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감사원, 정부산하기관 감사 보고서-1편

일반 사기업에서도 발생하기 힘든 일들이 정부 산하기관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달 감사원이 발표한 <정부산하기관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산하기관의 도덕 불감증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예산 집행, 조직·인력 관리를 비롯 계약관리 및 복리후생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115건의 위법, 부당 사례가 지적됐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일삼는가 하면 고위 간부를 통한 인사 청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비자금을 조성해 노조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고 개인용도로도 사용한 상식 밖의 일도 발견됐다. 감사원의 정부산하기관 감사 결과들을 매주 연재한다.


지난 2003년 12월 도입한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에 따르면 정부 산하기관은 정부로부터 출연금, 보조금 등을 받는 기관 또는 단체 등을 의미한다. 법령에 따라 정부로부터 직접 업무를 위탁받거나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은 곳도 여기에 속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부 출연금이 연간 50억원 이상이거나 정부에서 최대 출자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정부출연·보조금의 합계가 연간 총 수입의 50% 이상, 50억원 이상인 기관 또는 단체를 말한다.
기획예산처 장관이 해마다 고시하는데 2005년의 경우 고시된 정부 산하기관은 교통안전공단 등 출연기관 37개(50억원 이상), 부산항만공사 등 출자기관 5개(최대지분), 한국마사회 등 보조기관이 45개로 모두 87개에 달한다.

기획예산처에 설치된 정부산하기관운영위원회는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 등을 맡고 있는데 경영평가 기준을 통해 구분한 그룹별 정부산하기관은 다음과 같다.

■ 검사·검증 (12개 기관)
산업기술시험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섬유품질관리원,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 선박검사기술협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소방검정공사, 축산물등급판정소, 교통안전공단, 요업기술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 금융·수익 (11개 기관)
대한지적공사, 한국감정원, 한국방송광고공사, 증권예탁결제원, 한국마사회, 88관광개발, (주)한국전력거래소, 한국지역난방공사, 별정우체국연합회, 대한주택보증(주), 전국신용보증재단연합회

■ 문화·국민생활 (14개 기관)
국제방송교류재단, 대한체육회, 독립기념관,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한국원자력문화재단,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영상자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과학문화재단, 국립공원관리공단,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산업진흥 (16개 기관)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환경자원공사,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한국게임산업개발원, 한국전산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에너지관리공단,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 연수·교육 훈련 (5개 기관)
한국청소년수련원,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노동교육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 건설·시설관리 (8개 기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환경관리공단,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산재의료관리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부산항만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 연구개발 지원 (5개 기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과학재단, 한국광기술원,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연·기금 운용 (16개 기관)
국민연금관리공단,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한국사학진흥재단, 근로복지공단, 한국자산관리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수출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한국산업안전공단, 한국주택금융공사

이처럼 정산법 적용 대상기관은 2005년도를 기준으로 87개 기관에 불과하지만 정부투자기관, 민영화 대상기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타 보조·위탁 기관, 출자·재출자 기관, 출연·재출연 기관 등 광의의 정부산하기관은 그 수가 575개(2005년 2월 기준)개에 이른다.
감사원은 산하기관 감사 배경에 대해 "부실·방만 경영 등을 이유로 일부 공공기관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팽배해 있다"면서 "정부의 혁신 분위기를 산하기관 등 공공부문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감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87개 산하기관 외에 대한석탄공사, 인천공항공사 등 5개 금융·건설 공기업과 공직 기능이 강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3개 기관이 추가(총 95개 기관)로 감사를 받았다.
감사 주기와 빈도 등을 고려해 55개 기관은 실지감사를, 나머지 40개 기관은 서면감사를 했다. 산하기관의 주기능, 지배구조와 관리체계, 조직과 인력 및 급여·복리후생제도의 적정성 등이 감사 대상이었으며 계약 업무와 수수료 징수의 적절성 등도 도마위에 올렸다.
감사원은 이를 위해 지난 해 4월부터 두 달간 67명의 직원 등이 현장확인 감사를 실시했고 지난 5월 감사결과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다음호 계속 오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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