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1900년 지어진 강화도 성당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무덥고 습하면 그런 대로 짜증이 많이 나는 계절입니다.
서로에게 좀 더 많은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시기지요.

강화도에 몇 번씩 다녀왔지만 얼마 전에야 알게 된 곳이 있습니다. 고려 궁터 근처에 있는 강화도 성공회 성당(사적 424호)이 그 곳입니다. 국내 최초의 한옥식 성당인 이 곳은 서양의 종교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얼마나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는지 알게 해 줍니다. 오죽하면 지나가는 스님이 `절`로 착각해 합장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으니까요. 

이 건물은 20세기 초인 1900년 지어졌는데요, 정문부터가 전통적인 한옥 대문에 태극 문양까지 그려져 있어 일반 한옥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다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원 안에 십자가 문양이 있어 `성당`임을 보여주고 있지요.

<천주성전> 이라고 돼 있는 현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사찰의 그것과 너무 흡사하지요. 기둥에 있는 세로 글귀 역시 전통 양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성공회의 교리 사상과 연관돼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붕 형태라든가, 용마루, 처마 등 성공회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지를 보여줍니다.

세상 그 어느 화두보다도 뜨거운 논쟁이 되는 화두가 `종교`일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로 인한 대립과 인명살상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더 포용하고 한발짝 물러서면 공존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강화도 성당이 그걸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한편에서는 전쟁 위기론까지 나오는군요. 개인이나 국가나 적절하게 조화된 입장을 통해 평화로운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 
글·사진/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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