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왕가리 마타이/ 옮긴이 최재경/ 김영사

 부패한 독재 정권의 무차별적인 난개발에 맞서 그린벨트운동을 창시하고 이를 통해 빈민들의 자립을 위한 새로운 시민운동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케냐를 넘어 아프리카 전체의 평화를 앞당긴 위대한 작은 거인, 왕가리 마타이. 억압과 핍박, 그리고 도전과 극복으로 이어지는 현대 아프리카의 역사를 그대로 닮은 그녀의 일생이 담긴 자서전 ‘위대한 희망’이 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식민지 케냐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동아프리카 여성으로는 최초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나이로비 대학 해부학 교수를 거쳐 학장까지 역임했지만, 개인적인 성공을 뒤로 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케냐의 환경을 지켜내는 데 쏟아부은 왕가리 마타이, 그녀가 펼친 환경운동은 단순한 환경보전운동이 아닌, 좀 더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도전이었다.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농촌의 여성들에게 나무를 심고 기르는 방법을 가르침으로써 케냐의 자연환경을 지켜나감과 동시에 빈곤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한 여성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그녀의 삶은 그 자체로 위대한 희망의 증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환경운동가로서의 왕가리 마타이가 아닌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여성의 권리 회복을 위해, 부패 정권의 무분별한 개발 속에서 자연을 지키기 위해, 가난으로 고통 받는 빈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독재 정권의 폭압 속에서 민주주의의 대의를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평생을 바친 숭고한 영혼의 발자취라 할 수 있다. 524면/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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