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PD가 쓴 연예계 미스터리

 SBS 라디오 인기 프로그램 ‘컬투쇼’의 이재익 PD가 소설 ‘압구정 소년들’을 출간했다. ‘압구정 소년들’은 2001년부터 약 십 년간 연예계에 몸담은 그가 미스터리 소설의 형식을 통해 연예계의 치부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유발한다. 이재익 PD는 이미 다섯 권의 책을 펴낸 소설가이기도 하다.
소설은 아이돌 가수 출신 톱 여배우 ‘서연희’가 자살한 사건에서 출발하여 대형 엔터테인먼트 그룹 CEO가 살인사건의 배후로 의심을 받고, 뒤이어 그가 경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왕국의 아이돌 그룹 남녀 멤버가 동반 탈퇴하게 하는 등의 사건을 그린다. 또한 정략결혼,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비리와 아이돌 스타들을 둘러싼 추문, 각종 로비, 조폭과의 결탁 등 연예계의 루머와 의혹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연예계에 대한 일반인의 상상 그 이상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압구정 소년들’에는 연예인과 언론매체가 실명으로 등장하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첫 TV 출연 당시 상황과 그룹 동방신기의 해체, 각종 비리 등 실제 연예계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허구와 혼합돼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또한 압구정고 동창생들의 엇갈린 야망과 사랑을 그린 저자의 반자전적 내용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재익 PD는 “연예계는 정말 재미있는 세계인만큼 소설의 소재로 매력적이다. 그러나 지금껏 연예계를 다룬 소설들은 연예계 밖의 사람들이 쓰다 보니, 디테일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10년째 연예계에 몸담은 내가 쓴다면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익 PD는 ‘소설은 허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허나 저자 본인이 압구정고-서울대 영문과 출신인 점, 그가 2001년부터 연예계 한복판에서 일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소설이 단순한 허구로 읽히지는 않는다. 소위 ‘강남키드’들이 살아가는 모습, 믿을 수 없지만 안 믿기도 어려운 연예계의 어두운 모습들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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