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해외 리포트






밤 아홉 시 쯤 되었을까.
‘오늘따라 바람이 심하네...’ 싶던
강풍이 더욱 거세지더니 갑자기 집 안으로 물이 밀려 들어왔다.

 엄마는 아이와 함께, 살기위해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부여잡고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밀어닥친 태풍은
어제까지만 해도 가족들과 함께 편히 쉬던 집을 한 순간에 앗아가 버렸다.
 특히 미얀마에는 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형태의 가옥이 많아, 주택 피해 정도가 심했다.



순식간에 갈 곳 없는 이재민 신세가 된 사람들이 큰 배를 나눠 타고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하루 밤 사이 황량한 들판이 되어버린 마을.
삶의 터전이라 여기고 열심히 생활하던 미얀마 사람들이,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곳이 된 마을을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다.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소박하지만 반짝이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힘들어도 티 내지 않고,
항상 얼굴 한가득 싱글싱글 미소 짓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여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웃는 얼굴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예고 없이 밀려온 사이클론이 이들에게서 앗아간 것은
단지 부모와 아이들, 함께 지내던 친구들만이 아니었다.

휘몰아치는 바람 가운데서 살아남는 동안 삶의 희망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미얀마는 지금 1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 당했고,
240만 명의 이재민들이 정신적 충격으로 절망에 빠져있다.



콜레라와 수인성 질병의 위험과 함께 심각한 식량부족까지 겪고 있는 미얀마 이재민들을 위해
 우리단체 긴급구호팀은 지난 17일,
현지에서 식량과 긴급구호물품을 지원했다.

최대 피해지역인 Bogale 마을과 이 마을 주민들이 이주하고 있는 Maubin 지역에 위치한
정부캠프에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특히, 밍갈라돈 지역에서의 식량지원은
당장 먹을 것이 없어 힘들어 하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사랑의 마음을 전달 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더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모여서,
고통 중에 있는 미얀마의 이재민들이 절망을 딛고 일어날 수 있기를.

태풍이 휩쓸고 가는 동안
미얀마 땅과 미얀마 사람들 마음에 난 그 상처가 하루 빨리 아물기를.

그리고 얼굴 한가득 넘치던 그 미소와 반짝이는 꿈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글/사진=굿네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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