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음으로 읽는 그림, 그림으로 읽는 마음’

 

좋아하는 음식의 종류들을 열거하기는 쉬워도 그중에서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선택이 쉽지 않게 됩니다.

이런저런 사소한^^ 갈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이란 화두 앞에서

5성급 호텔의 뷔페 음식을 떠올리거나 회장님과의 만찬 때

먹었던 갈비찜 따위를 거론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종류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안에

치유적 힘의 원형이 담겨있다, 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실제로 밥이 가진 힘이 그러합니다.

놀라운 영도력의 비밀을 묻는 질문에 ‘많이 믹여야 돼’ 라고

설파하는 영화 속 동막골 촌장님의 그 유명한 핵심정리가

단지 물질적 풍요나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의미하는 게

아니란 사실은, 적어도 치유의 영역에선 상식에 속합니다.

그때의 밥이란 물리적 의미의 밥을 넘어서는 것이니까요.

내 기억 저편에 웅크리고 있는 ‘어린 나’를 살뜰하게 배려하고

보듬어 주는 듯한 밥상을 마주하는 일은 그 자체로 치유입니다.

당연히 그런 치유적 밥상을 누군가에게 마련해 주는 모든 이는

치유자일 수밖에요.

그러므로 치유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어떤 이가 진심으로 원하고 있을 따뜻한 밥 한 상 차려서

함께 수저를 나누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게 치.유.적. 밥.상.이겠지요.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님은 마인드프리즘㈜의 대표 MA(Mind Analyst)로서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여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치유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하여 우리 사회에 치유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으며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도 이러한 치유 콘텐츠의 하나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마인드프리즘㈜에서는 심층심리분석, 기업 심리경영 컨설팅, 문화심리치유 등의 종합적인 정신건강 증진 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 <마인드프리즘 홈페이지 www.mindpri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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