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청계천…흐르는 물 속으로 잦아 들어버린 아스라한 추억들'
'복원된 청계천…흐르는 물 속으로 잦아 들어버린 아스라한 추억들'
  • 승인 2006.02.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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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스러져가는 재래시장을 찾아서 세번째-동대문 벼룩시장



청계천에 가보셨나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하천을 되살린 일을 두고 전 세계가 놀랐다고 합니다. 아스팔트 숲 속의 청계천에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는 사실이 들리는 것을 보면 청계천의 복구는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기뻐할 만한 사업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잊혀진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처럼 청계천 복구 사업으로 인해 과거 청계천의 명물 중 하나였던 벼룩시장은 이제 청계천에서 그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벼룩시장이 있던 자리에는 청계천이라는 깔끔한 관광명소가 자리하고 있죠.
동대문에 시장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벼룩시장에 들러 `어디 쓸만한 물건이 없나`하며 두리번거리던 기억은 이제 추억이 돼버린 것입니다. 그럼 이 벼룩시장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벼룩 시장이 동대문운동장 속에서 상설시장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은 지난주에 취재했던 광장시장과 마찬가지로 알만한 사람만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저희 위클리 서울은 청계천에서 수십 년 간 장사를 하다가 동대문으로 옮겨간 벼룩시장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동대문 벼룩시장 안 모습. 청계천 변에 있을 때와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동대문 벼룩시장은 2년여 전에 동대문운동장에 자리잡았습니다. 원래는 청계천에 있었는데 청계천 복구 사업이 시작되면서 동대문으로 옮겨와야 했죠. 시장 이전 초반에는 사람들이 없어 힘들었다는 벼룩시장은 점차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 벼룩시장은 다른 시장들처럼 판매 품목에 따른 구분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시장판이죠. 판매 품목에 따른 분류가 없이 이곳저곳에 제각각 판을 벌리고 있는 까닭에 이 곳에 둘러보러 온 사람들은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둘러봐야 감이 잡힐 정도입니다.
언뜻 보면 이 곳은 여타 재래시장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시장 규모가 워낙에 큰 데다가 없는 게 없어 보이는 다양성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곳에는 `시장` 하면 떠오르는 야채 장수나 생선 장수는 없습니다. 이곳은 말 그대로 벼룩시장이기 때문에 주로 공산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산품에 관해서는 재래 시장은 물론이고 백화점, 대형 할인점 할 것 없이 그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고 있었습니다. 의류, 전자제품, 완구용품, 화장품, 골동품, 중고물품, 성인용품 등등에 이르기까지, 지면으로는 그 종류를 헤아리기가 곤란할 정도로 다양한 물품들이 손님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중고품도 있는 만큼 벼룩시장은 그 품목이 다양할 수밖에 없나봅니다.


#신제품들이지만 가격은 시중의 중고품들보다 오히려 싼 것도 많습니다.

벼룩시장을 크게 보면 두 구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쪽은 신제품을 파는 곳이고, 이곳을 지나면 본래 의미의 벼룩시장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첫 번째 구역이 벼룩시장이 아니라고 할 순 없습니다. 이 곳은 신제품을 중고품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구역의 첫 번째 골목을 들어가면 옷가게부터 나옵니다. 벼룩시장에서 가장 매출이 좋은 업종이 의류가게라고 하던데, 역시나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붐빕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나 살펴보니 백화점에서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을 싼 가격에 팔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특히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유명 회사의 스키복은 젊은 세대 손님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가게 주인 아주머니께 이 제품이 진짜냐고 물어보자 당연히 진짜라고 대답합니다. 어떻게 구입했냐는 질문에는 `다 방법이 있다`며 웃어 넘깁니다. 뉴스나 신문 지상에서는 소위 `짝퉁` 물품의 심각성을 제기하지만, 서민들도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사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할 것이라는 생각에 더 이상 물어 보고픈 마음이 없어집니다. 오죽 장사가 잘 되면 이런 곳에까지 정품이 들어올까 하는 생각을 하면 그 회사도 그리 큰 손해는 없을 것이란 생각은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닐 것이라고 위로하며 자리를 옮겼습니다.


#<나비네> 가게. 나비와 도자기를 같이 파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옷가게를 지나면 공구 용품 가게, 성인 용품 가게, 도자기 가게, 만물상들이 앞 뒤 가릴 것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골동품 가게는 특히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중고 카메라를 파는 가게 옆에 붙어 있는 오씨 할아버지네 골동품 가게에는 다른 곳처럼 물건이 쌓여 있지 않습니다. 책자 몇 권, 그릇 두 개, 낡은 시계와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 대 여섯 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을 따름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여기는 뭘 파는 곳이길래 이렇게 썰렁하담?`하고 의문을 품게 만들 정도로 단촐한 모습입니다. 기자도 여기에서 파는 물건들은 대체 무엇일까 하고 궁금한 마음에 주인을 찾았지만 가게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여기에는 주인이 없는 가게가 많았었습니다. 옆 가게 아저씨께 물어보니 주인은 놀러갔다고 합니다. 여기 벼룩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친구 같은 사이라고 합니다. 화장실에 갈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이 곳 주인처럼 놀러간다는 이유로 옆집에다 가게를 봐달라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온정이 넘치는 곳에서 설마하니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울까요?

한참동안 물건을 구경하고 있는데 그제서야 가게 주인이 돌아옵니다. 올해로 예순 다섯 되셨다는 오씨 할아버지는 기자의 아버지 항렬을 쓰고 계셔서 더욱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할아버지는 물건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안 살 거면 그냥 가라`는 표정이었는데 골동품이 신기해서 취재를 하려 한다고 하자 물건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자세히 설명해주십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낡은 신문에 둘둘 말려있는 요상한 물건이었습니다. 이게 뭐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혀를 찹니다. 할아버지는 "이건 서예가 석천 선생님의 작품이야. 8폭 짜리 병풍인데 벌써 40년이나 되었지"라고 설명해주십니다. 옆에는 석가모니 그림이 그려진 책이 두 권 있습니다. 할아버지 말에 의하면 탕카라는 것으로 우리말로 해석하면 불화라고 합니다. 12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이 탕카는 당삼채라는 유화물감으로 만들어져 그 당시 귀족이 그렸었을 거라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그릇이라 생각했던 것은 이조시대의 도자기였고, 낡은 시계로 보이는 것이 과거의 나침반이었던 식으로 이 곳에는 신기한 골동품들이 많습니다. 할아버지는 "여기 있는 것들이 `TV 진품명품`에 나가면 다 큰 돈 받어"라며 큰 소리를 치십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싸게 판다는 말을 붙이시는 걸 보면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골동품 가게가 요즘 불경기라 장사할 맛이 안 난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컬렉터(골동품 수집가)들이 배가 고프니까 골동품을 찾지를 않아. 3∼4년 전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요즘에는 통 장사가 안되네"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십니다. 꾸준히 찾아와 주는 단골손님들이 아니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불현듯 `양극화`라는 단어 하나가 떠오릅니다.


#골동품 가게에 진열된 상품들.

할아버지네 골동품 가게를 지나면 또 다시 새로운 풍경들이 찾아옵니다. 핸드폰 가게, 녹즙 가게, 장난감 가게 등을 지나치자 진짜 벼룩시장이 나옵니다. 신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가게들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진열`이란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늘어놓고 입으로 장사를 합니다. 백화점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겠지만 `적어도 벼룩시장이라면 이래야지`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원조 벼룩시장을 보면 정말 입이 벌어집니다. `저런 물건을 다 어디서 구해서 파는걸까?`하는 의문이 절로 생길 정도로 기상천외한 물건들이 늘어져 있는 까닭이지요. 이곳에는 현이 두 줄만 남아있는 바이올린에서, 내용물은 없는 고급 양주병들(여기에 보리차를 넣어 장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하네요), 원래는 명품이었지만 주인을 잃어 여기까지 왔다는 시계들, 70년대 드라마에서 봤음직한 고풍스러운 가구들, 80년대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기 등등… 벼룩시장이 아니면 세상 그 어디를 가도 찾아볼 수 없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신문에 똘똘 말아 놓은 병풍.

입을 벌리고 한참을 돌아보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명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계, 전기 기타, 카메라 등 중고 가전제품을 파는 아저씨였는데, 이 아저씨의 투덜대는 말투는 손님들을 웃기고야 맙니다. "그건 박정희가 쓰던 시계야. 사기 싫음 사지 마. 때 타!!", "노트북 가방이냐고? 그럼 그게 노트북 가방이지 핸드백이야? 그냥 사고 빨리 가", "돈이 모자라? 집에 갔다와. 돈 없음 못 사지 뭐" 등등 장사를 하는 건지 장난을 치는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만담을 늘어놓습니다. 아저씨와는 사진 찍으면 법정에서 만나겠다는 조건으로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여기(벼룩시장)는 장사가 안 될만해. 딴 데처럼 구분이 돼있는 것도 아니고 뒤죽박죽으로 물건을 늘어놨으니 장사가 되겠어? `벼룩시장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면 언제까지나 장사가 안 되는거야"라며 날카로운 비판을 해댑니다. 벼룩시장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번잡함이 상인들의 눈에는 반갑지 않은 모양입니다.

벼룩시장의 골목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주의해야 할 것은 충동구매입니다. 기자도 취재 차 갔던 길이었지만 충동구매의 위기를 서너 차례 넘게 넘겼습니다. 핸드폰 배터리 하나를 잃어버려서 고생하던 기자에게 핸드폰 배터리 중고품 가게는 충동구매욕구를 부추겼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어르신들은 발전식 손전등을 보면 그냥 넘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가정 살림을 책임지시는 어머님들은 홈쇼핑 대박 상품들을 외면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멋쟁이 여성들은 명품 액세서리들에 마음이 흔들릴 테고, 아기가 있는 젊은 부부는 싸지만 예쁜 장난감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이 곳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벼룩 시장이면 당연히 싸야 하는 거 아냐?`라고 반문하실 분들은 이 곳에 필히 방문해보셔야 합니다. 이 곳에는 물론 중고품도 있지만 대다수의 가게들은 신제품만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중고품 같은 가격에 신제품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이 곳 상인들은 다른 시장처럼 요란하게 호객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데 굳이 호객행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마음 때문이지요.

이 곳에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생선가게와 과일가게를 빼면 없는 게 없습니다. 먹거리 가게도 그 어느 시장보다 다양합니다. 다른 시장처럼 호객행위를 하지 않고, 백화점처럼 부담스런 친절을 베풀지도 않습니다. 그저 `필요한 게 있으면 사고 가라`는 이 곳의 분위기는 동대문에 왔다가 들러가는 손님들에게는 그래서 `딱`인 듯 합니다. 충동 구매를 조심해야 하고, 진짜 진품을 사고도 가짜로 오해받을 일을 조심해야 하는 이 곳 벼룩시장은 1년 356일 24시간 개방이라고 합니다. 동대문에 오시는 독자 여러분. 같은 물건을 비싸게 파는 고층 쇼핑몰에만 가지 마시고 이 곳 벼룩시장에 오셔서 진짜 알뜰 쇼핑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형석 기자 lorrely82@naver.com

-인터뷰-
<나비네> 가게 한경해 아주머니

벼룩시장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있는 만큼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가게도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나비 박제와 국산 도자기 세트를 취급하는 곳은 <나비네> 밖에 없습니다.

한경해 아주머니는 다른 분들처럼 2년 전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청계천 8가에서 업소용 냉장고 판매업을 하는 남편, 고3·중3 짜리 두 딸과 가정을 이루고 있는 아주머니는 도자기로 유명한 `한신토기`의 큰딸이라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도자기로 유명하신 만큼 아주머니도 도자기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그런데 왜 가게는 나비라고 불리는지에 대해 아주머니는 "여기서 나비를 파는 데가 우리 가게 밖에 없잖아요. 국산 도자기는 사람들이 믿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비로 유명해서 나비네 가게라고 불러요"라고 설명합니다. 국산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통 믿지를 않는다는 말에 조금은 씁쓸해집니다. 아주머니도 "어머니와 함께 직접 여주까지 가서 사온 물건인데, 사람들이 중국산 아니냐며 물건값을 깎으려 할 때면 정말 힘이 빠져요"라며 한숨을 짓습니다.

이 곳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는데 외국인을 상대로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주머니는 " 대충 다 알아먹어요. 미국 사람들은 영어만 쓰지만, 러시아 사람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말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오나봐요. 아!!!일본 사람도 자기네 말만 쓰네요"라고 얘기합니다. 아주머니는 소위 강국이라고 하는 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와서도 대접받으려 하는 것 같다며 웃습니다. 외신기자들이 대통령에게 영어로 질문을 하는 게 문제라고 하는데 그렇게 높은 곳뿐만 아니라 이 곳 벼룩시장에도 언어문제는 있는가 봅니다.

아주머니의 둘째 딸은 사춘기라서 그런지 아주머니의 직업을 조금은 부끄러워 한다고 합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가르쳤으면서도 `정작 어른들 자신은 어린이들에게 그 가르침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춘기 소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물건이 더 싸도 시장을 찾지 않는 문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자식 걱정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실리는 것을 불안해하는 아주머니 같은 경우가 더 이상은 생기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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