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산맥 넘어야 차기 대권 보인다"
"양대산맥 넘어야 차기 대권 보인다"
  • 승인 2009.08.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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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접수’ 프로젝트






정몽준(MJ)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중요한 정치적 갈림길에 놓였다. 6선 의원으로 당내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이기도 한 정 위원은 이상득 의원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서 비교적 순탄하게 당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후 친이계 내부의 파벌 싸움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견제로 이미지가 조금씩 퇴색됐다는 게 당 관계자의 말이다. 박희태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10월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정 위원은 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 위원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검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오랫동안 무소속으로 활동했던 MJ가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선 한나라당내 입지 확보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친이계 핵심들과 자주 어울리며 영역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치인 MJ라기보단 기업가와 축구계 유력 인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정 위원의 리더십이 최근 당내 상황과 맞물려 또 다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친이재오계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9월 조기 전대 가능성이 희박해진만큼 박 대표 후임 체제를 놓고 한나라당 근저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여옥 패배` 후폭풍

현재 MJ측은 박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경남 양산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동반사퇴할 것인지, 아니면 대표직을 승계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이 한창이다. 정 위원측은 원론적으로 조기 전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밀어붙이기식 전대에 대해선 반대해 왔다.

특히 이재오 전 의원이 당에 복귀할 경우 MJ의 위상이 위축될 것을 깊이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달 말 치러진 서울시당 경선에서 친이재오계와 정 위원이 지지했던 전여옥 의원이 권영세 의원에게 패한 것도 경계심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직접적으론 이 전 의원의 정치력이 타격을 입었지만 MJ의 위상에도 흠집이 났다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정 위원이 친이계와 손을 잡고 박근혜 전 대표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하려고 했던 건 분명해 보인다"며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게 알게 모르게 정 위원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친이계에선 박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날 경우 정 위원을 비롯한 지도부가 동반사퇴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그래야 조기 전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위원 진영은 동반 사퇴가 아닌 승계를 기대하는 눈치다.

MJ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 쇄신차원에서 조기 전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특정인사의 당 복귀를 위한 전대개최는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동반사퇴 여부는 최고위원회나 의총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박 대표가 진퇴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만큼 지도부 사퇴 주장은 친이재오 진영의 `장난`일 뿐이라는 인식이다.

`친박 지도부` 결단은?

정 위원쪽은 조기 전대가 개최되더라도 시기와 상관없이 뛰어들겠다는 분위기다. MJ 관계자는 "현 체제는 사실상 대리인 체제다. 쇄신위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 당원이나 국민들 모두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운영에 영향을 주고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당을 이끌 수 있는 새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것.

정 위원쪽은 그러면서도 MJ의 승계에 내심 무게를 두고 있다. 박 대표가 사퇴하더라도 친박 성향의 허태열 최고위원 등이 버티고 있는데다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가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MJ 진영은 전대가 새롭게 치러질 경우 이 전 의원이나 박 전 대표와 정면 승부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자동승계로 `무혈입성`하는 게 최고의 카드지만 이 참에 당내 입지를 확고히 굳히겠다는 포석이다.

 
MJ 리더십 `도마 위에`

MJ가 최근 당내 계파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계파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냐는 어려운 문제다. 사교육비 절감 대책 등 정책을 중심으로 생각을 바꾸는 게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말했다. 기존 유력 인사를 중심으로 한 헤쳐모여식 계파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정 위원은 이와 관련 "주요 당직에 있는 분들, 현역 의원들의 계파에 대한 생각이 학연과 혈연, 지연이나 공천 때의 인연에 매여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 문제를 놓고 청와대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중대 변수로 꼽힌다. 자칫하면 조기에 계파간 전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게 당내 관계자의 우려다.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동이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박 대표는 이미 양산에 살 집을 마련한 데 이어 통도사를 방문하는 등 재선거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각에선 정 위원이 대표직을 자동승계하고 이 전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당무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주장해왔다.

어떤 식으로든 MJ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도마위에 오를 것이라는 게 주된 분위기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정 위원이 박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이라는 양대 산맥을 넘어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진석 기자 ojs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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