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4일부터 6일까지 2박3일간 초등학교 마지막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2박 3일로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갔다. 어린이날 하루 전인 5월 4일 출발해서 6일날 돌아오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어린이날을 아빠, 엄마와 떨어져 지낸다는 게 약간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장소는 경주. 얘기를 들은 바로는 다른 학교들도 거의 다 그곳으로 간단다. 아침 일찍부터 가방을 싸갖고 나갔다. 아빠가 출근하는 길에 학교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가는 도중 김밥집에 들려서 전날 주문했던 김밥을 받아 학교에 도착했다.

<첫번째날>

교실에는 수학여행 때문에 들떠있는 친구들의 목소리로 꽉 차 있었다. 선생님도 도착하고 모두가 다 모이자 버스를 타기 위해 나갔다. 가던 도중 엄마를 만나서 선생님의 점심을 받았다. 이유는 내가 회장이기 때문에 선생님 도시락을 챙기기로 한 때문이었다. 차에 올라서 안전벨트를 메고 출발했다. 버스 안에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같이 노래를 부르며 갔다.


#포항제철

버스는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첫 번째 휴게소에 들렀다. 그런데 이번에 차에 타면 내가 노래를 불러야 했다. 왜냐하면 아무도 부르는 사람이 없어서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회장단을 시켰는데 남자회장인 송하용은 벌써 부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발을 띄기가 싫어졌다. 노래를 부르는데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혼자 휴게실에 남을 수도 없는 일. 하는 수 없이 차에 올랐다. 그런데 이게 왠 횡재? 기사 아저씨가 노래를 시키는 대신 투표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에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제목은 <귀신이 산다> 였다. 나와 내 옆에 있던 친구 미지와 박아론, 오정우는 이미 본 것이어서 서로 장난을 치면서 놀았다.


그새 두번째 휴게소에 도착. 이번에는 점심을 먹어야 했다. 아침에 산 김밥을 들고 나왔다.그런데 내가 `쫑`이라고 부르는 찐드기와 다름없는 하경이가 점심을 싸오지 않아서 내 김밥 한 줄을 주었다. 다행스럽게 내가 두 줄을 사온 것이었다.

맛있게 먹고 난 뒤 일회용 카메라를 샀다. 왜냐하면 귀중품, 디지털 카메라, 핸드폰, MP3 등은 가져오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일회용 카메라는 7000원이나 했다. 그래도 추억을 남기기 위해 하나 샀다. 원래는 8000원인데 여자한테는 7000원으로 파신다고 하셨다. 시간에 맞추어 차에 탔다. 이번엔 기사 아저씨께서 전에 녹화해 놓았던 여러 가수들이 나오는 프로를 보여 주셨다. 계속 보다 보니 동방신기도 나왔다. 동방신기가 나올 때마다 친구들은 나에게 시선을 보냈다. 친구들도 내가 동방신기의 팬인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혼자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 첫번째로 가 본 곳은 포항제철이었다. 이곳은 학교 운동장의 100배(?)정도 넓이가 되었다. 내려서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줄을 서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안은 아주 더웠다. 안에는 빨간 큰 철덩어리가 물에 씻기고 있다. 물에 들어간 철은 나중에 회색으로 돌아왔다. 겨우 다 구경하고 나오니 아주 시원했다. 두번째는 문무왕릉에 갔다. 그곳에서는 2박3일간 우리를 안내해주실 교관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문무왕릉은 동해바다에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왕릉처럼 그런 거대한 무덤이 있는 것이 아니고 문무왕의 뼈가루가 바다에 뿌려져있다고 했다.

설명을 듣고 교관선생님과 경주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방이 정해지자 각자 방에서 짐을 풀고 저녁밥을 먹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두번째날>

다음날 일찍 기상해서 씻고 아침밥을 먹고 괘릉에 갔다. 원래는 다음날 가는 것이었으나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 이날 다 가기로 한 것이었다. 괘릉에는 불국사가 있어서 안에 들어가도 보았다. 그날은 석가탄신일이여서 사람이 많았다.


#괘릉

다음은 첨성대가 있는 곳이었다. 마차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에 아이들은 설명도 듣지 않고 마차만 보느라 정신이 없다. 이곳에서는 졸업 사진을 찍기도 했다. 너무 즐거웠다. 다시 숙소에 와서 점심을 먹고 천마총에 갔다. 휘귀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저녁이 되자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저녁밥을 먹고 나서 제일 기다렸던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졌다.
장기자랑을 하기에 앞서 게임을 했다. `야!야!` 게임도 했다. 여자 중에 제일 목소리 큰 친구들이 나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연애인이랑 닮은 자기반 남자애를 불러와서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양 옆사람 중 아무한테나 "야!" 라고 외치면 "야!" 소리를 들은 사람이 양 옆사람 중 한명에게 웃지 않고 빨리 "야!" 라고 외쳐야 한다. 서로를 보면 "야!" 를 외쳐야 되니까 부담이 돼서 잘 외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구경하던 아이들은 재미있어서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다음은 장기자랑 순서. 처음부터 한 여자 친구가 나와 화끈하게 춤을 추었다. 금새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덕분에 장기자랑 타임도 마지막까지 신나게 놀 수 있었다. 그리고 단체로 춤도 췄다. 레크리에이션이 끝나고 숙소로 들어가서 11시 30분까지 놀고 숙소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마지막날>

새벽6시에 일어나서 씻고 나와 같은 시간에 일어난 친구 채영이와 공기놀이를 했다. 시간이 지나고 기상 시간이 되자 모두 기상해서 잠자리를 치우고 아침밥을 먹었다. 비가 와서 안에서 놀고 있었는데 각 반에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씩 내려오라고 해서 내려갔는데 바로 역사 신문을 만드는 것이었다.

큰 전지를 들고 숙소에 들어갔다. 1시간 30분 동안 만드는 것인데 우리는 딱 마감 시간에 맞추어서 만들었다. 다 만들고 아쉽게도 집을 싸서 집에 가는 버스에 올라야 했다. 버스까지는 가까운 거리였지만 비가 세차게 쏟아져서 온통 비를 맞으며 뛰어가야 했다. 아이들도 다 비에 젖어서 물에 빠진 생쥐 같았다.

버스로 2시간 정도 가서 휴게소에 갔다온 뒤 또 버스에 올랐다. 다시 버스로 2시간 정도 더 가서 마침내 서울에 도착했다.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나와 계셨다. 너무 반가웠다. 엄마와 나는 마치 이산가족처럼 반가워했다. 집으로 돌아 가려고 하니 계속 함께 있던 친구들과 떨어지는게 아쉬웠다. 그러나 내일 모레면 다시 만나야 할 운명. 과감하게 발길을 돌렸다.

집에 돌아가니 아빠도 계셨다. 아빠가 물었다. "어때, 수학여행 재미있었어?" "응…." 대답은 간단하게 했지만 이번 수학여행은 정말 평생동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청량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위클리서울 어린이마당 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지요.>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