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포는 왜 쓰러졌을까?
마동포는 왜 쓰러졌을까?
  • 승인 2007.06.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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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바로알기

지난 20일(수) 방영된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는 사채업자 마동포(이원종 분)가 금나라(박신양 분)에게 고리대로 모은 50억원을 빼앗기고 쓰러지는 내용이 나왔다.
금나라가 마동포에게 5억원 지불에 대한 각서를 받고, 현금을 빼돌린 것은 무효이고 형사처벌 대상이다. 강요된 상항에서의 각서 제공은 민법상 효력이 없고, 현금 강탈은 형법상 절도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동포는 형사고소는커녕 별다른 대응도 못하고 쩔쩔매다가 쓰러졌다. 금나라가 불법 사채업의 치명적 약점을 교묘히 이용한 탓이다. 마동포는 금나라를 처벌할 수 있지만, 자신도 불법행위로 형사처벌을 받고 재산까지 날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가 마동포 같은 대부업자의 치명적 약점을 공개한다.
국세청은 지난 2005년 점조직으로 사채업을 운영한 미등록 대부업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1058억원의 탈루 사실을 적발했다. 현재도 대부업체 100여개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66% 또는 그 이상의 고리대를 수취하는 대부업체는 자금조달과정이나 폭리 수취과정에서 불투명한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대부시장은 탈세의 온상이 될 수밖에 없다. 세무서 입장에서는 황금시장인 셈인데, 적발건수는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행법은 사기 등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대부분의 무등록 사채업자들은 조세포탈 혐의가 있는 실정이므로, 이용자 등은 사채업자가 사업자등록증이 없다든지 하여 탈세가 명백한 경우 국세청 세금감시고발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마동포가 금나라를 고소할 경우, 금나라의 맞고소 또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탈세 혐의로 징역형 또는 막대한 액수의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탈세액이 50억원 전체라면, 최대 150억원의 ‘벌금폭탄’을 얻어맞을 수도 있다.
요행수로 탈세 혐의를 벗어나더라도 마동포는 여전히 현행법망에 걸린다. 금나라가 마동포의 대출장부와 신체포기각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동포는 등록 대부업자이면서도 연70~120%의 고리대출을 일삼았다. 현행 대부업법상의 연66% 금리상한 규정을 위반한 대출이므로, 마동포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신체포기각서 교부 역시 형사처벌 대상이다.
드라마상에서 금나라와 마동포는 견원지간이지만, 현실에서는 벌써 두 사람을 사칭한 미등록업체의 불법 대부광고가 판치고 있다(사진 첨부). ‘무담보·무보증’을 내세우며 ‘담당 금나라’라고 적힌 전단지는 민주노동당의 확인 결과 대부업 등록번호 등이 허위로 나온 불법광고임이 드러났다.
마동포가 보낸 이로 되어 있는 대부광고 이메일의 경우도 조회 결과 대부업체명, 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연체이자 등을 기재하지 않은 불법광고였다.
극중에서 쓰러진 마동포에게 금나라는 “세상 원망 말고 돈을 원망하라. 사장님과 내가 이렇게 된 것도 돈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법·제도의 미비와 정부의 고리대 규제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사실상 대한민국에 ‘쩐의 전쟁판’을 벌인 것이다. 아직도 정부는 옛 이자제한법 수준인 연25%로의 금리상한 인하조차 반대하고 있다. 그 결과 돈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서민의 고통과 신음이 전국에 퍼져 있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과중채무자를 대상으로 피해구제 상담활동(02-2139-7853~4)과 금리규제 강화 등 제도개선운동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 상담실( http://minsaeng.kdlp.org )도 운영 중이다. 자료=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정리=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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