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14일 부산시청앞서 대규모 집회 향후 추이 촉각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 류기혁씨가 지난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10일엔 분신을 기도한 화물차 운송노동자 김동윤 씨가 지난 13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다.

김씨는 12일 밤 늦게부터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일순 멎기도 하는 등 주변을 긴장시켰다. 조합간부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며 조합원들에게 알렸고 얼마지 않아 13일 0시 40분 김동윤 씨가 운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응급실 주변에는 가족들의 오열과 조합원들의 통곡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김동윤 씨 분신대책위는 동아대병원 장례식장의 분향실이 좁은데다 남은 분향실도 없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부산의료원으로 옮길 것을 결정하고 새벽 2시 50분 경 동아대병원을 출발 3시 15분에 부산의료원 제5 안치실에 시신을 안치했다. 부산의료원 장례식장도 마땅한 분향소를 마련하지 못해 우선 제10 분향실을 임시분향소로 정하고 오전 10시 제1 분향실에 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일단 민주노총 등이 중심이 돼 긴급 구성된 대책위 한 관계자는 장례절차와 방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이후 계획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故 김동윤 동지는 김동윤 열사로 불릴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대책위`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정면 대응에 들어가는 등 다각적인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화물운송 노동자인 김 씨는 학습지교사·보험모집인 등과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이들 특수고용직 문제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화물 트레일러 운전기사 김동윤 씨(48)는 지난 10일 오전 10시경 부산 신선대 부두에서 분신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었다. 김 씨는 분신 당시 투쟁조끼와 머리띠를 두르고 있었으며, 분신 직후 동료들의 신고로 인근 동아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은데다 화염을 흡입해 폐와 기관지까지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
 
  김씨가 가입한 화물연대 부산지부에 따르면, 김씨는 밀린 세금 때문에 6개월 마다 한 번씩 환급되는 유류세가 가압류 되는 등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내와 함께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두고 있다.
 
 이와관련 화물연대는 이미 지난 11일 오후 2시 긴급집행위원회를 열어 핵심요구사항인 유가보조금 압류 해제 및 전액 지급, 유류가 인하 및 면세유 지급, 화물운송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 저지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이날 긴급집행위원회에서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과 함께 ‘화물노동자 생존권 쟁취, 제도 개선,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김동윤 조합원 분신대책위’를 구성하고, 요구사항 관철을 위한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된 투쟁일정에 따라 대책위는 12일 오전 10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장을 항의 방문했고 13일에는 건설교통부 장관을 면담하고, 14일에는 부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윤창호 화물통합노조(준) 조직실장은 “유류보조금 지급 등 화물운송과 관련된 많은 권한과 업무가 지방정부로 이관됐고, 부산항이 컨테이너 물동량의 80%를 차지하는데도 부산시가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방기해 이런 비극이 발생했기 때문에 부산시가 김동윤 조합원 분신 사건의 당사자”라며 “부산시가 세금조차 못 낼 정도로 몰린 화물운송노동자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APEC 정상회담을 저지하기 위한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윤 실장은 “김동윤 조합원 분신은 핸들을 놓으면 실업자가 되고 핸들을 잡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에서 발생한, 정부와 자본에 의해 강요된 분신”라며 “대책위는 이번 사건이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내고 투쟁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정상회담은 부산시가 “부산발전을 10년 앞당길 수 있다”며 공을 들이고 있어 대책위의 APEC 저지투쟁 결정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부산시장과 건설교통부장관 면담 결과에 따라 APEC 저지투쟁의 세부사항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조합원들에게 24시간 연락체계를 갖추고 정상운행에 임하면서, 14일 부산시청 앞 집회에 집중할 것을 ‘행동지침 1호’로 발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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