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추천 가입, 현금 23만원 제공, 선착순 5명"
"임직원 추천 가입, 현금 23만원 제공, 선착순 5명"
  • 승인 2007.06.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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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파워콤 재가동된 계열사 할당 영업 논란 확산

2005년 9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진출한 뒤 줄곧 영업 적자를 기록해 왔던 LG파워콤이 지난 1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1년여 만에 분기 흑자로 돌아서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이는 3월부터 재가동된 `계열사 할당 효과`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계열사 직원들에게 초고속 인터넷 판매를 할당한 혐의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는 LG파워콤의 영업 행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조사 이후 올 들어 주춤했던 LG파워콤의 순증 가입자수가 지난 4월 갑자기 7만명대로 폭증하면서 다시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1년여 만의 분기 흑자 그리고…

LG데이콤은 지난달 23일 자회사인 LG파워콤이 지난 1분기에 매출 2583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은 전 분기 대비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작년 4분기 61억원 적자에서 47억원이 개선됐다. 부문별 매출은 전용회선 1494억원, 초고속인터넷 1089억원이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2%나 증가했다.
LG파워콤 쪽은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크게 늘어나 영업비용이 소폭 증가했는데도 영업이익에서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지난해 하반기 계열사 강제 할당판매로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물의를 빚었던 LG파워콤이 3월부터 재가동된 `계열사 할당 효과`를 본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LG파워콤의 강제할당은 지난해 말 공정위 조사와 정보통신부의 시장정화 노력 등으로 잠시 사라진 듯 했다. 하지만 올 3월부터 그룹 계열사와 일부 협력회사를 중심으로 다시 강제할당이 시작됐다.
LG파워콤이 또 다시 `할당`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해지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들어 엑스피드의 월 평균 해지율은 3% 후반대로 상승했다. 이는 경쟁사인 KT와 하나로텔레콤의 월 평균 해지율이 각각 1%와 2% 중반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LG전자의 경우 1인당 10명 가입자 유치를 할당하고, 거의 매일 직원별 유치 실적을 이메일 등으로 보내기도 했다. 이번 특별판매 행사에는 작년 할당 마케팅때 참여하지 않았거나, 실적을 채우지 못한 직원들이 대상이었다. 다른 계열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입시 제공 현금 액수 상승 일부 과열조짐 보여

가입시 제공하는 현금 액수가 치솟는 등 일부 과열 조짐도 포착됐다.
지난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 협력사 직원들이 인터넷 상에서 `임직원 추천 가입`을 내세워 현금을 제시하고 가입을 유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 들어 인터넷 각종 동호회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파워콤 신규 가입자 모집이 집중됐다. 한 유력 취업동호회 게시판에는 아예 `임시 파워콤 전용 게시판`이 생기기도 했다.
`이 게시판은 최근 급증하는 파워콤 및 기타 통신사의 유치 관련 게시물을 위해 임시로 개설된 게시판입니다`라는 공지글 아래 일제히 "임직원 추천 가입입니다. 현금 23만원 드립니다. 선착순 5명", "부탁드립니다. 가입자 5분께 23만원 드립니다"라는 글이 하루에 수십건씩 경쟁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는 물론, 임직원 증명을 위해 사원증까지 제시하는 등 네티즌들을 상대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게시물들이 꼬리를 물었다. 지난해 9월 LG 계열사 할당이 문제가 됐을 당시 대부분 "현금 15만원을 드립니다"라고 나붙었던 금액은 반년새 23만~25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라 있었다.
현금 제공 액수가 크게 오르면서 초고속 인터넷 유통시장 자체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대리점 측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리점 측에서는 15만원 이상 현금이나 경품을 제공하면 영업정지를 시킨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정작 LG파워콤이 그룹 계열사나 협력사 직원들을 통해 23만원 이상을 지급하면 어떻게 가입자를 유치하라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영업점 측은 "본사 양반들이 버젓이 23만~25만원을 주면 15만원 이상은 주지 못하게 돼 있는 영업점들은 뭘 먹고 사느냐"며 계열사 직원들을 성토했다.
계열사 직원들이 현금 제시액을 올리자 영업점들도 금액을 올려 부르기 시작했다.
특히 LG파워콤의 그룹 계열사 협력사 직원들이 인터넷 상에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 사회적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가입 희망자와 LG계열사 직원을 연결시켜 주겠다며 중간에서 돈 20만원을 가로채려는 신종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결국 복합적인 문제가 표출되면서 5월 중순 이 게시판은 "최근 특정업체 임직원을 사칭하는 사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지나친 과열경쟁이 나타나고 있어 게시판 사용을 중지합니다"라는 공지와 함께 전격 폐쇄됐다.

공정위 등 규제기관 집중적 관심 대상 올라

이같은 과열 마케팅 논란과 함께 지난 4월 LG파워콤의 신규 가입자는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올해 200만명 유치를 선언한 파워콤은 공정위 조사 직후인 연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 지난 1월 가입자수는 3만8514명, 2월에는 3만7378명이었다. 이같은 수치 작년 하반기 평균 6만~7만명 수준보다 크게 못미쳤다.
하지만 본격적인 계열사 직원들의 할당 마케팅이 다시 시작된 3월부턴 가입자가 급증했다. 3월 들어 가입자는 4만9444명 증가하더니, 지난 4월말엔 무려 7만95명까지 늘었다.
경쟁사인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2월 9647명을 비롯해, 3970명(3월), 5877명(4월) 늘어난 정도였다. KT의 경우도 3월 3만6334명에서 4월 4만2592명으로 증가했다.
한정된 초고속 통신망 시장에서 LG파워콤의 7만명 순증은 심상치 않은 수치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강제 할당판매에 대해 조사를 받았던 LG파워콤은 최근 규제기관의 집중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통신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LG파워콤의 강제 할당판매 발생 사실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사실 자체에 대한 파악을 하고 있으며 조사 여부에 대해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4일 소회의를 갖고, LG파워콤의 불공정 거래 행위 위반에 대해 심의를 했으나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위원회는 계열사나 협력회사 임직원들을 통한 거래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원판매 과정에서 강제성을 입증하기 위한 폭넓은 조사가 진행중이며 다음달까지는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강성훈 기자 ksh12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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