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믿고 승선시켰다가 '피박' 쓰고 오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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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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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잇따른 악재에 곤욕

대우조선해양이 연이은 악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명 건축 디자이너 이창하 씨가 대우조선해양건설에서 일하게 된 직후부터 막대한 뒷돈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이씨를 `특급대우`로 영입했지만 `학력위조` 논란에 이어 `둿돈 파문`까지, 결국 오명만이 남게 됐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노사간 임금협상이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소록도 희망마을 공사비 1억원 내놓은 `두얼굴 사나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지난 10일 공사 도급을 주는 대가로 협력업체로부터 거액의 청탁 사례비를 받은 혐의(특경가법 횡령·배임 등)로 이창하 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이던 이 씨는 2006년 7월 협력업체 대표 전모 씨에게 대우조선해양사옥 개조 공사 일부를 맡게 해주는  조카 계좌로 5000만원을 송금하게 하는 등 지난해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약 10여 곳에서 10억 여원을 받고, 회사에 수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3월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추진한 소록도 희망마을 준공식에 러브하우스 봉사단장으로 참석해 희망마을 공사비로 1억원의 사재를 내놓기도 했던 이씨는 4월에 갑작스레 사직서를 냈다. 또 뇌물수수에 공모한 이 씨의 형은 5월 캐나다로 도피했다.
뇌물 수수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내사를 시작한 시점이 5월경이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이미 이씨가 자신이 검찰의 수사를 받을 것이라는 걸 미리 알았을 수 있다. 또 회사측에서 미리 그의 비리 사실을 눈치채고 퇴사 조치를 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개연성은 다분하다. 이 씨가 퇴사한 4월에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정재영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정황을 미뤄볼 때 대우해양조선측이 먼저 손을 썼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뇌물수수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측 임원과 뇌물 수수 혐의로 인해 조선측 임원 1명과 브로커 1명, 대우조선해양건설측 임원 1명 등이 수사를 받아 이 씨의 혐의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토목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사장님이 교체되면서 이창하 씨가 그만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이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 상무 등을 역임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하자 이 관계자는 "그 내용은 잘 모르겠다"며 "아파트 등의 건축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며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이 씨의 뇌물수수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밖에서는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검찰의 발표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전폭적 지원불구 학력위조 논란 등 휘말려

이창하 씨는 지난 2002년말 서울 대우조선해양 사옥 인테리어를 맡으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 2006년 4월 `러브하우스` 건축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던 이  씨를 관리총괄본부장 겸 전무로 영입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아파트 사업 진출을 위해 300억원의 자금을 들여 JR건설(구 진로건설)을 인수했다. 이후 이 씨를 영입했고, 동시에 이 씨는 보유하고 있던 고급빌라 전문 건설업체였던 장유건설도 63억원에 인수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다음해인 2007년 이창하홈(주)이라는 디자인 전문 계열사까지 설립하며 이 씨에게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 씨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2007년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됐던 학력위조 논란에 이 씨가 휘말렸기 때문이다.
학력위조 논란은 이 씨가 김천과학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불거졌다. 이 씨가 졸업했다는 미국 소재 대학이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은 곳으로 확인되면서 학위 논란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이후 맡고 있던 교수직을 내놓았지만, 재판을 통해 `학력위조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2001년 7월 `이창하 디자인 연구소`를 개설한 이창하 씨는 2001년 8월부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코너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모았다.
또 이 씨는 2006년 5월 `러브하우스`을 통해 만난 26살 연하의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첫 결혼에서 얻은 이창하의 큰 딸이 지금의 아내보다 두 살이 많은 점, 장모와 이창하의 동갑이라는 점 때문에 이들의 결혼은 큰 화제가 됐다.
이창하 씨에 대해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러브하우스 때 친근한 모습이 좋았었는데 안타까울 따름", "정말 충격이다. TV 속 이미지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또 한 네티즌은 지난 2006년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던 것을 언급하며 "예전에도 학력 위조 때문에 시끌시끌했는데 이번에는 금품 수수 혐의까지 받다니.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10여 일 남은 임금협상 타결 가능할까

이창하 씨의 뇌물수수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올해 무교섭으로 임금을 동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임금협상은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 이 회사 노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노사가 잠정합의한 임금협상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데 이어 노동조합은 지난 13~15일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조합원 7505명 가운데 6096명이 투표해 5101명의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고 노조는 지난 17일 거제시에 쟁의발생을 신고했다.
지난달 임금협상안이 부결된 이후 약 한달여 간 냉각기간을 가진 후 지난 14일 노사가 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간 견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사는 지난번 협의에서  기본급 동결  성과급 300%(상반기, 하반기 각각 150%) 및 격려금 350만원 지급  주식매입금 200% 지원(상반기, 하반기 각각 100%)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노조는 이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원인이 기본급 동결에 있다고 보고, 기본급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경쟁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기본급을 동결한데다 수주급감 등 어려운 대외조건을 고려할 때 인상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매년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어 왔고 올해는 8월 1일부터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교섭기간이 불과 10여 일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사는 매주 2-3차례 교섭하던 관례를 깨고 20일부터는 매일 교섭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기본급 인상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얼마가 오르던 기본급이 올라야 한다는 것이 현장 조합원들의 대다수 정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조선 경기가 불황인 점을 감안할 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강경투쟁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강성철 기자 stee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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