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감 전략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맞아 민주당 내 의원들의 의지가 불꽃을 내뿜고 있다.

초선 의원들 뿐 아니라 중진 의원들도 직접 나서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향한 집중 포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민주당에선 지지율이 저조한 이명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부각시킬 저격수를 찾는데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자체적으로 ‘드림팀’이 짜여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민주당 중진들이 심상치 않다.

예년 같으면 초, 재선 의원들이 총대를 메고 나서겠지만 이번엔 역전된 듯한 분위기다.

제법 선수를 쌓은 의원들도 국감에 열을 올리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상황이 변한 것도 중요한 이유로 손꼽힌다.

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장을 지낸 4선의 천정배 의원은 최대 전장으로 떠오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좌장격으로, 논리력으로 무장한 송곳 질문으로 대여 전선의 선봉에 섰다.

그는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방통위가 관련법상 회의 공개 원칙을 위반한 사실을 조목조목 밝혀내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몰아세웠다. 최근에는 "수적 열세를 극복, 제대로 야당 의원 노릇을 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일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글을 통해 결기를 다졌다.


‘되찾은 10년’ 전도사


수년간의 공백기를 딛고 여의도로 컴백한 노장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인 박지원 의원은 법사위, 정보위를 오가며 노련함과 순발력으로 주력 부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터지면서 대북전문가로서 적극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이명박 정부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맞서 `되찾은 10년`의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5선의 김영진 의원은 16년간 몸담았던 농해수위(현 농식품위)를 떠나 교육과학기술위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지난 2일 안병만 교과부 장관 인사검증에서 각종 의혹을 들며 면전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등 총대를 멨다.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삭발 투쟁을 벌였던 그는 `초선 같은 5선`을 모토로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정책위의장 출신의 최인기 의원은 예결산특위의 민주당 간사를 맡아 특유의 꼼꼼함과 성실함으로 여당과의 예산 협상을 주도하고 있고, 박주선 최고위원은 `상원`으로 통하는 외통위에서 날선 질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식경제위원장에 도전했다가 문방위에 배치된 3선의 이종걸 의원도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질의를 이어가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여성 부대변인 ‘3인방’


여기에 문방위의 전병헌 서갑원, 행안위의 강기정, 법사위의 박영선, 교과위의 최재성 안민석, 복지위의 백원우 의원 등 재선그룹 저격수들도 상임위별로 포진해 있다.

초선 가운데는 문방위의 최문순 장세환, 정무위의 박선숙, 행안위의 김유정, 복지위의 최영희, 환노위의 김상희, 법사위의 이춘석 의원 등이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어 당 안팎에선 새로운 `국감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당 핵심 인사는 16일 "아직까지 여당 티를 벗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활약은 야성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노장청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전력을 배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국정감사 준비 TF`를 구성하는 등 총력 태세를 갖춘 상태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국감TF` 팀장으로 선임됐고, 박영선 정책위 수석부위원장,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 최재성 김유정 대변인, 조정식 원내대변인 등 이른바 `저격수`들을 골고루 포진시켰다.

대변인단에 포함된 여성 부대변인 3인방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김현, 유은혜, 노은하 부대변인은 그 동안 제1야당의 입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단히 벼르고 있는 민주당에서 누가 최고의 ‘MB 저격수’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진석 기자 ojs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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