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일해공원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년에 전두환 씨의 조상을 모신 호구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창녕군 남산 호국공원에 있는 전두환씨의 14대 조상 `전제 장군 충절사적비`. 이 공원은 전두환씨가 대통령으로 있을 당시 관선군수에 의해 조성돼 `아부용`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경남도민일보> 보도 내용이다.
`일해공원`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석하지만, 전두환씨의 조상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창녕 호국공원의 문제는 슬그머니 잊혀지고 있다.
창녕군은 전두환씨가 대통령으로 재임중이던 지난 1982년 5월 영산면에 남산호국공원을 만들었다. 당시 군은 공원에다 `전제 장군 충절사적비`를 세웠다. 전제 장군은 전두환씨의 14대 조상이다.
이 때문에 당시 관선 군수가 독재자에게 아부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01년 이 사적비와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벌어졌으나 해결되지 못했다.
△과장된 공적 = 이 사적비에는 `전제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아 영산 박진과 의령 정암에서 대첩했고 화왕산성에서도 큰 공을 세웠다`고 적혀 있다. 당시 <경남도민일보>가 취재한 결과 이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정확하게는 전제 장군이 의병장이었고 의병을 모은 것은 사실이지만 "화왕산성에서 크게 이겼다"는 공적 등은 과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과잉 충성 의혹 = 특히 사적비가 세워진 때가 전씨의 대통령 재임 시절이어서 당시 관선 군수가 정치적 의도를 실어 `과잉충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때문에 과거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사적비를 철거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당시 김진백 창녕군수는 현직 공무원이 논할 게 못된다며 논란을 비켜갔다. 2001년 그는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사항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역사학자나 향토사학자 또는 문중에서 전거를 갖고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며 "지나간 역사를 현직 공무원이 말하는 것은 영역 외의 문제"라고 했다.
△경남도청 영정도 논란 = 전두환씨 조상의 사적비와 함께 경남도청 4층 대회의실에 있는 `영수 전제 장군` 영정도 도마에 올랐었다.
영정은 `향토 출신 선현`이라는 제목 아래 문익점·김종직·조식 선생과 사명당, 정기룡 장군과 같이 봉안돼 있다. 영정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창녕 박진·의령 정암에서 승첩했고 정유재란 때는 울산 도산전투에서 선봉장으로 크게 전공을 세우고 전사했다"고 적혀 있다.
이 초상도 만들어진 때가 `전제 장군 충절사적비`가 세워진 다음해라서 역시 `과잉충성`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아직도 그대로 = 논란이 있은지 6년이 지났지만 사적비와 영정 모두 당시 그대로다. 이에 대해 전두환(일해) 공원반대 경남대책위 김영만 공동대표는 이번 기회에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일해공원이나 전제장군과 관련한 논란은 모두 청산되지 못한 역사 때문에 이번에 생긴 일"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아부와 과잉 충성의 잔재들을 근본적으로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 이병하 공동대표도 잘못된 역사 평가를 제대로 돌리자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04년 당시 공무원노조 경남도청지부장으로 경남도가 전제장군 영정과 관련해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모든 것은 다 역사적 평가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완전히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