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연정, 여러나라에서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일"

한나라 "국민, `힘없는 대통령`에 두 번 속지 않아"

한나라당은 우리나라 정치를 비정상으로 만든 장본인은 노무현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연정과 관련해 청와대에 올린 글을 강하게 비판했다.한나라당은 5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13대 총선 이래 여소야대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일이라고 한 대통령의 글은 야당 탓에 이어 국민 탓까지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대통령이 못 해 먹겠다고 해서 여대야소까지 만들어줬지만 국민이 받아본 것은 올 F학점의 성적표였다"면서 "국민은 더 이상 힘없는 대통령이란 애창곡에 두 번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연정은 여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국정치,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글을 통해 `연정`(聯政)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연정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뤄지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연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런데 우리나라는 연정 이야기를 꺼내면 `공작` `밀실야합` 이나 `인위적 정계개편`이라고 비난부터 하니 말을 꺼내기도 어렵다"면서 "(이것은) 비정상이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당내에서 지도자들 간에 원론적인 논의를 한 것을 가지고 무슨 범죄의 동업을 제안받기라도 한 것처럼 비난하지 말고 문제의 본질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지금부터라도 건설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88년 13대 총선이래 선거만 하면 여소야대 국회가 된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를 보아도 이런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현실과 국민의 견제심리를 노 대통령은 "법 위에 군림하던 대통령 시대는 이미 지나갔는데도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심리는 그대로 남아있는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유야 어떻든, 문제는 여소야대 구도로는 국정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면서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서는 무언가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 대안의 하나로 `연정`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결코 비방만 하고 끝낼 그런 문제가 아니다"고 전제하고 "정계뿐만 아니라 학계, 언론계에서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보아야 한다"면서 "그래야 우리 정치가 정상화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에 관하여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어느 학자의 글도 읽은 적이 있다"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지금부터라도 건설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공식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하여 여러 가지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기 전에는 어떤 대안을 말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수용은 되지 않고 여러 억측과 비난만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천천히 상황을 보아서 소견을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정치권에서 논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더 구체적인 생각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김만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린 취지와 관련 "주요한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해 국민에게 투명하게 충분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통령의 생각을 정제된 글로 피력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도 편지·글을 통한 노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 호소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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