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세게' 싸우고, 또 그렇게 화해하고…
'빡세게' 싸우고, 또 그렇게 화해하고…
  • 승인 2007.06.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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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숭인동 길레스토랑 익산떡의 육자배기로 풀어내는 情

다른 안주 시키려는 화자 일행, 만류한 익산떡 행동 이해된다. 참 좋다. 숭인동 길레스토랑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맛난 음식을 먹어볼까. 전에도 얘기한 적 있지만, 이곳은 다른 레스토랑 등과는 차이가 있다. 길레스토랑인데도 매일매일 최고로 신선한 재료들만을 안주로 내놓는다. 그렇다보니 매일 받는 재료의 양이 한정돼 있다. 일찍 오지 않으면 구경조차 힘든 안주도 많다. 그 날 팔리지 않는 재료들은 대부분 쉼터로 가져간다. 문제는 종류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날 나온 신선한 것들만을 손님들 앞에 내놓으려는 익산떡 고집, 화자도 바깥양반도 또 익산떡 어머니도 꺽지 못하는 그 고집인 걸….


처음 맛보는 참두릅에 막걸리가 술∼술 넘어간다. 옆에 앉은 다른 손님들이 시기의 눈길을 보낸다. 그 눈길 받는 화자 일행 기분이 뿌듯해진다. 특권 의식이다. 우리만이 맛 볼 수 있다는….

"아이고∼허리 아파 죽겠당게."

뜬금 없는 익산떡의 하소연. 뭔가 있다. 익산떡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툭 내뱉는 말은 장황한 그 다음을 예약하는 것이다. 다음 말이 뭘까, 익산떡의 입에 주목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설 이어진다.

"쩌번(지난번) 일요일날 죽을 뻔 했당게."
"……??"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굳이 묻지 않아도 된다. 그저 익산떡 입만 바라보고 있으면 된다. 그런데 대충 짐작은 간다. 익산떡, 죽을 뻔 했당게라고 했다. 최소한 보통 일은 아니란 얘기다.

술∼술 넘어가는 막걸리 마냥, 익산떡 얘기 술∼술 풀린다. 풀릴수록 목소리 격양된다. 쌍시옷이 연발한다. 이곳 길레스토랑이 아니면 절대 들어볼 수 없는 용어들이 춤을 춘다. 들어보니 그럴만 하다.

죽을 뻔, 하게 만든 상대는 익산떡도 아는 사람이다. 화자도 보았다는 데 떠오르질 않는다. 이 얼굴, 저 얼굴이 교차한다.

익산떡 얘기대로 사건은 쩌~번 일요일날 발생했다. 장소는 길레스토랑이다. 원래 길레스토랑 일요일엔 문을 열지 않는다. 그런데 열었다. 무슨 일이건 이런 식이다. 역사적인 큰 사건들도 의외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 많다.

그런데 익산떡 죽을 뻔하게 만들었다는 그 남자가 길레스토랑에 왔다. 술에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 바깥양반을 보더니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다. 자존심에 상당히 상처가 될 얘기도 내뱉었다. 바깥양반 화났다. 익산떡 `꼭지` 돌았다. 싸움은 그렇게 시작됐다.

익산떡 상당히 구체적으로 상황 묘사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대로 전달하긴 그렇다. 자칫 사건 커질 수도 있다. 게다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일단 사건은 별 탈 없이 종료된 상태다. 양측이 화해했다. 그리고 그 남자 역시 이곳 숭인동에 산다. 99%에 속하는 서민이다. 취중사건이다. 그래서 `죽을 뻔` 했다는 상황 묘사만 하겠다.

전에 얘기했다. 대선 주자로 `끝발` 날리고 있는 이모씨의 오늘을 있게 한 그 `위대하고` `거대한` 청계천 복원 사업때 익산떡 활약상 말이다. 그때 익산떡 쉼터 청계천변 삼일아파트였다. 99%, 아니 200% 이상의 서민들이 살던 그곳.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하자 익산떡 가스통 들고 투쟁했다. 그런 익산떡이다. 그런데 긁었다. 그것도 자신이 아닌 하늘같은(?) 바깥양반의 자존심을…. 가만 있었겠는가. 다음호 계속 정서룡 기자 sljung9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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