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용현/ 랜덤하우스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는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강호유람 고수로 널리 알려진 조용헌이 새롭게 펴내는 동양학 인문서다. 현재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인기 칼럼 ‘조용헌 살롱’을 1권 인사편, 2권 천문편으로 나누어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강과 호수, 산과 들판을 누비며 이불 대신 이슬을 덮고 자는 풍찬노숙(風餐露宿)의 과정을 거치기를 25년, 그동안 저자가 강호를 유람하며 직접 듣고 맛본 갖가지 인생사를 두 권의 책에 담았다. “바람을 먹어보아야 기백이 무엇인지 알고, 이슬을 맞아보아야 인생의 깊은 시름과 깊이를 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단순히 저자의 유람기, 여행기만 담은 것이 아니라 그를 바탕으로 한 삶에 대한 올바른 태도, 창조적인 미래를 위한 자세를 우선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이름 붙인 ‘강호동양학’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저자의 강호유람기를 참고삼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 진정한 공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학교 훈장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강호에 나와 보니 이 세상 모든 것이 공부거리 아닌 것이 없었다고 얘기한다. 산에 가면 산이 공부거리가 되었고,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마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고수를 만나면 고수마다 주특기가 있었고 고생하면서 깨달은 한 소식이 있었다. 절에 가면 새벽 도량석을 들으며 원효와 의상을 생각했고,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왜 이리 이 요리가 맛있는가 하고 생각했고, 명당에 가면 왜 이 터는 명당인가 하고 궁금해 했고, 밤에 별을 보면 저 별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가 하고 궁금해 했고, 폐허가 된 천년의 유적지에 가면 그 텅 빈 유적지의 혼령들이 저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500년 된 유서 깊은 종가집의 사랑채에 사나흘씩 묵으며 그 종손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 어떻게 500년 세월의 풍파를 견뎌왔으며, 고비마다 어떻게 처신했으며,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어떻게 덕을 쌓아야 했던가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 나라가 뿌리도 없이 흔들리는 상놈의 나라만은 아니었다는 확신이 밀려왔다.”

독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기존의 저서들과 차별을 둔 것 또한 이 책의 특징이다. 1권 인사편은 크게 인물, 사회, 문화, 문명 네 장으로, 2권 천문편은 자연, 천문, 종교, 운명 네 장으로 나누었다. 거기에 각 장마다 좀 더 세분화해 독자들이 마치 동양학 사전처럼 쉽고 간편하게 찾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저자가 산 따라 물 따라 자유롭게 강호를 유람한 것처럼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강호 유람하듯 자연스레 읽어나간다면, 저자가 강호에서 찾은 삶의 지혜를 어느덧 조용히 흡수하고 있을 것이다. 292면/ 1만2000원 정다은 기자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