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대권 꿈에 불지른 이 누구인가??
이명박 시장 대권 꿈에 불지른 이 누구인가??
  • 승인 2006.04.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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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낮 청계천 방화 사건

불이 났다. 이명박 시장의 대권 야욕을 안고 흘러가는 그 청계천에 불이 났다. 25일 오후 1시경. 따사로운 봄햇살이 청계천을 비추고 있었다. 봄바람이 다소 세게 불고 있었다. 청계천 8가 황학교 인근 청계천변. 봄기운을 한껏 즐기며 청계천변을 걷던 행락객들은 뜻하지 않은 화재 사건에 적잖이 당황해야 했다.


#불이 난 현장. 오른쪽 조팝나무 묘목들이 일부 그을려 있다. 관리센터 직원들이 현장을 정리한 상태다.

황학교에서 청계7가 방향으로 불과 100여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불길이 치솟았던 것이다. 불이 난 곳엔 마른 물억새와 몇 종류의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물억새를 만난 불길은 봄바람을 타고 급속히 번져갔다. 중간 중간 심어져 있는 나무들의 새잎이 채 피어나기도 전에 불길에 타들어갔다. 화강암으로 된 벽이 검게 그을렸다.


#검게 그을린 화강암 벽.

때마침 근처를 걷고 있던 행락객 이모(64. 남)씨가 현장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곳서 빠져나오고 있는 한 40대의 남자도 보았다. 이씨는 그 40대 남자가 불을 지른 것으로 직감했다. 부랴부랴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인 것은 당시 청계천관리센터 소속의 몇몇 인부들이 현장 근처에 있었다는 점이다. 인부들도 불길이 번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현장으로 달려가 불을 끄기 시작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40대 중반의 노숙자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노숙자는 이미 술에 잔뜩 취해 있는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불을 지른 게 아니고 담배를 피우다가 꽁초를 버렸는데 불이 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클리서울> 현장 취재 결과 화재는 약 100여 미터에 걸쳐 일어났다. 마른 물억새들은 모두 타버린 상태였고 4-5년생 버드나무 30여그루도 불에 탔다. 묘목으로 심어놓은 꼬리조팝나무도 잔뜩 불에 그을린 상태였다.


#불길은 얼마든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불이 난 바로 앞의 마른 물억새 군락.

다행히 그곳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불길을 잡는 게 늦어졌다면 바로 옆에 있는 황학교, 그리고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책로에까지도 옮겨붙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는 불이 다 꺼진 다음에야 출동했다는 게 목격자들의 얘기다.


#불이 난 바로 옆 황학교에서 바라본 현장.

봄을 맞은 청계천엔 마른 풀들이 가득하다. 청계천 산책로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의 행위를 금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책로 바로 위의 대로변에선 얼마든지 담배를 피울 수 있다. 이미 몇몇의 인명을 앗아간 청계천. 또다른 죽음의 신은 얼마든지 고개를 내밀 수 있다. 시민들의 올바른 의식과 함께 관계 당국의 좀더 철저한 안전관리 문제가 절실하다. 정서룡 기자 sljung9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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