸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솔루션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천정에서 틈이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4월말에서 5월25일 경에 출고된 NF소나타 1만5천여대에서 (천정에 틈이 벌어지는 결함이)확인됐다"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에 수출된 차량들 중 판매되지 않은 NF소나타에 한해 보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앨라배마에 현대자동차 현지 공장이 설립된 것을 계기로 자동차 천정에 사용되는 접착제를 미국 회사로부터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미국 회사로부터 수입한 제품 중 이물질이 섞인 접착제 일부가 NF소나타에 사용돼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 조치를 취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 관계자는 "사실상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의 추적이 불가능해 (클레임이)접수되지 않는 이상은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보를 해온 소비자들은 불량 접착제를 사용해 결함이 발생한 경우 천정 뒤쪽 부분이 아래로 휘어진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면서 사측은 리콜은 커녕 차량의 결함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사측이 뚜렷한 조치가 없을 경우 집단 소송이라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한솔루션 관계자는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할만한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리콜을 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다른 차량들도 보통 천정 부분이 2mm 정도 간격으로 틈새가 벌어져 있다. NF소나타의 경우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미국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접착제를 수입한 것인데 일부 접착제에서 하자가 발생해 최대 6mm 정도의 미세한 틈이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차 홍보팀 관계자 역시 "그런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상태. 하지만 리콜 등 상응한 후속 조치여부에 대해선 "인명을 위협하거나 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메이드인 USA’ 쏘나타 고전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판매하는 NF쏘나타의 올해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과 모종의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대차측은 올해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판매되는 쏘나타 판매 목표가 9만~12만대로 조정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식을 갖고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쏘나타’에 대한 본격 생산·판매에 들어갔다. 당시 현대차는 “올해 앨라배마 공장에서 15만대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판매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앨라배마 공장 가동 한달 만에 목표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신형 쏘나타의 판매부진 때문이다. 현지에서 생산된 신형 쏘나타는 지난 5월말까지 422대가 팔린 것으로 공식 집계됐고 지난 17일까지 판매대수도 991대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로는 연말까지 15만대 돌파란 목표가 도저히 힘든 상태다. 하지만 차량 엔진 결함과 천정 결함 등 잇따르는 문제들과도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하지만 현대차측은 이에 대해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쏘나타가 660개 딜러망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본격적인 판매 가속도가 붙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한 소비자는 "`명차`라고 해서 샀더니 엔진 결함에  천정까지 내려앉는게 무슨 얼어죽을 명차이냐"며 "현대차는 지금이라도 명쾌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리콜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명은 기자 jung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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