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끝나는 7월말 김근태 위기론 솔솔

열린우리당 대권 경쟁이 불 붙기 시작했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9월 정기국회 이전 가급적 빨리 당에 복귀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최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7·26 재보궐 선거가 끝나는 시점이 개각 시점으로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치인 장관들의 진퇴 문제는 본인의 정치적 결정을 존중하는 입장"이라고 말해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후임 법무장관에는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임내현 전 법무연수원장, 정홍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허진호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문재인 전 민정수석, 정상명 검찰총장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천 장관의 당 복귀에 따라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등 기존 잠룡들도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천정배가 당으로 돌아온다.
천 장관은 지난 21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오늘 오전 절차를 밟아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이제 당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장관의 사표는 큰 변화가 없는 한 수리될 것으로 보여 열린우리당 내 역학 구도도 이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재보선에서 참패가 예상되는 만큼 김근태 의장의 리더십 또한 위기가 예상되는 시점이어서 천 장관의 복귀는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창당 주역으로 불리는 이른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트로이카가 천 장관의 컴백으로 재현될 지도 관심이다. 일단 신기남 전 의장 측에선 적극 협조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서 대선 후보 뽑자"

당내 `신진보연대`를 이끌고 있는 신기남 전 의장이 대선후보 조기 선출을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에 이어 열린우리당도 본격적인 경선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 전 의장은 최근 발행된 `신진보리포트` 기고문에서 "우리당의 가치에 맞는 우리당의 대선 후보가 먼저"라며 "그런 후에야 국민적 요구에 따른 새로운 정치연합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당 내외를 가리지 않고 문호를 활짝 열자는 지도부의 국민경선제 도입 구상에 맞서는 것이어서 양측간의 치열한 논리 대결이 예상된다.

신 전 의장의 구상은 개혁 정체성을 담아내는 대선후보를 조기에 선출하는 과정에서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그 이후 범 여권의 최종 단일후보를 창출하자는 게 핵심이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개혁성 강조`라는 평소 이미지의 연속으로 보여지지만 최근 당내 상황을 감안할 때 "느닷없다"는 비판 또한 없지 않았다.

때문에 신 전 의장의 주장은 천장관의 당 복귀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천 장관과 신 전 의장이 정치적 교감을 가져왔던 만큼 이른바 `천신정` 그룹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의장도 이와 관련, "이제 창당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다시 중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 의장 측에서는 "판을 잘 짜고 틀거리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며 순서가 바뀌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근태 흔들기` 본격화

이와 함께 세 축의 하나를 담당했던 정동영 전 의장측의 김근태 흔들기도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김원길 원내대표가 선봉에 섰다. 정 전 의장계로 분류되는 김 대표는 최근 언론들과의 접촉에서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과 관련, 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걷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김 의장측의 불만도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김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 자신을 만나 상의한 내용을 공개하며 김병준 전 청와대 실장의 부총리 내정에 반대하는 당내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누차 건의했지만 결국에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김 의장이 몇 번이나 말을 꺼내려 했지만 결국 못했다고 하더라"면서 지도력을 문제 삼았다.

김 의장측에선 김 원내대표가 자꾸 비공개회의 내용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유상민 기자 upor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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