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잘 달리니 옛 주인 돌아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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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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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연내 ‘왕의 귀환’ 가능성

박삼구 금호타이어 명예회장의 연내 경영복귀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박 회장의 복귀는 금호 계열사인 기옥 금호산업 사장이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박삼구 명예회장의 복귀에 공감한다”고 언급하며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금호 타이어 관계자도 “구체적인 것은 아직 모른다”면서도 “최근 분위기를 볼 때 그런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박 명예회장의 복귀에 대해 반발도 적지 않다.


#박삼구 금호타이어 명예회장



“부실경영 주범의 경영 복귀를 결사반대한다. 총파업도 불사하겠다.”

최근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를 결사반대하는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사실상 경영부실과 워크아웃의 책임자인 박 명예회장의 복귀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은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데 이어 지난 14일엔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탄압 중지와 박 명예회장 복귀 반대를 주장했다.

민주노총 정의선 부위원장은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당당하게 경영에 복귀하려는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며 “그의 경영복귀는 노동자를 더 쥐어짜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사죄도 모자랄 판에…”

박 명예회장에 대한 질타는 노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온 주장이었다. 금호타이어가 대우건설에 5000억원을 투자하고, 무분별한 해외공장 확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보단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워크아웃을 빌미로 노동자 임금을 40% 삭감하고 생산량을 대폭 인상하는 등 생존권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며 “특히 워크아웃 이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측이 노동자들의 상여금 등을 미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상반기에만 740여억원에 달하는 당기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엔 두배에 달하는 1500여억원의 순이익이 날 전망이다.

노조측은 이런 흑자 전환을 틈타 박 명예회장이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와 노동자에 대한 사과없이 슬쩍 복귀하려고 한다며 총파업 등의 방법으로 경영 복귀를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도 “박 명예회장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비롯된 워크아웃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며 “진정 복귀를 원한다면 노조 집행부에 대한 해고와 징계를 원상회복 시키고 노조와 진지하게 협의를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조합원들 탄압 극심”

노조는 박 명예회장의 복귀와 함께 사측의 노동탄압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된 지회 집행부를 인정하지 않아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까지 결근 등을 이유로 지회 간부 14명에게 해고, 7명에게 정직을 통보했으며 조합원들까지 징계위에 회부하는 등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금호타이어측의 행태는 단순히 지회집행부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 현장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이며 나아가 금속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금속노조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 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3기 지도부가 공식 사퇴했으며 4기 집행부가 들어선 상태다. 이후 지회가 단체협약에 의거해 기존 임단협 합의사항 및 현안문제에 대한 논의를 요구했지만 회사가 아직까지 지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물러난 뒤 흑자 기록”

박 명예회장 복귀 움직임은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조 관계자는 “주주 총회 때 감자를 결정하고 난 후 박 명예회장 복귀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옥 금호산업 사장이 “채권자도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명예회장의 복귀에 공감하고 있다”고 군불을 지폈고,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이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할 걸로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난 7월 말 박찬법 그룹 회장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전격 사퇴한 뒤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박삼구 명예회장 역시 박 회장 사퇴 직후 “새로운 모습으로 앞장서 뛰겠다”고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재기’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박 명예회장의 복귀가 연말 이뤄진다면 1년 만에 돌아오는 셈이다. 보통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3년에서 5년 정도가 걸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계열사들이 좋은 경영 성과를 내며 분위기가 빠르게 무르익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들어 7%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연말까지 영업이익 목표도 1500억원 선으로 올렸다. 아시아항공도 3분기 중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금감원 “내부감리 착수”

하지만 금호그룹이 내놨던 자구노력 이행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놓고선 안팎의 반론도 적지 않다. 노조측 주장대로 노동자들이 일정 부분 피해를 봤다는 것은 사측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다.

대우건설 지분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더딘데다 유동성 개선을 위해 팔기로 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 등 다른 자산 및 지분 매각 작업도 진척도가 드린다.

박 명예회장을 비롯 대주주 일가가 경영 실패의 책임을 반성하고 희생을 온전히 했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금호타이어나 금호산업 감자 등을 통해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읽었지만 이 것 외에 내놓은 것은 없었다. 애초 집은 사재 출연 대상에서 빠져 있었고, 선산과 임야 등 다른 부도산도 다 합쳐봐야 5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안팎의 문제점도 속속 불거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6월 “금호타이어가 2008년 페이퍼 컴퍼니인 비컨과 이면계약을 맺고 자기 돈을 대 지분을 인수하면서 마치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난 것처럼 허위 공시했다”고 고발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최근 “내부적으로 감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금호 오너 일가가 내부거래로 금호개발상사를 키워 배당금을 챙긴 뒤 지분을 높은 값에 다른 계열사로 떠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들어선 금호아시아나항공과 관련된 세무조사설도 나돌고 있다.

“간단한 피켓 시위 수준”

금호그룹은 참여정부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재계 서열순위 7위에 오르는 등 급성장을 했지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재정상황이 악화됐다. 여기에 오너가 일가의 내분까지 겪으며 박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 박찬법 회장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줬다.

당시 박삼구 그룹회장과 박찬구 석유화학부문 회장 사이에 벌어진 ‘형제의 난’은 ‘형제 공동 경영’이라는 가문을 불문율을 깸으로서 금호그룹을 대혼란으로 몰아갔다.

박찬법 회장 취임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간 그룹은 안정 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했으며 최근엔 좋은 실적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명예회장의 복귀는 정신 차린 집에 또 다시 ‘재를 뿌리는 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위클리서울>에 “현재로선 확답해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여러 분위기로 볼 때 박 명예회장의 복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지만 간단히 피켓 시위 한 정도”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형제의 난’과 ‘워크아웃’을 겪은지 불과 1년도 안 된 금호아시아나가 부실경영의 오명을 썼던 ‘제왕의 귀환’을 받아들일지 재계의 관심의 모아지고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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