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낙산사에서


상서로운 구름이 짙게 피어오르는 듯,
여섯 마리의 용이 옥반(玉盤)에
해를 받들어 떠받쳐 올리는 듯,
붉게 물든 태양이
동해에
찬연히 떠오르는 모습이라.

우리나라 가사 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이 쓴 관동별곡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송강이 묘사한 낙산사의 일출은 굳이 낙산사를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바로 눈앞에서 동해의 아름다운 일출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눈 내린 설악산

붉다 못해 핏빛처럼 바다를 물들이며 떠오르는 동해의 일출. 새벽의 어스름을 젖히고 조금씩 조금씩 올라오는 태양의 몸짓은 마치 용광로에 달궈진 시뻘건 구슬이 바닷물을 뚫고 나오는 듯한 자태를 연상케 합니다. 누구라도 넋을 잃지 않을 수 없죠. 어쩌면 동해의 일출은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표현하는 가장 웅대한 현장일 것입니다.

12월 어느날 동해에 갔습니다. 설악산에도 잠깐 올랐고, 낙산사에도 들렀습니다. 일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그러진 못했습니다. 여기 실은 일출 사진은 이전에 찍었던 것입니다.


#소방차가 상시 대기하고 있다.

낙산사…지난해 4월 화재로 인해 많이 망가졌습니다. 복원 작업이 한창이더군요. 불에 탔던 주변의 나무들도 조금씩 조금씩 소생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연의 신비입니다.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서 사찰 바로 옆에 소방차 상시 대기중이기도 하더군요. 미리 대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낙산사는 동해변에 위치한 대표적 사찰입니다. 특히 의상대에서 바라본 낙산사 일출은 관동팔경의 하나일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 웅장한 자태로 동해를 바라보는 해수관음상의 대자대비한 풍모는 보는 사람들에게 절로 신심을 불러일으키지요.


그 낙산사에서 티베트의 등불이자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님의 말씀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불행한 상황에서도 타인의 불행을 짊어질 수 있기를, 행복한 상황에서 내 행복이 타인에게 전해져 허공이 행복으로 가득 차기를…." 글/정명은 사진/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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