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는 저리 가라…짝퉁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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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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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 중국산 '짝퉁' 소비재 넘어 산업소재 부품까지 무차별 공격

중국산 `짝퉁`이 점입가경이다. 의류나 휴대폰 에어컨 등 소비재 수준을 넘어 이젠 산업소재와 부품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짝퉁의 종류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원조 중국산 짝퉁`과 일부 국내 유통업자들이 중국산을 수입한 뒤 로고나 브랜드만 국산으로 바꾼 `가공 중국산 짝퉁`으로 분화하고 있다.

인조대리석 LG제품 버젓이 둔갑 유통

LG화학은 최근 경기도 광주의 한 중간딜러가 싸구려 중국산 인조대리석에 `LG HI-MACS` 로고를 새겨 LG제품으로 버젓이 둔갑, 유통시킨 사실을 적발하고 경기도 광주경찰서에 상표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중국산 인조대리석이 국내로 유입돼 LG화학 제품인양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
LG화학에 따르면 이 중간딜러는 중국에서 저급의 인조대리석 수천 kg을 들여와 제품 이면에 LG 로고를 새긴 뒤 주방가구업체와 건설사에 납품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인조대리석은 대리석과 유사한 질감을 구현하는 제품으로 싱크대 상판에 주로 사용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이 중간 딜러는 인조대리석의 경우 시상표가 싱크대 상판 뒷면에 새겨져있어 시공과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꼼꼼히 체크하지 않는 한 시공 후에 어떤 회사 제품을 썼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했다"며 "값싼 중국산 자재를 들여와 LG화학 제품으로 눈속임해 납품하려다 덜미를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일부 유통상이 중국산 인조 대리석 수입해 LG 로고를 새긴 뒤 주방 가구업체와 건설사에 납품을 시도하다 적발됐다"며 "중국에서 아예 LG로고까지 새겨 만든 모조제품과, 중국산을 수입해 와 유통업자가 LG로고를 인쇄한 모조제품이 섞여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1500억원 규모인 국내 인조 대리석 시장 중 이미 200억원 이상을 중국산이 장악했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산 저급 인조대리석은 외관상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쉽게 오염되고 오염 후에는 회복이 어려우며, 열과 충격에 약해 쉽게 갈라지거나 깨지는 등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LG화학은 이번 적발건은 시중에 암암리에 유통되는 짝퉁 제품들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만큼 짝퉁 제품이 많다고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일선 영업사원 및 제품별 마케팅 담당자 등 관련 인원을 확충하고 법무팀 및 경찰, 대리점과의 공조로 대대적 단속을 벌일 계획. LG화학은 앞으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형사고발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할 방침이다.

싸구려 안경이 명품 둔갑

저가 저질의 싸구려 안경을 수입하여 명품으로 둔갑시킨 뒤 고가로 판매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단돈 700원짜리 중국산 안경이 30만~40만 원대에 팔리고 있는가 하면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선 짝퉁을 명품이라고 속인 뒤 "정가의 50%로 할인 판매한다"고 선전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5년 적발된 위조 상품은 주로 샤넬(20%), 로렉스(13%), 루이뷔통(13%), 구찌(7%) 등 해외 명품의 상표를 부착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의 적발건수는 2004년에 4만5100건이었던 것이 2005년에는 1만5600건으로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현상은 관세청 등 관계당국이 짝퉁 및 원산지 둔갑판매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지만 "명품을 위조하는 행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엉터리 안경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처음에는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고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지만 제품이 짝퉁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큰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중국산 짝퉁 안경이 범람하면서 그 수법도 점점 더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있다. 짝퉁 안경을 구입하고 다리가 부러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품매장으로 가서 AS를 신청했더니 돈 한 푼 안들이고 서비스를 받았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이는 일부 짝퉁의 경우 가공기술이 정교하여 전문지식이 없는 매장 직원마저도 정품여부를 구별할 수 없게 됐다는 현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한 안경원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제품들이 세관의 눈을 피해 들어오고 있다"며 "솔직히 제품이 너무 정교해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점점 교묘해지는 수법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원산지 위조와 가짜 브랜드를 만들어내 진품처럼 판매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일부 업자들이 중국 등지에서 저가 저품질로 제조한 제품들을 대량 수입해 원산지를 일본 이탈리아, 한국 제품 등으로 위?변조한 후 이를 시중에다 무차별 유통시키고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안경시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단 제품을 국내로 들여온 뒤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는 않다"며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많아 국가 이미지 차원에서도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방법은 가짜 브랜드를 유통시키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와 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극히 소량의 오리지널 상품을 수입, 구매한 뒤 중국 등지에서 같은 디자인으로 제조, 수입해 국내에서 브랜드를 표시한 뒤 오리지널 브랜드 제품과 같은 가격에 유통시키는 수법.
관세청 관계자는 "이 같은 모조품의 범람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물론 국가적으로 큰 타격"이라며 "체계적인 단속시스템을 구축, 특별단속 및 불시단속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경단체들은 "중국산 위조 상품이 한국산으로 변조돼 고가로 유통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날로 증가 추세에 있다"며 "한국산으로 위조된 중국산 저질 상품이 한국 상품으로 오인돼 우리 제품의 신뢰가 크게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짝퉁 안경이 다양한 유통과정과 지능화된 수법으로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짜 안경을 진짜처럼, 그리고 더욱 더 쉽게 속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자동차 가전제품 철강재 등도

철강재도 중국산 모조품이 넘쳐 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를 수입하는 한 국내업체가 현대제철 검사증명서를 위조, 지하철 공사 현장에 H형강을 납품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 업체를 고소했다. 이후 현대제철은 철강제품 검사증명서 위ㆍ변조 방지 시스템을 더욱 강화했다.
철강제품 가운데에는 맨홀뚜껑까지 중국산 짝퉁이 판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145㎏ 원형의 국산맨홀은 10만원이 넘는 반면 중국산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미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중국산 짝퉁은 널리 알려진 얘기.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우루무치시 공안당국과 함께 가짜 LG상표를 부착한 에어컨과 컬러TV 생산 현장을 급습, 짝퉁 에어컨 400여 대와 컬러TV 430여대 등을 적발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중국 행정당국이 공식적으로 압류한 모조품만 2만점이 넘을 정도이다.
2002년에는 중국 체리차가 GM대우차의 마티즈를 모방한 `QQ`를 내놓아 소송으로까지 비화된데 이어, 작년엔 공식 행사인 베이징 모터쇼에까지 현대차의 싼타페와 기아차의 쏘렌토를 모방한 차량이 등장했다.
짝퉁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지난 2월에는 삼성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 상표를 불법으로 사용해 온 중국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짝퉁이 소비재에서 산업재로 확산되며 업체마다 제2차 짝퉁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자칫 오랜 공을 들여 쌓아올린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강성훈 기자 ksh12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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