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E.L.코닉스버그/ 옮긴이 햇살과나무꾼/ 비룡소
마거릿의 이름은 정확히 마거릿 로즈 케인이며, 마거릿은 자신의 이름을 좋아한다. 중간 이름 ‘로즈(장미)’는 외할머니의 처녀 때 성이자, 마거릿을 끔찍이 아끼는 두 작은할아버지의 성이기 때문이다. 캠프에서 한 방을 쓰는 아이들이 별명 부르기를 강요해도 마거릿은 끝까지 자신의 본명을, 본모습을 지키려 하고 결국엔 극심한 따돌림을 받게 된다. 또한 군부대를 연상시키는 캠프의 획일적인 교육 방침에 대해서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라는 말로 일관하며 선생님들 분통을 터트린다. 급기야 캠프에서 ‘구제 불능’ 판정을 받은 마거릿은 알렉스 할아버지와 모리스 할아버지가 사는 스카일러가 19번지로 돌아오는데, 그곳에서도 똑같은 폭력과 맞닥뜨리게 된다. 오직 집값에만 관심이 있는 ‘주택 소유자 협회’와 재개발 당국이 할아버지들이 오랜 세월 공들여 만든 탑을 철거하려 하는 것이다. 마거릿은 탑을 사랑한 이웃들을 찾아내고 그들과 합쳐 탑을 지켜 낸다. 이처럼 마거릿은 어디서든 부당한 강요와 폭력에 과감히 맞서며 자신의 본모습을,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마거릿의 이유 있는 고집은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은 물론, 내 마음 같지 않은 세상사에 어느새 체념하게 된 어른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과 경외감을 자아낼 것이다. 380면/ 11000원
정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