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2004년 논문 절대 이상 없어"
황우석 교수 "2004년 논문 절대 이상 없어"
  • 승인 2006.01.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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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논문 조작사실은 인정, "미즈메디에서 바꿔치기"



황우석 교수가 대 국민 사과와 함께 줄기세포의 바꿔치기 사실을 거듭 주장했다. 12일 오전 10시 30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는 국민 앞에 서있는 것이 부끄럽기만 할 정도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 교수는 총괄 책임자로서의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병원에 의해 바꿔치기 당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으며 서울대 연구팀이 갖고 있는 배반포 기술의 독보적 위치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우선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들 앞에 서있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이에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장, 관련 교수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자신이 총책임자로서 관리를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잘못과 2005년 논문의 데이터 조작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난자 제공의 문제에서는 자금의 일부를 자신이 제공했다고 밝혔다. 난자 동의서를 받은 것은 그 당시 난자제공과 관계된 관련법규가 없어서 요건을 맞추기 위해 형식상의 이유였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의 존재 사실과 원천기술의 보유 여부에 대하여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2004년 줄기세포에 대해 황 교수는 박종혁 연구원이 "지난(2004년) 12월 26일 기존 수정란 줄기세포를 정기검사를 했는데 우리들의 1번 줄기세포 DNA와 일치한다고 했다"라며 "논문에 기재된 핑거프린팅 결과가 같고, 그 검사결과는 미즈메디 병원의 김진미 연구원으로부터 수령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2004년의 논문에는 절대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조사위의 발표대로라면 2004년 2월과 9월에 미즈메디에서 확인한 줄기세포의 존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었다.

조사위의 조사 방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황 교수는 "유영준 연구원이 2004년에 DNA검사를 한 체세포를 박 연구원에게 제시할 때 이 체세포가 단성세포가 아님을 입증한 자신의 논문도 같이 건넸다" 라며 "전현용 연구원에게 제공하면서 (단성세포가 아니라) 줄기세포라며 기뻐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자리한 전 연구원도 황 교수의 주장을 인정했다.

황 교수는 또한 조사위가 유 연구원의 아내인 이유진 연구원의 진술을 근거로 단성 세포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2004년 당시 이 연구원은 인간의 난자를 다룰 숙련자가 아니었다. 인간의 처녀생식 세포를 만드는 것은 아직 아무도 이루어내지 못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미숙련자가 미성숙 난자를 3일씩이나 체외 숙성한 후 처녀생식 세포로 만들어 냈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며 처녀생식 세포에 관한 의혹을 일축했다.

배반포 기술에 관한 논쟁에 대해서도 황 교수의 반박이 있었다. 황 교수는 서울대 팀의 배반포 기술과 미즈메디 병원의 배양 기술이 합쳐지는 것이 곧 맞춤형 줄기세포의 원천기술을 의미한다고 밝히면서, 배반포 세포는 존재하는데 복제세포가 남아있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배반포 기술의 전 단계인 핵이식 기술은 서울대 팀이 세계 최고라고 거듭 주장했다. 황 교수는 "섀튼 교수가 흡입법으로 실패했던 실험을 피츠버그대로 파견 나간 박을순 연구원이 스퀴징 기법으로 성공한 것이 그 증거이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배반포 기술이 독보적이지 않다는 조사위의 견해에 대해서 황 교수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 교수는 조사위가 밝힌 뉴캐슬 대학의 머독 교수 연구팀의 배반포 기술은 2.7%의 수유율에  불과하다는 점과, 그 머독 교수를 영국정부에 추천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점, 그리고 머독 교수가 성공률 상승을 위해 황 교수 자신에게 자문했던 점등을 근거로 배반포 기술은 누구와도 절대 비교 불가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난자의 실제 사용 개수와 논문에 표시된 개수가 틀린 이유에 대해서 황 교수는 "(황교수 본인은)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생긴 오류"라고 설명했다. 자신은 단지 데이터를 받아보고 그것을 종합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그 성격 자체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수치가 틀린 이유에 대해서는 황 교수 연구팀의 김수연 연구원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논문에는 원래 의미 있는 데이터만 기재한다. 즉 실험에서 실제로 쓰이고 그것이 연구의 성과에 나타나는 자료만을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하기 때문에 논문에 기재된 난자의 사용개수는 틀린 것이 없다"라고 얘기했다.

미즈메디 병원이 왜 바꿔치기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황 교수는 "잘 모르겠으나 복제 배반포에서 줄기세포까지로 유도하지 못한데서 자존심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한다"고 얘기했다. 즉 미즈메디의 역할인 배양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자신이 책임자라면 배반포 세포는 계속 제공되고 있는데 성공하지 못하는 상황에는 다른 사람을 고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양분야의 전문가로서 정현민 박사나 박세필 박사 등을 거론하며 그간 배반포 세포를 배양하고 싶다고 접촉해온 외국의 연구팀도 많았었다는 게 황 교수의 주장이다.

황 교수는 "인간면역 유전자를 가진 무균 미니 돼지의 복제세포를 만드는 과정은 인간의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과 똑같았다"며 "서울대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이 돼지에  사용된 난자가 73개이고 그로부터 얻은 줄기세포가 3개"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이 줄기세포는 테라토마 검사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이 사실만으로 인간의 줄기세포 원천 기술을 주장할 수는 없으나, 2004년 30개, 2005년에 71개까지 총 101개의 배반포 세포를 미즈메디에 제공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배양했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노성일 이사장이 특허지분을 요구한 적이 없느냐는 의혹과 관련해선 "그런 일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2004년 말경 노 이사장이 자신에게 판교 프로젝트를 수 차례 이야기하며 이 계획을 맡고 잇는 행정고위인사를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당시 이를 거절 했고 그게 혹시 노 이사장이 서운함을 갖게 된 계기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노 이사장이 2005년 7월경 황 교수에게 교신저자 자리를 요구하여 거부당하자 제2저자로 요구했고, 황 교수가 김선종 연구원을 이유로 거부하자 기존에 제2저자로 내정되어 있던 김 연구원은 자신이 설득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로부터 하루 뒤 김 연구원을 설득했다는 노 이사장의 연락에 만나본 김 연구원은 `할 수 없죠`라며 씁쓸히 웃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2004년 논문 조작 의혹에 대해 "논문 조작이라는 그 기준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 사진이 상태가 안 좋았다는 것이 한 가지 흠이다. 그래서 미즈메디 병원에서 보낸 테라토마 블록을 서울대의 모 교수에게 사진을 찍도록 하였다. 이 사진이 본래 사진과 다르다는 것이 조작이라고 말한다면 그것까지는 모르겠다"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에 2005년 논문에 대해서는 데이터 조작을 인정했다. 황 교수는 "2005년 1월 9일 연구실로 사용되는 가건물 밑에서 오염물이 올라와 본관 6층과 동물세포배양실이 동시에 오염됐다. 미즈메디 병원으로 보낸 2·3번 줄기세포를 제외하고는 전부 죽었고 이 때 4개를 부풀린 것은 사실이다. 9·10번은 콜로니 형성 직전 상태였고 (데이터)의 과장은 사실이나 그 외의 다른 것은 그에 촉발되어 나온 결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재연의 기회를 준다면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우리 팀의 힘만으로도 성공할 것을 자신한다"라고 말했다.
논문 조작에 있어서 중압감이 원인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황 교수는 "나는 과학자로서의 최고의 기쁨을 맛봤다.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2004년 논문의 성과만으로도 손가락 당하지는 않을 위치였으므로 중압감은 없었다. 다만 잘못이라면 김선종 연구원이 내놓는 결과에 무비판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닐까 한다"며 자신의 성격을 탓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배양할 능력과 중간과정의 진실성을 진단할 안목이 자신에게는 없었기 때문에 사건이 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얘기했다.

황 교수는 논문조작으로 인해 불거진 비난의 화살들을 모두 자신에게 모아줄 것을 당부하면서, 자신의 연구팀들이 사회에서 매도당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지었다. 오형석 기자 lorrely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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