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석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


 

눈이 내리면 산내마을 우리 집은 약간 오르막에 자리잡고 있는 터라 눈을 치워야 합니다. 대문에서부터 마을 어귀까지 눈가래로 밀고, 대나무 빗자루로 쓸기를 대충 1시간여 정도 하여야만 차를 운전하고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눈 치우는 일을 힘들다고 생각하면 어깨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 나중에 어깨며 허리 등 온 몸이 쑤시고 결립니다. 시골 생활에서 얻는 즐거움이라고 짐짓 마음을 돌리는 것이 내 심신이 편합니다. 여느 해에는 눈을 치우고 나서 눈사람도 만들면서 스스로 힘듦을 즐거움으로 바꾸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곤 울안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카메라에 담기도 합니다. 돌담, 장독대, 뒤안의 대나무, 그리고 위 사진처럼 원두막 지붕에 떨어지는 눈(雪)물까지….

이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에릭 클립턴`의 `Tears in Heaven`이 머리 속에서 윙윙 거립니다. 에릭 클립턴에게 전환점이 된 이 곡은 55층 아파트에서 추락한 아들의 죽음에 대한 피맺힌 슬픔을 표현한 것입니다. 에릭 클립턴이 직접 작사 작곡한 이 곡은 1992년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올랐고 이듬해 1993년에는 전세계를 울리며 미국 최고 음반상인 그래미상을 여섯 개나 휩쓸게 됩니다. "천국에서는 눈물 흘릴 일이 없겠지"라는 내용과 "천국에서 너를 만나면 아빠 이름을 기억하겠지"라는 내용을 보면 자식을 잃은 슬픔에 눈물과 가슴으로 쓴 노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슴에 슬픔을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 노래가 늘 시린 가슴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곤 합니다. 가사를 곱씹어 볼수록 하늘의 눈물이 더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it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
`Cause I know I don`t belong here in heaven.

Would you hold my hand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you help me stand if I saw you in heaven?
I`ll find my way through night and day,
`Cause I know I just can`t stay here in heaven.

Time can bring you down
Time can bend your knees.
Time can break your heart
Have you begged and pleaded, begged and pleaded

Beyond the door there`s peace I`m sure,
And I know there`ll be no more tears in heaven


<고홍석님은 전북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포토아카데미(http://cafe.daum.net/photoac)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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