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대 후폭풍...昌의 훈수 정치가 시작됐다, 왜?
한나라당 전대 후폭풍...昌의 훈수 정치가 시작됐다, 왜?
  • 승인 2006.07.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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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랑' 정계 복귀·대권 재도전 주장

이회창 전 총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비판을 동반한 등장이어서 한나라당내 역학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복귀 이후 정치와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둬 왔던 이 전 총재가 최근 들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한나라당 전대 이후 당내 역학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어서 이 전 총재가 모종의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이 여전히 대권 도전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총재의 정치력은 내년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을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더욱이 당내 두 유력잠룡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향해 나온 것이어서 이를 받아 들이는 측에선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전 총재는 최근 취임 인사차 자신을 찾은 강재섭 신임 대표를 맞아 "전당대회가 대리전 양상으로 비친 것에 대해 걱정의 소리가 많다"면서 전대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신임 대표는 어느 특정인의 대리인도 아니며 이제는 당을 공정하게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그 동안의 연결고리는 상관 없이 새 입장에서 새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권주자들 경고!

이에 앞서 이 전 총재는 헌법포럼 주최 특강에서도 "이번 전대가 대권주자들의 대리전처럼 된 것은 아주 잘못이다"면서 "대권주자 스스로 조심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 "처음 개혁적 인물 운운하면서 특정인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단초가 됐는데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고,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측근들이 이에 대응하고 전대에서 이재오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 자리를 옮겨 연설을 방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일침을 날렸다.

강재섭 대표와 박 전 대표, 이 전 시장 모두 이 전 총재로부터 따끔한 비판을 받았던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재의 훈수 정치가 시작된 것 아니냐면서도 이번 재보선에서 자신의 측근인 이흥주 특보가 공천에서 탈락한 게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전 총재의 정치적 위기감이 심화됐고, 공개 발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여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이 전 총재는 "최근 개헌론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나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아 자칫 정치도구로 이용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정의 어려움은 헌법이 잘못 됐기 때문이 아니라 국정운영이 미숙하거나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이다"고 현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이 전 총재는 대통령 중임제와 관련, "총선과 대선의 시기가 달라 불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헌법을 고쳐야 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중임제 하에서는 2기 초반부터 레임덕 현상이 시작된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현행 헌법은 대선과 총선 시기가 달라 대통령 인기의 동반효과가 발휘될 수 없고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용해 여소야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정부의 통치성, 효율성이 떨어지는 폐단이 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여소야대 상황에서 `식물대통령` 운운하면서 고충을 호소한 바 있지만 현 정부의 어려움은 여소야대 자체가 아니라 민주적 국정운용의 의지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또 "노 대통령은 내가 기억하는 한 총리와의 역할 분담을 공언하고 시도한 대통령이지만 이해찬 전 총리의 지나치게 오만한 행동으로 역할분담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며 "이 전 총리가 국회에 나와 야당의원을 경멸하고 면박을 주는 등 대야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겨냥해서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소홀히 해 한국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고 있고 심지어 북한에까지 무시당하는 기막힌 처지가 되고 말았다"면서 "정치권에서 한가하게 개헌을 말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킹 메이커` 역할론

이 전 총재의 정치력은 아직도 한나라당 내에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비서실장에 창계인 유승민 의원을 임명했던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으며 이 전 시장측에도 이 전 총재의 보좌진 출신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이 정계복귀와 대권 재도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킹 메이커` 혹은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이 전 총재의 발언은 정치력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전 총재로선 당내 힘이 급속히 박 전 대표에게 몰리는 상황이 위기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높다.
서서히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이 전 총재의 발걸음이 어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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