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음으로 읽는 그림, 그림으로 읽는 마음’



모두가 부러워하는 어느 공기업의 핵심 임원으로 근무 중인

중년의 직장인이 늦은 밤에 전화를 했습니다. 작은 규모의

민간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다고요.



저는 물론 ‘잘했다. 아마 그 결정이 백번 옳을 것이다’

지지하고 격려했습니다. 평소 사리판단이 똑 부러지기로

소문난 사람이기도 했지만 그런 결정을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요.


알콜 기운이 조금 묻어 있긴 했지만,

‘진심으로 고맙다’는 목메인 그의 인사말이 전해져 왔습니다.


제가 그에게 더 좋은 자리를 알선하거나 조언해준 바가 없음에도요.

주위 사람 누구도, 심지어 아내조차도 그 결정을 반기지 않았답니다.



놀랍게도, 그의 결정을 지지해 준 사람이 저 하나였다는군요.

그의 사례가 특별한 경우라서가 아닙니다. 저는 이런 류의 경험을

적지 않게 합니다, 수시로.



주위 사람들의 걱정과 반대 논리를 이해 못 할 바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의 당사자만큼 많은 갈등과 번민이 있었을라구요.



누군가 어떤 결정을 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까닭에 제가 심리적 영역에서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은

‘임신부 식성론’입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간단한 얘기입니다.


임신 후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음식은 현재 내 몸에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내 몸에 필요한 것들이 자동적으로 당기는 것이지요.

그걸 먹으면 됩니다.



그게 지금 나와 태아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이니까요.



자기 결정에 불안해하고 그 결정을 컨펌받고 싶은 간절함에 외로운,

모든 이들에게 무한의 지지와 격려를 보냅니다.

당신이. 늘. 옳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님은 마인드프리즘㈜의 대표 MA(Mind Analyst)로서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여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치유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하여 우리 사회에 치유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으며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도 이러한 치유 콘텐츠의 하나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마인드프리즘㈜에서는 심층심리분석, 기업 심리경영 컨설팅, 문화심리치유 등의 종합적인 정신건강 증진 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 <마인드프리즘 홈페이지 www.mindpri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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