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요즘 아들 때문에 맘 고생이 심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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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2.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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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노인들 갈등 대상은 아들'이 가장 많아

우리나라 노인들이 주로 갈등을 겪는 대상은 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김지영 부연구위원은 지난 3일 발표한 `세대간 갈등과 노인학대`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일반적인 사회 관념상으로 보면 세대간의 갈등에는 고부간의 갈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노인들의 갈등대상은 며느리가 아니라 아들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은 전통적으로 노인들이 아들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 부연구위원이 2005년 6월에서 8월까지의 기간동안 서울 시내 노인복지 시설을 이용하는 65∼85세 남녀 노인 150명씩 총 300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노인들은 가장 심한 갈등대상은 아들이라고 대답했다.
남성 노인의 54.7%(82명), 여성 노인의 42.7%(64명)가 아들을 꼽았다. 남성 노인의 경우 아들 외에는 며느리(22.0%), 딸(20.0%), 사위(3.3%) 순으로 갈등대상을 지목했고, 여성 노인도 이와 같은 순으로 꼽았다. 
조사 결과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노인들이 심정적으로는 며느리에게 덜 호감을 느끼지만, 의사결정 등에서 아들과 부딪치는 일이 잦아지며 관계가 악화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원인을 분석했다. 자녀와 부모간의 역할이 충동하는 것이 원인이란 것이다.
자녀가 성인이 되어 집안에서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맡게 되고, 그 가장과 동등한 위치에 서있는 것이 며느리인 것이 보통이다.
본래 가장에서 물러난 노인 세대들과 새로운 가장 세대간의 역할 충돌이 세대간의 갈등 문제의 큰 원인인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갈등사례는 `부모 부양문제`다. 아들 부부를 제외한 딸과 그 사위와의 갈등이 적은 이유도 `부모 부양문제` 등은 전통적으로 아들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녀들이 생각하는 갈등 대상은 남녀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성인 남성의 경우는 친어머니를 갈등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응답이 97명(64.7%)으로 가장 많았다.
친아버지(20.7%), 장모(11.3%), 장인(3.3%)이 그 뒤를 이었다. 남성 노인은 54.7%가 아들을 갈등 대상으로 꼽은 데 반해, 아들은 아버지를 꼽은 경우가 20.7%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갈등을 겪고 있는 대상의 수치가 두 배 이상 차이나는 데에는 의사소통의 부족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경우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우선으로 꼽은 경우가 116명(77.3%)에 달해 고부간의 갈등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아들과 남성 노인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서로 간의 생각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며느리는 대다수가 시어머니를 갈등대상으로 여기는 반면에 시어머니는 20%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자녀와 노인들간의 갈등 유형으로는 남성의 34.7%와 여성의 43.3%가 `일정기간 동안 부모와 의도적으로 연락을 끊었다`고 답했다. 서로가 생각하는 갈등 대상이 다른 면이나, 갈등 발생 시 연락을 끊는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세대간의 의사소통 부족이 갈등 발생의 원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외에도 `부모에게 물건을 던졌다`는 응답자가 남성 8.0%, 여성 10.7%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2004년에 서울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학대신고 300건 가운데 학대로 인정된 상담 사례 184건을 분석한 결과도 발표됐다.
이 조사내용에 의하면 학대 가해자의 40.8%(75건)가 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는 며느리 20.7%, 딸 6.1%, 배우자 2% 순이었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의 원인을 김 부연구위원은 "부모의 일차적인 부양자가 아들 부부인 한국 사회의 문화와 심리적으로 밀착된 부모 자녀 관계에서 발생하는 고부간 갈등, 아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 등이 아들과 며느리를 학대 가해자로 여기도록 하는 원인에 있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세대간 갈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 부모와 성인 자녀의 호혜적 역할 관계를 구축하고 노인 부양을 자녀가 공동 책임지는 등 노인 부양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옥연기자 redpi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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