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음으로 읽는 그림, 그림으로 읽는 마음’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집결하는 훈련소 앞은

공기마저 안타까운 느낌입니다.

입대자 수보다 많은 배웅자들이 입대자들과 한데 엉켜

불안, 초조, 한숨, 아쉬움, 눈물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훈련소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그 앞에서 장사하는 이들의 처지에서 보면

일주일에 두 번씩 반복되는 일상적 업무일 따름입니다.

누군가에겐 더할 수 없는 애절함이

누군가에겐 심드렁한 일상인 것이지요.

순환 반복되는 우리 삶의 한 풍경입니다.

산부인과나 결혼식장 근무자들에게

당사자인 나만이 가질 법한 새 생명의 신비나 첫 출발의 설레임을

내 맘처럼 공유하게 할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나는 좀 특별한 경우이고 싶은 마음까지 포기하긴 어렵습니다.

그런 때 귀에 쏙 들어오는 것은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신은 훨씬 특별한 감정일 것이다’

‘이렇게 잘 참는 경우는 처음이다’ 같은,

어쩌면 의례적일 수도 있는 말들입니다.

그 말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인간의 마음은 팩트가 아니라

정서적 지지 세력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희한한 구조적 특성이 있어서 그렇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에서는 민망하면서도 돌아서면 혼자 벙싯거리게 되는

누군가의 어떤 말들, 왜 한가지씩은 있잖아요 다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님은 마인드프리즘㈜의 대표 MA(Mind Analyst)로서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여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치유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하여 우리 사회에 치유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으며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도 이러한 치유 콘텐츠의 하나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마인드프리즘㈜에서는 심층심리분석, 기업 심리경영 컨설팅, 문화심리치유 등의 종합적인 정신건강 증진 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 <마인드프리즘 홈페이지 www.mindpri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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