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드디어 막걸리를 마시다
남자, 드디어 막걸리를 마시다
  • 승인 2006.04.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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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숭인동 길레스토랑 익산떡의 육자배기로 풀어내는 情

남자, 드디어 막걸리를 마시다

어? 왠 막걸리?? 남자가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맨날 소주만 마시던 남자였다. 흘낏 쳐다보는 화자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남자 한마디 한다.

"이 막걸리가요…진짜 좋은 술이에요."
당연한, 아니 당근인 말씀.



"왜…."
갑자기 왜 주종을 바꿨느냐는 소리다. 답변은 간단하다. 좋아서이다. 뒤에는 많은 사연들이 깃들어있음을 화자는 안다. 그중 한가지는 일주일에 5일은 마시는 술(남자와 여자가 얘기한 바로는), 주력이 딸리는 것일 게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 한마디 한다.

"맨날 소주만 마시다 보니까, 몸이 축나요…."
전부 당연한 소리다. 막걸리라고 별 다를 수 있느냐고?? 막걸리 예찬론자로서 답은 물론, 이다. 막걸리는 효모가 살아 있는 곡주다. 바로 화자의 딸이 영어로 얘기하듯 `코리안 와인(korea wine)`인 것이다. 전에 얘기했다. 막걸리를 `복용`한 다음날 아침의 축복에 대해선…. 투명한 물 속에 길다랗게 몸을 뉘인채 찬란한 빛을 발하는 황금색의 축복.

남자 술꾼 아니랄까봐 `황금똥`에 대해 언급한다. 이미 경험을 해 본 모양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남자에겐 이미 전작(前酌)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전작도 막걸리였을까? 불행히도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남자가 지난주 <위클리서울>에 실린 기사를 봤다. 화자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읽어본 독자님들은 알겠지만 남자가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대목이 여럿 포함돼 있었던 까닭이다.

이럴 땐 미리 자수해서 광명 찾는 게 장땡이다. 신문이 나오기 이전부터 미리 예고를 했다. 이후 터져 나올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화자의 얕은 머리굴리기다.

"기분 괜찮으시죠??" 은근슬쩍 물었다.
"하…하…하…괜찮고 말고요."

그럴 줄 알았다. 남자 화통하기 때문이다. 어라? 그런데 사족이 붙는다.
"이왕 쓰시는 거 제대로 좀 써주지…."

오잉?? 이게 무슨 말. 궁금해 할 필요는 없다. 바로 첨언이 따라붙는다.
"우리 회사 홈페이지 주소도 좀 실어주고…."

끝이 아니다. 이왕이면 회사에 와서 일하는 직원들 모습과 사무실 구경도 하고, 회사 돌아가는 상황도 좀 취재해서 기사를 써달라는 주문이다.

`아이고야!!`
화자, 신음소리 나온다. 사실 여기에 실리는 이 상자 기사는 어느 사람이나 업체를 홍보하기 위한 기획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대한민국 95%를 차지하는 서민들의 한 터전을 무대로 해 그곳서 벌어지는 소소한 얘기들을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공감해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다.

방법은 양해를 구하는 수밖에….
"하…하…하…그냥 해본 소리였수!!"

그래도 화자 미안하다. 그래서 일터 사람들과 의논했다. 결론은 홈페이지 주소(덕성교육닷컴/www.ds-academy.com)는 실어주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것. 다행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남자와 여자의 일터 얘기는 따로 한 번 소개해 드릴 작정이다. <다음호 계속> 정서룡 기자 sljung9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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