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저공 비행 겨우 거리, 방향감각 무뎌져"

 
 
13일 밤 서해와 남해상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추락사고는 항공기 위치를 실제와 혼동하는 ‘비행착각’(vertigo)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공군 관계자는 14일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해상에서 저공비행을 할 경우에는 바다 표면과의 거리와 방향 감각이 크게 무뎌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사고 전투기들은 전날 해군과 함께 야간 해상 근접지원임무를 수행하면서 해면을 스치듯이 날며 배면비행과 급선회 등의 고난도 기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고 전투기 조종사들은 비상탈출(이젝션)을 할 만한 시간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기체와 함께 수면에 충돌하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육지에서의 추락사고와 달리 해상 추락사고의 경우 물의 표면장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기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 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 조종사들이 비상탈출에 실패하고 기체와 함께 바다에 추락했을 경우에는 자기위치 발신신호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수색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투기의 경우 민간 항공기에 탑재되는 블랙박스(FDR) 대신 조종사의 음성기록장치가 장착돼 있으며 따라서 이를 수거할 경우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사고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기종에 대한 훈련일정을 취소했다.

공군은 또 전날 밤샘 수색작업 결과 남해 추자도 부근 상공에서 추락한 F-4E(팬텀) 전투기의 기체 일부와 조종사 조종복에 부착된 일부 장비 등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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