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최동환의 '천부경'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처연한 일이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약해지고 있는 신체적인 능력을 바라보면서 허탈하기만 하다. 열심히 달려왔지만 아 없으니, 난감해진다. 특히 사고 체계가 뿌리 채 흔들리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허망해진다. 몸은 5천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인데, 의식은 서양 철학에 의해 포장이 되어 있다. 열정이 넘치던 시절에는 그것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순의 나이를 바라보게 되니,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의식은 이승에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윤회하면서 우리의 정신세계는 시나브로 만들어진 것이다. 정신의 DNA는 어느 한 생애에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생성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지도처럼 쌓여져 있는 것이다. 채워지지 않는 허망한 정신세계를 충족시켜 주는 책이 있다. 우리는 생각하는 사고의 체계를 철학이라고 한다. 우리가 배우고 익힌 철학은 주로 서양의 것이었다. 그러니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정신에 꼭 맞는 우리의 철학이 있다니, 놀랍다.

`천부경`은 81자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철학이다. 이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풀어주고 있는 책이다. 2차 개정판으로서 지혜의 나무에서 지난 5월 15일에 발행한 책으로서 저자는 최동환이다. 1991년에 초판을 발행했고, 1995년에 개정한 것을 이번에 2차로 개정한 것이다.

우선 책을 접하게 되면 저자의 탁월한 식견에 감동하게 된다. 동양과 서양의 철학을 모두 이해한 상태에서 우리의 철학인 천부경을 풀이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좋다.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고향을 찾은 것처럼, 오랜 지기를 만난 것처럼 편안한 마음 상태로 몰입하게 된다.



천부경은 우랄 알타이어족을 사용하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철학이란 점을 분명하게 밝혀내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선진 국가 건설을 위한 정신적인 바탕이 바로 천부경이란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우리의 철학이 바로 천부경이란 점을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증명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연결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이유와 근거를 확실하게 제시해주고 있어 가슴을 벅차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말할 것 없고 나아가서 힘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천부경 81자는 삶의 원리를 제시해주고 있다. 인간의 삶은 말할 것도 없고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다 그리고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적용이 될 수 있는 보편타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철학으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논리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합리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철학으로 성립될 수가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군 신화가 바로 천부경의 철학으로 풀이해낼 수 있고 우리의 역사 또한 설명해 낼 수 있는 학문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서양 철학을 대표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비논리성을 지적하고 조로아스터교의 철학이나 힌두교, 불교의 철학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논증을 통해서 천부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고대의 철학뿐만이 아니라 현대 칸트의 철학까지 비교하면서 우리 철학 천부경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밀려오는 감동을 통해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이 읽게 되면 힘을 얻을 수 있고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읽게 되면 강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천부경은 7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각 단계별로 법칙을 발견하고 원리가 있다는 점이 놀랍다. 우선 그 시작은 가능 상태이다. 밝알의 시기라고 일컫는 가능 상태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증명하는 단계라고 있다. 다음은 혼돈의 상태로 온 시대다. 달걀 속의 병아리의 단계로서 소크라테스가 해결하지 못한 모순을 해결하는 탁월한 이론이다. 다음은 새밝으로 표현되는 질서 상태로 이어지고 다음 단계인 통일 상태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고인돌이나 두레로 나타나는 성취 상태로 넘어가고 완성 상태를 지나 삼일 상태로 된다. 천부경 철학의 가장 큰 우수성은 이런 단계로 순차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각 단계마다 위기 상태로 돌변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천부경 철학의 가장 큰 장점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의 탁월한 슬기가 아니면 존재할 수 없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부피가 작지 않다. 581쪽이란 거대한 분량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그만큼 저자는 천부경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동양과 서양의 모든 이론들을 섭렵하였을 뿐만 아니라 통달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실증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천부경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 적용시켜 볼 수 있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서 천부경의 철학에 맞춰가면서 증명해보는 일 또한 이 책을 읽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필독해야 할 책이다. 정기상 기자 <정기상님은 전북 봉동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