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은 어린이마당 기자의 '북한산 생태계 탐구보고서'


탐구보고서는 제가 다니는 청량초등학교 방학숙제의 한가지입니다. 어떤 걸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아빠와 등산을 다니면서 겪고 느꼈던 것들중 궁금한 사항들을 풀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북한산 생태 탐구`를 하기로 했죠. 여기 실린 내용들은 탐구보고서를 다시 정리한 것들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건 바로 딱 요즘이면 땅을 뒤덮을 정도로 떨어져 내리는 도토리나무 가지였어요. 도토리가 잔뜩 매달린 채 여기저기서 수도 없이 떨어져 내리는 도토리나무 가지들.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청설모 짓일 거라고 하시는데, 그래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 정확한 이유를 알아보기로 했죠.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우선 북한산 현지 조사 코스는 우이동-할렐루야기도원-옥류교-소귀천 매표소-용천수 약수터-용담수 약수터-소귀천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와 등산로 주변-대동문(북한산성 주능선)-진달래 능선 순으로 잡았다.

▲북한산 현지 조사 과정
★북한산 입구: 솔방울이 많이 열린 큰 소나무들과 한 아름 이나 되는 전나무들, 토실토실한 밤이 열린 밤나무 등이 많이 있었다. 인근에 있는 조그마한 밭에는 키 큰 옥수수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토란들도 있었다.
★할렐루야기도원과 옥류교: 할렐루야 기도원 쪽으로 올라가는 길가의 계곡 물위에는 밤이 잔뜩 열린 밤나무와 참복숭아나무, 개복숭아나무가 많이 있었다.
할렐루야기도원 근처에는 굉장히 큰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옥류교를 건너자 도토리나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도토리나무 아래에는 잎과 같이 떨어진 도토리들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었다.
★소귀천 매표소와 용담수 약수터: 소귀천 매표소를 지나자 고사리와 작살나무, 생강나무  등등 있고  개옻나무, 벚나무, 진달래, 팥배나무, 노란재나무, 싸리나무 등이 있다.
참고로 작살나무는 마편 초과에 속하는 작은 키 나무이다. 가지가 원줄기를 가운데 양쪽으로 갈라져 작살모양을 하고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늦여름에 연한 자주색의 작은 꽃이 피고 가을에 보랏빛 구슬 같은 열매가 열린다.
또 봄을 맨 먼저 알리는 생강나무는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피우며 단풍 또한 아주 선명한 노란색이다. 잎, 줄기 열매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잎은 먹을 수 있고 열매는 기름을 짜서 약으로 쓴다.


★소귀천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와 등산로 주변: 위로 올라갈수록 나무들의 크기가 작아지고 도토리 나무가 더  많아진다. 싸리나무는 보이진 않고  고사리가 많이 보인다. 아주 작은 나무와 풀 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계곡(소귀천)을 흐르던 물의 양도 줄어들었다.
★대동문과 진달래 능선: 대동문은 산성 주능선으로 빠져나가는 출입문이다. 고도가 높다 보니 소나무, 아카시아 나무 등 산의 아랫부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들 외에 산딸나무 등 희귀종도 발견된다. 산딸나무는 6-7월 푸른색의 나뭇잎 위에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꽃이 피는 나무이다.
진달래 능선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온통 진달래 나무로 가득 차 있다. 봄이 되면 능선을 가득 채운 진분홍색의 진달래꽃과 철쭉꽃으로 멋진 장면을 제공해 준다. 물론 소나무도 있다. 하지만 다른 곳의 소나무들과 달리 크기가 작고 아담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야생 식물 생태계 


 1. 산 입구: 한아름이나 되는 전나무와 토실토실한 밤이 열린 밤나무, 솔방울이 대롱대롱 매달린 소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대부분 나무들이 종류에 관계 없이 상당히 크고 거대한 게 특징이었다.
 2. 산 아래: 싸리나무를 비롯, 이름 모를 잡초들이 땅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큰 나무들 중에서 가장 많은 종류는 도토리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아카시아 나무 등이었다. 그런데 희한한 현상이 자주 발견됐다. 도토리나무 아래에 일정한 모양으로 쌓여 있는 도토리 달린 나뭇가지들. 누군가 예리한 도구를 이용해 자른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도토리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다 마찬가지였다. 생태계의 포식자 청설모의 짓일까. 아니면 다람쥐의 짓일까. 아니면 새들의 짓일까 궁금하게 했다. 나중에 내려오는 길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우이동 분소에 들어가 이유를 물었더니 직원 아저씨와 언니들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진범은 바로 도토리 거위벌레라고 하는 것이었다. 바구미과 곤충으로 몸 길이가 0.7cm에서 1cm 정도 되는 도토리거위벌레는 참나무열매에 알을 낳고 도토리가 달린 가지를 주둥이로 잘라 땅에 떨어뜨린다고 한다. 그런데 알을 낳으면 될텐데 왜 가지는 잘라 떨어뜨리는 걸까. 도토리 속에 들어있는 알은 5-8일이 지나면 유충으로 부화해 도토리 과육을 먹고 생활한다. 그리고 20여일 후에 탈출해서, 땅속으로 들어가 흙집을 짓고 겨울을 난다. 나무 위에 높이 달려 있으면 날개도 없는 애벌레가 땅에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온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도토리거위벌레는 알을 낳고 가지를 잘라 땅에 떨어뜨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3. 산 중턱: 싸리나무 등 땅위를 가득 메우고 있던 잡초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대신 취나물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들도 산 아래 쪽에 비해 크기가 작아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도토리나무와 소나무가 가장 많았다.
4. 산 정상: 능선지대여서인지 약간 큰 키의 싸리나무 등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아까 얘기했듯 딱달나무 등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희귀종의 나무들도 볼 수 있었다.

▲야생 동물 생태계:


북한산 국립공원은 대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국립공원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로는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실제로 북한산 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종과 수는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되어지고 있다. 관리공단은 조사된 야생동물은 8과 12종으로 노루, 삵, 오소리, 너구리, 족제비, 고슴도치, 멧토끼, 청설모, 다람쥐, 두더지, 집쥐, 등줄쥐, 생쥐, 집박쥐가 있다. 이중 노루, 삵, 고슴도치는 거의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다.

▲양서파충류와 조류:


북한산 지역에는 다양한 종류의 양서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북한산 지역내의 맑은 1급수 계곡들을 따라 2월 말부터 번식을 시작하는 여러 종류의 양서류는 북한산지역의 먹이사슬을 풍부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척추동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양서류로는 산개구리,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옴개구리, 참개구리 두꺼비와 도롱뇽을 예로 들 수 있다. 파충류로는 살모사, 까치살모사, 유혈목이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북한산 국립 공원에서 관찰되는 조류는 총 87종으로 기록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인 조사의 미비로 인해 관찰할 수 있는 조류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청설모 잡아먹는 개와 고양이:
우리가 알기에는 애완 개와 고양이가 사료나 밥 등을 먹는 줄만 안다.
그러나 애완견이나 고양이가 도망쳐 나와서 산에 올라가 청설모 등을 잡아먹으며 육식동물이   된다고 한다. 아빠께서 산에서 한 고양이를 봤는데 덩치가 표범 만하게 컸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아마 청설모를 잡아먹어서 그럴 것이다. 관리공단 우이분소의 아저씨도 10~20마리의 개가 북한산에서 야생 개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때문에 청설모 수가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고 상대적으로 청설모가 잡아먹는 다람쥐는 숫자가 많이 늘었다고 아저씨가 이야기해주셨다.


#오늘의 주인공 도토리거위벌레

이상입니다. 탐구보고서를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인데요, 북한산 국립공원 관리공단 우이분소에 근무하는 아저씨와 언니들의 도움이 컸어요. 굉장히 친절하게 이것 저것 설명을 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탐구 결과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청설모가 도토리가지를 꺾는 줄만 알았는데 도토리거위벌레가 꺾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신기로운 일이었죠. 또 집에서 버려지거나 도망쳐 나온 고양이와 개가 북한산에 올라가 청설모 등을 잡아먹으며 야생화 된다는 사실 역시 충격적이었어요. <정다은님은 현재 청량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고 있으며 위클리서울 어린이마당 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박스)
북한산은 어떤 곳?

서울특별시 도봉구(道峰區)와 경기도 고양시(高陽市) 경계에 있는 산. 해발고도 837m. 서울특별시 도봉구(道峰區)와 경기도 고양시(高陽市) 경계에 있는 산. 해발고도 837m. 삼각산(三角山)·화산(華山)·한산(漢山)이라고도 한다. 최고봉은 백운대(白雲臺)이며, 북쪽에 인수봉(仁壽峰), 남쪽에 만경대(萬景臺)가 있다. 지질은 중생대 말에 관입한 화강암이 지반의 상승과 침식작용으로 지표에 노출된 뒤 절리와 표면의 풍화작용으로 산세가 험준하고 경사가 심한 암벽 봉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미선나무군락·나도국선나무·백선나무 등 희귀식물이 분포하고, 살쾡이·오소리·흰족제비 등 20여 종의 포유동물과 홍방울새·찌르레기·쇠딱따구리 등 5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여 서울시민의 등산코스로 이용되며 1983년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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