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희태 '믿었던 박근혜마저…'
위기의 박희태 '믿었던 박근혜마저…'
  • 승인 2009.08.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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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화약고 ‘경남 양산’ 조기 점화

10월 28일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 내 경쟁에 일치감치 불이 붙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출마 의사를 내비쳤지만 당안팎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양수 전 의원과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친박진영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출마를 고사함에 따라 또 다른 거물을 찾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경남 양산 재선거 판도를 예상해 봤다.






박희태 대표가 마침내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양산 재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잘 알았다. 당에서 잘 상의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사인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 여부가 결정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의 권력 구도를 결정지을 중대 사안이라 친이계와 친박 진영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 진영에선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지만 당내 주류인 친이계는 "대표직을 걸고 나가면 정권심판론이 불거져 전체 판세가 불리해 질 수 있다"며 대표직 사퇴를 압박해 왔다.

"큰 정치인 필요"

박 대표가 대표직 문제를 잘 해결해도 남아있는 장애물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신대식 재경 원동향우회 회장 등 가칭 `박희태를 좋아하는 양산인들의 모임(박양모)`이 "양산 정서는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해야 한다는 열망이 큰 게 사실이지만 큰 정치인 박 대표에 대해 좋은 판단을 할 것"이라고 공식 지지를 선언했음에도 `굴러온 돌`이라는 부담은 여전히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김양수 전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양산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6년 전 양산시민의 선택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양산에 뼈를 묻을 각오로 임했다"면서 "양산에서 정치에 입문한 만큼 양산에서 마무리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김형오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을 맡아오다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 공천이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강행하겠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의지다.

친박 진영의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예비 등록을 마치며 경쟁에 가세했다. 유 연구원은 이와 관련 "양산은 17대와 18대, 두 번에 걸쳐 전혀 연고가 없는 인사가 당선돼 지역단체장과 갈등을 빚어왔고 이는 지역발전에 큰 저해요인이 됐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유 연구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지만 30%가 넘는 득표율을 보여주는 등 높은 경쟁력을 드러냈다.

이들 외에 이장권 전 경남도의원과 이상대 부산외대 겸임교수가 한나라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며 뜨거운 혈전을 예고했다.

"지역발전 저해요인"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이
고려했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해 집권여당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했다. 문 전 실장은 "친노 진영에 좋은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양산으로 이사 간 것은 세상과 거리를 두고 조용히 지내려고 한 것 때문이다.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불출마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다.

민주당에선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과 송인배 전 청와대 시민사회조정비서관이 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지역 출신 인사가 당선되지 못했기 때문에 `토박이론`과 한나라당 내 세력 싸움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의 여인`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와 관련해 제가 여태까지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박 대표가 의외의 결과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친이계인 장광근 사무총장도 "당 대표직을 갖고 출마하게 되면 `중간심판론`이 더 힘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며 "서운할지는 모르지만 당선 가능성에 대한 여론조사나 지역 실사, 공천심사위원들의 공정한 평가 등을 통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출마의 칼을 빼든 박 대표가 국회로 다시 화려하게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진석 기자 ojs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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