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직장 동료들과 떠나는 정기 산행 후기-도봉산편

이번 산행은 서울의 진산(鎭山)이라 불리는데도 우리직원 등산모임(성동구청 지적과)에서는 아직 찾지 못한 도봉산을 탐방하기로 했다.

오늘도 역시 늦잠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산이라서 약속시간을 다소 늦게 정한 것이 지난번 소요산 산행 때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다.

다들 멀리서 오시는데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이가 늦을 수 없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도봉산역 쪽으로 뛰어 한달음에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북적거리는 사람들 중에 아직 우리 직원들 얼굴은 안 뵌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이 모임을 처음 제안하신 최윤구 과장님과 안인숙씨가 도착하고, 곧이어 정경진 계장님과 항상 꼴찌인 김동성 주임까지 도착하고 보니 오늘 함께 할 동지가 전부 모였다.

비록 지금까지의 산행인원 중 가장 단출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정예인원으로 더욱 알찬 산행이 될 것임을 다짐하며… 자~ 출발~!!

도봉산은 필자가 도봉구청 재직 당시 마지막으로 찾은 이후 처음이니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예전에는 도봉산역에서 매표소까지 올라가는 길 중 일부가 비포장이었는데, 지금은 제법 잘 닦여진 길과 양쪽으로 즐비한 상가들이 5년의 시간을 실감케 한다. 그런데 상가를 지나다가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모두 세숫대야만큼이나 큰 그릇에 먹음직스런 겉절이 김치가 수북이 담겨있는 것이다. 각 집마다 그릇의 모양새가 다 똑같은걸 보니 같은 집에서 담궈서 배달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김밥과 컵라면, 막걸리를 사면서 마음씨 좋아보이는 아주머니에게 겉절이 김치도 넉넉히 얻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2007년 1월 1일부터 폐지가 된 이후로 도봉산매표소는 명칭도 `시인마을`이라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설명인즉 시집을 비치해두고 잠시 쉬면서 자연 속에서 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시인마을`을 지나니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서 매입하여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는 도봉공원이라는 음식점 건물이 흉측하게 방치되어 있다. 필자도 예전에 이곳에 들렀었는데 떨어지는 폭포와 흐르는 계곡물을 벗삼아 즐기는 맛이 꽤 운치 있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게 반갑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저런 모습으로 남아있는 게 눈살을 찌뿌리게도 한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오른쪽을 보니 5년전의 금득사가 광륜사로 바뀌어 있다. 건물이나 시설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사찰도 명칭을 바꿔 새로이 개원을 하는가보다.


#광륜사

광륜사 옆 갈림길에서 어느 코스로 오를지 고민이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동참하신 과장님 체력이 다소 걱정이 되어 김동성 주임과 잠시 상의를 했는데, 오늘 참가하지 못한 이종해 주임이 너무 멋지다고 강력 추천한 다락능선코스를 계획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다락능선코스는 처음 타보는데 초반에는 살짝 땀방울이 배어나오는 정도로 가볍게 워밍업하기에 적당하니 동네 뒷동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두 번째 이정표가 나와 잠시 머뭇거린다. 등산지도에 표시된 대로 따라가려면 왼쪽 은석암-만장봉 방향으로 진행해야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쪽 만장봉 방향으로 올라간다. 다들 초행길이기에 사람들이 많은 곳을 따라가자는 과장님 의견을 좇아 우측으로 오르니 조그마한 암반들도 있고 걷는 재미가 제법인 능선길이다. 능선을 따라 오르며 서로 부대끼고 살아가는 속세를 발아래 두고 관조하니 자연스레 호연지기가 키워진다.


#희미하게 보이는 외곽도로와 시내전경

땀을 한번 훔치고 발걸음을 조금 옮기니 아래쪽으로 암자가 하나 보인다. 동료들을 먼저 보내고 잠깐 혼자 내려가 보니 은석암이다. 덧댄 처마 밑에 쌓여있는 장작과 굴뚝을 보니 불을 지펴서 난방을 하는가 보다. 화려한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소박함이 묻어나는 암자이다.


#소박함이 묻어나는 은석암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드디어 다락능선에 올랐다. 구름에 휩싸인 듯 뿌옇지만 바로 앞에 펼쳐진 포대능선의 웅장한 모습과 능선 바로 밑에 자리잡고 있는 망월사,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만장봉과 자운봉이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보고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기사 이어집니다>


#웅장한 포대능선과 망월사


#좌측으로부터 강남구로 전출가신 상태지만 잊지 않고 함께 하신 정경진 계장, 필자, 이 모임을 처음 제안하신 최윤구 과장님,  함께 해 준 김동성 주임과 안인숙씨


#5학년 후반의 연세가 무색하리만큼 놀라운 체력을 보여주신 과장님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의 웅장한 자태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쇠난간 타기


#도봉산 칼바람이 만들어 놓은 눈꽃

정기룡 기자 <정기룡님은 서울 성동구청 지적과에 근무하는 공무원입니다. 한 달에 1-2회  동료직원들과의 산행 후기를 독자님들에게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도봉산행 기사는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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