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석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


대낮인데 어둑하다.
손님이 뜸하니 사는 재미가 없다.
그래도 저 녀석이 있어서 맘 놓고 잘 수 있으니 다행이다.

팔을 베고 누웠으니
그리 오래 잘 수 없다.
자다 보면 팔이 저려온다.
게다가 오랜 지병인 요통은 깊은 잠 자는데 방해꾼이다.

코딱지만한 이 가게의 전등만이
이 어둑함 실내를 밝힌다.
전기세 무서워 끄고 싶지만
이 전등까지 끄고 말면 누웠다가 일어나지 못할 것만 같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그러나 그 단어를

끝내 놓고 싶지 않다.

이대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홍석님은 전북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포토아카데미(http://cafe.daum.net/photoac)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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