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 사건'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 사건'
  • 승인 2008.07.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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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산초당 근대 경성 떠들썩하게 한 연애사건만 모아 출간

‘나에게 정조는 취미에 불과한 것….’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독립운동가, 모던 걸… 이 무수한 타이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나혜석이다.
그녀가 활동했던 1920년대는 한국 사상 최초로 ‘연애’라는 단어가 사용했으며, 근대 경성의 모던 걸과 모던 보이들은 마치 물 만난 고기인 양 파격적인 사랑의 담론을 펼쳐내기 시작했던 시기다. 연일 신문에는 그들의 입씨름과 연애 사건이 실리는 등 실로 ‘연애의 시대’라 할 수 있었다.



경성은 특히 전 근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던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억압적인 유교적 윤리의 벽 틈 새로 자유연애를 부르짖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존재했던 것이다.

다산초당에서는 실제로 근대 경성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애 사건들만을 모아서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 사건`을 펴냈다.

일본에서 미술 공부를 했던 나혜석은 친오빠의 소개로 열 살 위인 데다 홀아비였던 김우영을 만난다. 결혼한 후에도 첫사랑의 무덤으로 신혼여행을 가고, 외간 남성과 바람을 피우는 등의 파격적인 행동으로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게 된다.

나혜석은 다른 구여성들처럼 ‘소박’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는 대신에, 남편이었던 김우영에게는 ‘이혼 고백장’을, 함께 바람을 핀 상대 최린에게는 ‘정조 유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거침없이 남성 중심의 사회 관습에 정면으로 대항한다.

‘정조란 아무 것도 아니고, 오직 취미에 불과한 것’이라는 ‘정조 취미론’을 펼치기도 했는데, 그는 ‘왜 여자에게만 정조를 요구하느냐’는 항변을 넘어서 ‘여성도 이것, 저것 맛 좀 보자’는 발언으로 봉건적인 조선 사회를 뒤흔들었다.

저자 이철은 “단순히 경성의 연애 사건을 나열한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 안에 이채로운 미시사까지 함께 알 수 있다”며, “급진적인 사랑의 담론 외에도, 한국의 근대 문학사나 당대의 동성애에 관한 시각, 한국 사회주의 운동사 등을 녹여낸 것이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박충환 기자 park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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