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M&A 포스코-롯데 2파전 ‘촉각’

대우인터내셔널의 최종 입찰대상자가 선정되면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최종 입찰대상자로 포스코와 롯데그룹, 지한글로벌컨소시엄 등 3곳을 선정했다. 3개사는 4월 중순까지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예비실사를 거쳐 이르면 4월 말쯤 본입찰에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포스코와 롯데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의 자본력과 인수․합병(M&A) 경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우선협상자 선정시까지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능력 긍정적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을 때 그룹과의 시너지에선 포스코가 앞선다. 하지만 M&A 경험이 풍부한 롯데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포스코는 꾸준히 대우인터내셔널에 관심을 가져왔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 동남아 시장 수출물량 증대에 적극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인터내셔널의 풍부한 자원 개발 프로젝트 노하우를 통해 해외자원 개발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점으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포스코를 대우인터내셔널의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롯데는 유통 부문의 글로벌 사업 강화와 종합상사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추진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히 갖춰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욕심을 부리고 있다. 내수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나서갰다는 의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60여 개국, 106개에 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주요 석유, 가스 개발사업과 광물자원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 원에 17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도 했다.

롯데는 올해만 바이더웨이, GS스퀘어백화점․마트 등 유통업계 M&A에 모두 성공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호남석유화학 등 롯데그룹의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가 크다.

특히 롯데 입장에서는 손해보험과 더불어 생명보험에도 뛰어들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이 매력적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만큼 롯데손보와 교보생명의 시너지효과는 기대해 볼만 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롯데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롯데측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더라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24%)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의 매각에 대해서 롯데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롯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해외 CB 물량 지분 인수 변수

승부는 양사가 어느 정도의 가격을 제시할지에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분 인수에 대한 변수가 있다. 경영권을 위한 지배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지분인 50%+1주보다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전환되는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전환사채(CB) 물량으로 주식수가 희석됨에 따라 지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CB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포스코와 롯데 등 인수후보들이 최종적으로 확보해야 할 최소한 지배지분은 현재 발행주식의 약 56%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6월 24일 3억 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CB의 전환가격은 3만3800원당 보통주 1주이며 전환기간은 오는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다. 이 경우 현재 발행주식의 11.6%에 해당하는 1136만 주가 주식으로 전환돼 대우인터내셔널의 전체 주식 수는 현재 9783만여 주에서 1억919만여 주가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환기간이 4년이지만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과 함께 많은 금액이 전환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주식수가 크게 늘어 기존 지분율은 하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발행주식수를 기준으로 50%인 4890만여 주를 매입하는 경우 해외 CB가 전환된 후에는 보유지분율이 44.8%로 낮아진다. 즉 최소 매각 대상 지분만을 인수하면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추후 CB 전환을 대비해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주식 수는 1억919만여 주의 50%인 5460만 주이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수의 약 56% 규모다.

경영권 최소한 56% 지분 확보해야

이에 따라 포스코는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50%+1주’가 아닌 캠코가 보유한 지분 68.1% 전량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을 모두 매입할 경우 ‘주당 인수가격’이 다소 낮더라도 ‘총 인수가격’이 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방식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사용했던 방법이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캠코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72.1% 전량을 주당 2만7270원, 총 6조672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시했다. 두산그룹은 주당 인수가격으로 3만3010원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보다 높았으나 50%+1주만 인수하겠다고 제시했다.

결국 인수 참여업체 중 유일하게 인수가격 부문에서 만점을 받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에 성공했다.

현재 3만6000원 선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를 기준으로 프리미엄을 제외한 50% 지분 인수금액은 1조7500억원 선이다. 캠코가 보유한 지분 68.1% 전체를 인수하려면 2조4000억원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한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최소 30%, 최대 50%를 예상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50% 지분 인수금액은 2조3000억∼2조6000억원 선, 68.1%일 경우 3조2000억∼3조7000억원 선이 될 전망이다.

M&A 전문가들은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캠코 입장에서는 주당 매각가격 못지않게 전체 매각대금 규모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캠코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 전량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할 수 있어 나머지 지분을 시장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또한 전체 매각자금 규모가 커져서 공적자금 회수에도 보다 용이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인수의지, 자금력 등을 모두 감안할 때 포스코가 경쟁에서 앞서고 있지만 롯데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기준 포스코의 자산 규모는 49조1000억원, 롯데그룹은 48조9000억원으로 각각 재계 서열 5위와 6위를 지키고 있다.

만약 자산 규모가 4조원대인 대우인터내셔널을 롯데그룹이 인수할 경우 재계 판도가 바뀔 수 있어 최종 인수 결과가 주목된다. 강성철 기자 stee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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