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논평 전문>1.11대책, 개발관료의 개발업자를 위한 국민기만극

2007년 새해벽두부터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고위당정협의를 갖고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개발업자의 폭리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관료와 개발업자가 국민과 여당특위의 비판 속에서 국민을 또 다시 속이기 위해 만들어낸 `국민기만극`으로 평가한다. 이번 대책은 20006년 하반기 집값폭등으로 인한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여당 부동산특위가 마지못해 제시했던 대책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며, 2006년 9월 서울시장이 발표한 주택정책보다 6년이나 후퇴한 대책에 불과하다.

참여정부는 집권 4년간 2000조원 이상의 부동산가격을 폭등시키고, 분양가는 서울, 수도권 3배, 지방은 2배이상 폭등시켜 양극화를 조장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는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이제는 중앙정부보다 5년 앞당겨 후분양을 시행하겠다는 서울시장, 공공은 물론 민간분양원가도 공개하겠다는 대통령, 대지임대부 건물만 분양하겠다는 한나라당, 환매조건부 분양하겠다는 여당, 그리고 국민의 80%가 지지하는 후분양, 85%가 지지하는 원가공개, 70%가 지지하는 공공주택 등 국민대다수가 지지하는 부동산 정책을 개발관료가 노골적으로 개발세력과 한마음 한몸으로 뭉쳐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그동안 경실련은 후분양제를 거부하는 개발업자들이 선분양 특혜를 유지하며 분양가 자율화 특혜까지 이용하여 폭리를 취해 온 사실을 파헤쳐 국민에게 알려왔다. 당정은 이에 대한 국민비난을 피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확대적용 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판교신도시사업이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처럼 정부가 분양원가인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잔뜩 부풀려놓은 상황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에 확대 적용하더라도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민간택지의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는 이미 자치단체장에 의해 58개 항목의 원가가 법에 따라 공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정은 오히려 검증능력과 분양가격의 책임성도 갖지 못한 허수아비 위원회를 만들어 겨우 7개 항목만을 공개한다면서, 이것을 원가공개라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경우 분양원가의 60%를 차지하는 택지비를 택지매입비가 아닌 감정가격으로 하겠다는 것은 건설업자의 탈법행위를 아예 합법화해주고 폭리를 확실히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건설업자들이 택지비와 건축비를 허위 신고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법률적 책임을 묻는 처벌조항을 마련하라는 요구는 아예 없고, 오히려 분양원가와 관련된 분쟁을 방지한다는 핑계로 분양공고문에 원가공개 내용의 법적 효력이 제한된다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하여 소비자들이 설계와 다른 시공을 했을 경우, 가구를 바꿔치기했을 경우에 따르는 손해배상청구나 하자보수 등 법률적 권리보호 마저 제외시켜 버렸다.
 
또한 강제수용한 국민의 땅(공공택지)을 건설업자에게 팔아넘겨 지난 4년간 건설사의 폭리를 조장해왔다는 것을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지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민간건설사에 더 낮은 가격으로 되팔겠다는 것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개발업자와 개발관료가 한 몸통임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공공주택 확충 방안은 아예 언급도 없다. 경제력이 약한 서민들을 위해서 공공주택을 시급히 확충하여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당연한 책임임에도 기본적 의무조차 하지 않겠다는 듯이 언급도 없다. 한나라당의 대지임대부 건물분양, 열린우리당의 환매조건부 분양, 민노당의 공공주택 건설 등 건설업자에게 공공택지를 팔지 말고 국민주거안정에 활용하라고 하는 대안들도 시범실시를 통해 시늉만 내겠다고 해버렸다.

후분양제도 마찬가지다. 2004년 2월 국민과 약속했던 후분양제 시행방안에 의해 2007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후분양 이행을 1년 뒤로 순연시켰는데, 이는 참여정부에서는 후분양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는 서울시장이 정부보다 5년 앞당기겠다는 것을 오히려 6년 뒤로 미루는 것이다. 

결국 당정협의 결과는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개발이익을 모두 개발업자에게 합법적으로 보장하는 개발세력 천국을 만들겠다는 `국민기만`대책이다. 국민들은 이제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실련은 집값안정을 바라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개발관료와 비호세력을 청산하는데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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