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음으로 읽는 그림, 그림으로 읽는 마음’



어느 미국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유난히 비판적인 언론사의 편집국장을 우연한 자리에서 만나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답니다.

편집국장의 대답은 ‘모진 사랑 정도로 이해해 달라’였다네요.

뒤이은 대통령의 질문은 재치와 뼈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모진 건 알겠는데 그럼 사랑은 어디 있나?”

권력과 언론의 관계라는 정치적 특수성을 논외로 하고 말한다면,

일상의 영역에서 이런 류의 모진 사랑이 불필요하게 많다고

저는 느낍니다.

한 초등학생은 백 점을 맞았는데도

아빠에게 눈물이 쏙 빠질 만큼 혼이 났답니다.

글씨를 똑바로 쓰지 않는 나쁜 버릇이 생길까 봐요.

한 기업의 임원은 승진과 관련해 부인으로부터

한 번도 진심어린 축하 인사를 받아본 적이 없답니다.

부인의 고백에 의하면 남편이 자만해서 방향을 잃을까 봐요.

어리석은 걱정입니다.

애정 어린 비판은 말하는 이가 비판이 아니라 애정 쪽에

온 체중을 실어야 비로소 비판의 역할을 다할 수 있습니다.

눈매를 예리하게 해서 상대가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조목조목 따져야 제대로 된 비판이나 조언자라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합니다.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관계를 맺을 때 모질기만 한 건지,

앞뒤 가림 없는 사랑만 승(勝)한 건지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충고나 비판을 들었을 때

흔쾌히 수용했던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또 왜 그랬는지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님은 마인드프리즘㈜의 대표 MA(Mind Analyst)로서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여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치유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하여 우리 사회에 치유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으며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도 이러한 치유 콘텐츠의 하나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마인드프리즘㈜에서는 심층심리분석, 기업 심리경영 컨설팅, 문화심리치유 등의 종합적인 정신건강 증진 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 <마인드프리즘 홈페이지 www.mindprism.co.kr>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