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섭의 우물안世評]프런티어타임즈의 '이해찬 양주파티' 보도와 한나라당의 잽싼 '논평'

 
▲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정읍의 ㅊ식당에서 폭설피해 보고를 받고 있다. 식탁 위에 양주병과 음료수병이 어지럽게 널려있다.(사진=정읍통문) 이게 문제의 사진에 붙힌 프런티어타임즈의 사진 설명. 정읍통문의 이해찬 총리관련 기사에는 이런 설명을 붙였다. 수성동 한 식당에서의 약식 보고...아무리 바쁘다지만 그래도...
 
李총리, 폭설피해 현장서 `양주파티`

`프런티어타임스` 라는 이름도 듣도 못한 인터넷신문이 27일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는 곧바로 야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랐고, 곧이어 한나라당이 이총리의 양주파티를 비난하는 논평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떴다.

내용인즉 지난 21일 이해찬 총리의 정읍 방문때, 폭설피해현장은 방문하지 않고 한 식당에 앉아 약식 보고를 받으며 양주파티를 벌였다는 것. 그러면서 `정읍통문 제공`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런 사진 설명을 붙여서.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정읍의 ㅊ식당에서 폭설피해 보고를 받고 있다. 식탁 위에 양주병과 음료수병이 어지럽게 널려있다.(사진=정읍통문)

하지만 이 기사는 보도 3시간만에 자진 삭제됐고, 프런티어타임즈는 `바로잡습니다`라며 정정보도를 냈다. 양주로 보인 검은 병은 정읍산 복분자 그마저도 따서 먹을 시간이 없었다고. 그렇다면, 그저 단순한 오보에 의한 일회성 해프닝에 불과한 것인가.

순진한 정읍통문, 음험하게 오바하는 프런티어

양주파티 기사가 나간 27일 오전 기자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기자라며 이해찬 총리의 정읍방문 관련 사진을 가져다 써도 되느냐고 물었다. 통문의 입장에서는 이미 `미디어오늘`이나 참소리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 기사와 사진을 `그냥` 제공하고 제공받는 입장에서 당연히 괜찮다고 했다. 프러티어 기자는 기사 내용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고 정읍통문도 묻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 3시경 정읍시청 기획감사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이해찬 총리 양주파티` 기사가 올랐고, 사진 제공자가 정읍통문이라 되어있는데 어찌 된 일이냐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확인해본 결과, 李총리, 폭설피해 현장서 `양주파티`  기사의 앞머리는 이렇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호남 폭설피해현장을 방문했으나 현장 시찰은 하지 않은채 식당에서 ‘양주파티’를 벌인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이 총리는 이날 폭설피해현장 확인차 전라북도 정읍을 방문 했으나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시내의 ㅊ식당에서 시장, 건설국장 등 시 관계자들의 브리핑만을 받은 뒤 ‘양주파티’를 가진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사진과 사진설명이 턱 하니 붙어있었다. 이건 분명하게 악의적인 짜깁기였다.

이런 황당한 일이. 기자는 곧바로 프런티어에 전화를 걸었고 삭이기 어려운 분이 폭발했다. 돌아온 답은 "죄송하다. 이미 삭제했다."

더 황당한 한나라당, "음 라이트 연합이로군"

그런데 엎지러진 물. 인터넷 포털의 힘은 막강하다. 이미 이를 정치기사에 올린 야후에는 200개 이상의 현정부와 이해찬을 씹는 댓글이 올라가고. 한나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식 논평을 냈다. 그리고 몇개의 중앙 일간지와 인터넷신문이 이를 받아 또 기사를 썼다.

한나라당의 맹령한 비난과 성토.

“이해찬 총리가 지난 21일 호남 폭설 지역을 방문했을 때 전북지역에서 가서는 현장 대신 식당에서 보고를 받고 올라왔다는 보도가 있다”...“국회의원을 5선까지 했다는 총리가 재난지역을 방문해서 피해 현장이나 주민은 외면한 채 공무원들로부터 종이보고만 받았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로 권위주의의 극치이다.”...“더더구나 아무리 반주라고 이해한다 해도 총리 자신이 무슨 목적으로 갔고 농민들이 어떤 지경에 처해 있었는가를 감안하면 그 밥상머리에 어떻게 양주가 올라온단 말인가"

그랬다. 이른바 보수 인터넷매체들. 최근 창간된 `뉴데일리`를 비롯해 `인터넷 독립신문`, 데일리언 등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프런티어타임즈`라는 것이다. 기자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게 그렇게 한 통속으로 연결된 것을.

`카피레프트` 농락한 `라이트` 연합

`카피레프트`라는 말이 있다. 저작물에 대해 독단적인 소유권을 인정하는 카피라이트(copyright) 에 반대해 유용한 정보를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도록 공개하자는 취지의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이 그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컴퓨터 운영체계 `윈도우즈`의 독점적 지위에 대항하는 리눅스라는 운영체계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물론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지적재산권보다 정보의 공유를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통문도 역시 나누고 싶다. 소통하고 싶다. 그래서 통할 通, 통문이다. 때문에 사진이나 기사물에 지적 재산권을 뜻하는 `ⓒ` 표시와 같은  저작권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협의하에 새전북신문 인터넷판, 참소리, 시민의 소리, 부안21, 미디어오늘 등의 기사를 옮겨오기도 한다.

기자의 분노는 이것 때문이다. 카피라이트 주장하지 말고 인터넷에서라도 정보를 나누자는데, 목적도 밝히지 않고 사진을 가져가 짜깁기를 하다니. `라이트 연합`의 농락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기사를 삭제하고 나서 올라온 프런티어의 정정보도. 제목은 그저 "바로잡습니다" 뭘 바로 잡는다는 말도 없다.

프런티어타임스의 27일자 <李총리, 폭설피해현장서 `양주파티`>제하의 기사는 사실과 다르므로 정정합니다.

프런티어타임스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전북 정읍의 폭설피해현장 확인차 정읍 ㅊ식당에서 피해보고를 받은 뒤 시.군.경 관계자들과 `양주파티`를 벌인 것으로 보도했으나 이날 식탁에 오른 술은 양주가 아니라 복분자주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총리실 측에 따르면 이 총리는 정읍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주를 마신 사실이 없으며 저녁 식사자리에 놓여 있는 병은 전북 지역에서 생산되는 복분자주와 음료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게 전부다. 더 이상 말이 안 나온다.

정체불명의 인터넷과는 카피레프트 절대사절

사실 관계가 다른 기사에 악의적으로 이용되었지만, 어쨌든 사진은 정읍통문을 통해 전해졌고 결과적으로 정읍시와 총리실에 누를 끼쳤으니 당연히 정읍통문의 책임도 있다. 또다시 유구무언. 하지만, 이제부터 정체불명의 인터넷과는 카피레프트 절대 사절. 주요섭 기자 lifeweb@naver.com (주요섭님은 전북 정읍 지역 인터넷 대안언론 `정읍통문` 대표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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